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집값 석달 연속상승 본격 회복은 아직…

2011-09-2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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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향후 주택시장 전망

최근 주택가격이 3개월 연달아 상승했음에도 업계에서는 주택시장 회복 현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봄을 거쳐 여름까지 이어지는 계절적인 ‘반짝 수요’ 현상에 의한 가격 상승이며 가을부터 다시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일부에서는 주택가격의 바닥이 아직 멀었고 경제 회복이 지연되면 주택가격 하락폭은 오히려 더 커질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고 있다. 주택가격 바닥 시기 등 향후 주택시장 전망에 대해 알아본다.


연체율 증가·모기지 신규 신청율은 감소
“가을철 접어들면서 다시 하락세 돌아설 것”



■ 주택가격 3개월 연속 상승
대표적인 주택가격 지수 S&P/케이스-실러 지수가 3개월 연속 상승을 기록중이다. 전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지수는 6월 중 전달보다 약 1.1%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지수는 전달인 5월에도 4월에 비해 약 1% 상승한 바 있다. 특히 시카고와 미니애폴리스 지역은 주택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6월 두 도시의 주택 가격은 전달대비 약 3.2% 상승을 기록했다. 대규모 차압 사태가 있었던 지역에서도 주택가격이 상승해 주택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주택가격이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던 애틀랜타와 피닉스의 주택가격은 전달 대비 각각 1.5%와 0.3%씩 올랐다.

■ 계절적 일시 상승
주택 거래가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주택 가격이 3개월 연속 상승세를 힘겹게 이어갔음에도 이를 주택가격 상승 신호로 보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대부분 최근의 주택가격 상승은 계절적인 현상일뿐 가을철로 접어들면 가격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반응이다. 또 주택가격이 바닥을 치는 시기도 내년 중반까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경제연구기관 무디스의 실리아 첸 디렉터는 “최근 주택가격이 비교적 안정적인 상승세를 보였지만 계절적 측면이 강한 일시적 현상일뿐”이라며 “주택가격이 소폭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주택시장 회복론을 일축했다.

경제전망기관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패트릭 뉴포트 연구원도 최근 주택가격에 회복에따른 주택시장 회복론 확대를 경계했다. 뉴포트 연구원은 “계절적인 수요로 최근 주택가격 지수가 강세를 보였지만 가을로 접어들면 사라질 것”이라며 “수요가 수그러들면 셀러들이 주택 가격을 내리고 될 것이며 결국 주택가격이 다시 하락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뉴포트 연구원은 지난해와 주택가격을 비교하며 주택시장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임을 시사했다. 주택가격이 3개월 연속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6월의 주택가격과 비교하면 여전히 4.1%나 낮은 수준이고 2006년과 비교하면 약 33%나 하락한 상태라는 것이다.


단기간에 이같은 하락폭을 만회하기 힘든데다 대량의 차압 매물이 대기중이어서 당분간 주택가격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뉴포트 연구원은 보고 있다.

뉴표트 연구원은 “현재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이 약 40% 정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경제가 더블딥에 빠져 실업률이 오르고 주택 차압률 증가로 이어지면 주택가격은 지금보다 약 10%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 모기지 연체율 증가
다수의 주택 소유주들이 현재 주택시세가 모기지 원리금보다 낮은 ‘깡통 주택’ 상황에 처한 가운데 최근 모기지 연체율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어 주택시장 회복에 위협이 되고 있다. 높은 모기지 연체율이 경제 불황과 겹쳐 대량 차압사태로 이어질 경우 주택시장은 회복에 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모기지은행가협회(MBA)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모기지 연체율은 약 12.87%로 전 분기(12.84%)에 이어 상승을 기록했다. 최근 모기지 연체율 상승은 고용시장 불안에 따른 실업률 상승이 주원인으로 고용시장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연체율 상승 및 차압률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모기지 연체율 상승에 따른 신규 차압 증가 우려 외에도 것도 기존의 차압매물을 소진해야하는 것도 현재 주택시장에는 큰 부담이다. 일명 ‘로보 사인’으로 불리는 부실 차압 처리 사태로 촉발된 은행들의 더딘 서류작업으로 인해 주택 차압 절차가 지연되고 있는데 주택시장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 이자율 하락반면 모기지 신청은 감소
모기지 이자율이 사상 최저 수준이지만 모기지 신청 건수는 감소해 위축된 주택시장의 심리를 나타냈다.

모기지은행가협회(MBA)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모기지 신청 건수는 전주대비 약 4.9% 감소하며 3주째 감소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규 주택 구입을 위한 모기지 신청이 약 0.2% 소폭 증가했지만 재융자 신청이 6.3%나 감소하면 전체 모기지 신청 건수 하락을 이끌었다. 모기지 이자율의 기록적인 하락에도 불구하고 경제 회복이 불투명해 주택 수요 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와이스 리서치의 마이클 라슨 연구원은 “모기지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집을 사지 않고 있다”며 “고용시장 개선 등 경제 회복이 선행되지 않으면 이자율이 더 떨어져도 주택 수요 심리를 자극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HSBC의 케빈 로건 연구원도 “모기지 수요를 부추기려면 주택가격 상승이 전제되어야 한다”며 “팔리지 않는 주택 재고량이 여전히 많아 주택가격 상승을 가로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 잠정 주택 판매 감소
미래 부동산 경기를 가늠케하는 잠정 주택 판매량이 최근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 주택 시장이 여전히 침체 중임을 나타냈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7월 중 잠정 주택판매지수는 전달에 비해 약 1.3% 하락한 89.7로 집계됐다.

로렌스 윤 NAR 수석 연구원은 “여름철임에도 불구하고 주택 판매가 부진함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라며 “은행들의 주택 대출기준 완화가 주택 거래를 살리는데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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