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집이 있으면 노년이 편안하다

2011-09-0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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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연중 칼럼>

많은 사람들이 은퇴 후의 생활에 대해 한 번쯤 고려해 보았으리라 생각된다. 물론 필자도 은퇴 후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을 해보아야 할 세대에 있다.

그래서인지 남의 일 같지만은 않고, 전에 없이 바람직한 노년을 보내기 위한 많은 조언들이 귀에 들어온다. 알아두고 실천하면 좋을 만한 팁(tip)들을 두서없이 옮겨본다.

먼저 젊은 사람들의 성장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그들과 경쟁하지 말며, 물론 충고도 하지 말고, 함께 어울려 즐기며, 가끔 한턱을 내기도 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무슨 일에나 호기심을 잃지 말며 끊임없이 새로운 일에 도전하면서 바쁘게 사는 것이 노년을 건강하게 지낼 수 있으며 또 그것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한다.


늙어가는 것을 불평하는 대신에 그림과 음악을 즐기고 책을 읽으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것이고, 동을 비롯한 여러 가지 취미생활을 하고 가끔 여행도 다니며, 인터넷을 포함하여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보기를 주저하지 말라는 것이다. 주위에 뜻이 맞는 친구들도 필요하고 노년의 보람을 위해 봉사를 통한 나눔의 삶도 중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마음가짐으로 단단히 노년을 준비한다 해도 경제적인 뒷받침이 없이 은퇴를 한 후에 과연 이런 생활태도를 유지할 수 있게 될지 의심스럽다.

필자에게도 해당되는 세대인 보통 1946년부터 1964년 사이, 즉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생활이 안정되어 출산율이 높아졌던 시기에서 시작하여 월남전 이전에 태어났던 소위 ‘베이비부머’들의 은퇴가 시작되고 있다. 우선 내년부터 베이비부머의 첫 세대가 소셜 시큐리티 연금의 수혜자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그러나 조만간에 소셜시큐리티 연금이 고갈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데, 지금은 미국이 대공황 이후 가장 어려운 불경기에 쳐해 있다.

그렇다면 은퇴하고 나서 적어도 30년은 더 살아야 할, 베이비부머들의 각자 은퇴 후의 노후 대책, 혹시 주위에서 흔히 보듯 아무 준비도 못한 상태에서 막연히 낙관적인 생각만 갖고 있는 건 아닌지 궁금하다.

어느 정도 노후대책이 마련되어 있어도 정해진 금액으로 생활해야 하는 은퇴자들에게 예상치 못한 응급상황이 생기거나 계속된 물가상승 등으로 인한 지출 초과 등의 변수가 경제적으로 큰 타격이 되기도 하여 생활의 어려워질 수도 있다.

그래서 혹시 이 글을 읽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여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노후대책이 될 수 있는 리버스 모기지(HECM, Home Equity Conversion Mortgage)에 대하여 알아본다.


넓은 의미에서 모기지의 뜻이 집을 담보로 빌린 목돈을 매달 나누어 갚아야 하는 것이라면 리버스 모기지(Reverse Mortgage)는 말 그대로 집을 담보로 집에 축적된 재산을 다시 돌려받는 것이다. 즉 집에 쌓여진 목돈을 다시 갚을 필요 없이 받아서 쓸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돌려받는 방법은 한 번에 일시불로 받을 수도 있고 한도액 안에서 필요할 때마다 꺼내어 병원비처럼 위급한 경우에 쓸 수도 있고, 반대로 휴가를 비롯한 레저비용처럼 노년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도 사용할 수 있으며, 가장 일반적으로 매월 일정한 금액을 받아 생활비로 쓸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리버스 모기지의 담보가 될 수 있는 집은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하는가, 우선 리버스 모기지에 해당하는 주택은 1~4유닛까지의 단독주택이어야 하고 HECM 프로그램이 연방 주택개발국(FHA)의 보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콘도나 타운홈의 경우에는 주택이 속해 있는 단지가 FHA에 승인이 되어 있어야만 하며 물론 집의 페이먼트를 모두 했거나 거의 끝나서 집에 걸려 있는 빚이 아주 적거나 없어야만 한다.

보통 집의 감정가에서 70% 정도를 리버스 모기지로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리버스 모기지를 받기 위해서는 소득증명도 크레딧 점수도 당연히 필요 없지만, 그러나 주택 소유주의 연령이 62세 이상이어야 하고 소유주가 거주 하는 주택이어야 리버스 모기지가 가능하며 나이가 많을수록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많게 될 수 있지만 한편으론 연방 주택개발국에서 정한 한도액 이상을 넘을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주택 감정가격이 100만달러가 넘어도 FHA에서 보증하는 한도액인 62만5,000달러보다 많이 받을 수는 없다.

만약 지금 사, 50대가 15년 혹은 30년 만기의 융자를 얻어 집을 한 채 장만하고, 아파트 렌트비 내는 것처럼 열심히 페이먼트를 하고 살다 보면 융자를 다 갚게 될 것이고, 은퇴 후에도 그동안 정든 집에 계속 살면서 리버스 모기지를 통해 나오는 돈으로 말년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다.

올해부터는 법이 개정되면서 리버스 모기지에서 나온 돈을 다른 주택 구입 때 다운페이로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으니 장래에 자녀들의 주택 구입에도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리버스 모기지는 자기가 모아놓은 돈을 사용하는 셈이므로, 살고 있는 집의 재산세만 내면 돈을 갚지 않아도 차압 걱정이 없고 쓴 돈에 대한 이자도 낼 일이 없지만 과정이 복잡하고 비용이 조금 높은 것이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정연중
(213)272-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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