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갱 생활 접고 아프리카의 성자가 되다

2011-09-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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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백명 고아들을 구한 미국인 실화

▶ 기관총 목사 (Machine Gun Preacher) ★★★ (5개 만점)

갱 생활 접고 아프리카의 성자가 되다

샘 칠더스(제라드 버틀러)가 남수단에서 고아들을 돌보고 있다.

바이커 갱이자 마약범으로 기독교 신자가 된 뒤 아프리카로 건너가 내전에 시달리는 수단의 수백명의 고아를 기아와 폭력으로부터 구출한 미국인 샘 칠더스(40대 후반)의 실화를 그린 액션영화이자 휴먼 스토리다.

칠더스의 얘기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색다르긴 하나 감독 마크 포스터(‘몬스터스 볼’ ‘콴텀 오브 솔리스’)의 연촐 솜씨가 무겁고 이야기도 산만해 특별한 극적 감동을 주진 못한다. 마치 디스커버리 채널이나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의 프로를 연장한 듯한 영화로 실화라는 사실에 제약을 받은 것인지 클라이맥스도 없이 끝난다.

그러나 칠더스 역의 제라드 버틀러의 사나운 연기를 비롯해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특이한 실화라는 점에서 볼만하다.


펜실베니아주의 작은 마을 센트럴시티에 사는 샘 칠더스는 폭력적이요 걷잡을 수 없는 성질을 지닌 미치광이 같은 바이커 갱으로 교도소에서 나오자마자 스트립 조인트를 그만둔 아내 린(미셸 모내핸)에게 돈벌이 좋은 직장 버렸다고 다그친다.

마약과 술을 밥 먹듯 하는 샘은 이어 죽마고우인 다니(마이클 섀넌)와 함께 마약딜러의 집을 터는데 이 과정에서 사람을 쏴 죽인다. 여기까지가 영화의 서론인데 이 사건 후 샘은 느닷없이 기독교 신자가 된다. 이때가 1992년.

비록 ‘하나님은 신비롭게 일한다’곤 하지만 샘이 갑자기 회개한 뒤 열렬한 기독교 신자로부터 목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너무 급작스럽고 자연스러운 설명이 없어 어안이 벙벙해진다.

여하튼 샘의 이런 변신을 린과 틴에이저 딸 페이지(매들린 캐롤)와 샘의 어머니 데이지(캐시 베이커)는 쌍수를 들어 환영한다. 본 어겐 크리스천이 된 샘은 동네에 교회를 짓고 집회를 하는데 입에서 불을 토해내면서 설교를 한다.

이어 샘은 1998년 전쟁으로 폐허가 된 우간다에 집들을 지어주기 위해 기독교 구호단체 단원들과 함께 아프리카를 방문한다.

여기서 샘은 내전으로 시련을 겪고 있는 남수단의 수많은 고아들이 굶주리고 잘 곳도 없다는 소식을 듣고 반 수단정부 단체인 수단 인민해방군 소속 뎅(사이 사반)의 안내로 남수단으로 넘어간다.

샘은 수단의 무자비한 게릴라 단체 ‘주님의 저항군’(LRA)에 의해 납치된 채 10세도 안 된 아이들이 총을 들고 싸우며 이 아이들 외에도 전쟁으로 수백명의 고아들이 갈 곳이 없다는 사실을 목격하고 적진 한 복판에 땅을 사고 거기에 고아원을 짓는다.

샘은 단순히 고아들을 수용해 그들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LRA에 납치된 아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기관총을 들고 적과 싸우면서 고아들의 영웅이 된다. 그런데 샘은 아프리카의 아이들을 돌보느라 자신의 가정은 버리는데 아내와 딸과는 여전히 다정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남수단과 북수단은 최근 각기 독립국가로 분리했다.

R. Relativity.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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