한국일보

집 팔 때‘감정’개입되면 일 그르친다

2011-09-2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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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팔 때‘감정’개입되면 일 그르친다

집을 파는 일이 쉽지 않은 시절이지만 몇 가지 실수만 피해도 주택 매매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 특히 주택 매매를 감정적으로 대하는 자세는 주택 매매를 망치는 길이므로 주의한다.

■ 셀러가 피해야 할 실수들

주택시장 침체로 셀러들의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위축된 주택수요가 여전히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이제 주택시장이 비성수기인 연말 휴가철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시장 상황이 개선된다고 해도 집을 파는 것이 만만한 일은 아니다. 때로는 시간을 많이 뺏기기도 하고 때로는 감정을 상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본의 아니게 실수로 이어지게 되는데 결국 힘들게 찾은 바이어를 쉽게 잃는 결과를 낳는다. 주택 시장이 셀러에게 불리한 상황이지만 몇 가지 실수만 피해도 성공적인 주택 거래로 이끌 수 있다. 셀러가 피하면 좋은 실수들을 소개한다.

비즈니스 마인드로 바이어와 협상해야
리스팅 가격은 ‘흥정’예상해 올리도록
주택에 결함 있는 경우 솔직하게 공개


■감정적으로 대하는 자세
집을 팔 때 감정적으로 대처하는 자세는 셀러가 피해야 할 첫 번째 실수다. 일단 집을 팔기로 결정한 순간부터 비즈니스 마인드를 지니는 것이 좋다. 자신이 주택 소유주라는 생각보다 제품을 팔아야 하는 셀러의 입장을 가지려고 노력해 본다.
손익을 계산하는 재정적인 관점에서 주택 거래를 바라본다면 감정 때문에 주택 거래를 망치는 실수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오래 거주한 정든 집을 파는 경우라면 그동안 쌓인 추억과 정을 떼어놓는 일이 쉽지 않다. 정이 많이 깃든 집일수록 바이어의 사소한 지적에도 감정을 상하기 쉽다.
하지만 주택 구입을 위해 집을 보러 다닐 때를 기억하면 바이어의 지적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바이어들 역시 집을 보러 와서 자신의 감정을 이입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앞으로 거주할 집에 대해 여러 가지 상상을 하며 미래를 계획한다.
따라서 셀러는 단순히 건물을 판다는 생각을 버리고 바이어의 꿈과 라이프스타일까지 끼워 판다고 생각하면 바이어들에게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리모델링이나 스테이징인데 셀러의 개인적인 느낌을 최대한 배제시키고 바이어의 취향에 호소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에이전트 없어도 된다는 생각
수수료 부담 때문에 에이전트 없이 스스로 주택을 팔아보겠다는 셀러가 있다.
최근에는 부동산 관련 여러 인터넷을 활용한 온라인 광고가 어렵지 않아 일반인도 얼마든지 매물 홍보가 가능한 시대다. 하지만 매물 홍보만으로 집을 팔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택 거래 중 가격 설정, 바이어 측과의 협상, 서류작업 등은 일반인이 감당하기가 다소 벅차다. 이 중 리스팅 가격을 어떻게 설정하느냐는 주택 매매의 성공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게 여겨진다.
에이전트는 일반인과 달리 가장 최근에 매매된 주택 정보를 쉽게 구할 수 있다. 매매 가격은 물론 각 주택별 특성과 조건을 비교해 팔아야 하는 주택의 가격을 결정하는 자료로 활용한다. 따라서 일반인이 집을 팔 때보다 시세에 근접한 리스팅 가격이 제시되는 데 주택 거래기간을 단축시키는 열쇠라고 할 수 있다.
바이어와 직접 접촉할 필요가 없는 점도 에이전트를 고용하는데 따른 장점이다. 셀러와 바이어가 사사건건 접촉하다 보면 서로 감정이 상하게 되는 일이 발생하기 쉽다.
감정이 개입하는 순간부터 주택 거래가 힘들어지는데 ‘중간인’인 에이전트를 통하면 감정 개입에 따른 문제가 덜 발생한다. 또 바이어와 각종 주택 거래 조건을 협상할 때도 직접 나서는 것보다 에이전트를 통하면 협상이 순조로워진다.

■리스팅 가격을 받겠다는 생각
집을 팔 때 리스팅 가격대로 다 받겠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요즘과 같은 바이어스 마켓 상황에서 이같은 생각은 집을 팔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주택시장이 호황일 때도 웬만한 바이어들은 리스팅 가격대로 오퍼를 넣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리스팅 가격을 받겠다는 생각보다 어느 정도의 가격 인하를 예상하는 것이 주택 거래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
리스팅 가격을 정할 때 바이어의 흥정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여유분을 남겨두면 좋은데 이때 여유분을 지나치게 많이 두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현실적인 리스팅 가격 설정은 주택 거래 성공을 좌우하는 열쇠로 리스팅 가격이 시세보다 높으면 오퍼조차 받기 힘들다.

■문제를 감추려는 자세
만약 거주하는 동안 발생했던 문제점들이 있다면 주택 거래 기간에 바이어 측에 알리는 편이 좋다. 어차피 바이어도 자체적인 홈 인스펙션 과정을 거쳐 나름대로 문제점을 파악하기 때문에 문제가 있었다면 굳이 감출 필요가 없다. 셀러가 문제를 감추려는 듯한 인상을 바이어에게 심어주면 나머지 주택 거래과정 중 이뤄져야 할 여러 협상이 어려워진다. 주택 결함이 있다면 집을 내놓기 전에 수리를 하거나 아니면 바이어 측에 수리비를 제공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미자격 바이어와 주택 거래 체결
내놓은 집이 오랫동안 안 팔리면 셀러는 초조해지게 마련이다. 그러다가 오퍼가 제출되면 급한 마음에 바이어의 자격 검토를 소홀히 하는 실수를 저지르기 쉽다.
대개 주택 거래는 바이어가 주택 구입에 필요한 대출을 받아야 하는 조건으로 이뤄지는데 미자격 바이어가 주택 대출에 실패하면 주택 거래가 깨진다는 의미다.
미자격 바이어와의 주택 거래로 시간을 허비하게 되면 자칫 주택 매매 시기를 놓칠 수 있어 주의한다. 바이어의 재정 자격을 검토하는 서류로는 신용상황을 알 수 있는 크레딧 리포트, 다운페이먼트와 클로징 비용 지불능력을 보여주는 은행잔고 증명서, 대출 은행의 대출 가능성에 대한 융자 사전 승인서 등이 있으니 바이어 측에 오퍼와 함께 제출해 줄 것을 요청한다.

■사고에 대비하지 않는 자세
집을 보러오는 바이어들의 만약의 사고에 대비하는 자세도 중요하다. 집을 내놓으면 으레 바이어들이 집을 보러오게 되고 주택 내에서 바이어들에게 사고가 발생하면 자칫 소송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펜스가 설치되지 않은 수영장에 바이어의 자녀가 빠져 사고를 당하면 셀러의 부주의로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다. 또 실내에 인체에 해로운 위험물질을 보관하고 있다가 자칫 집을 보러온 바이어에게 소송을 제기당할 수도 있으니 주의한다.
집을 내놓기 전에 가입된 주택 보험의 조항에 바이어의 사고에 대한 보상조건이 있는지 확인하고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추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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