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커피 찌꺼기로 멋진 비즈니스… ‘고메이 버섯’ 이 피어났다

2011-09-0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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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 - ‘도시 농부’ 된 UC버클리 출신 남자들

유기농 ‘오이스터 머시룸’
씨뿌려 재배 비즈니스 대박


UC 버클리에 재학 중이던 두 남자가 일을 벌였다. 알레한드로 베레즈(Alejandro Velez)와 닉힐 아로라(Nikhil Arora)가 그 주인공.

지난 2009년 졸업을 두 달 앞둔 마지막 학기에 기업 투자합병과 컨설팅의 세계로 발을 디디기 위해 준비하고 있던 이들은 우연히 듣게 된 한 강의로 인해 인생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고 말았다.


강의를 통해 재활용 커피 찌꺼기만으로 고메이 버섯을 재배하는 아이디어를 얻게 되고, 재미삼아 실천에 옮긴 그들, 기업투자 합병 따위는 잊어버린 채 도시 속 풀타임 버섯재배 농부가 되었다. 영양성분이 남아있는 커피 찌꺼기에 버섯 씨를 심어 길러내는 아이디어를 보고 가능성을 발견한 그들은 기숙사의 작은 부엌에서 당장 일을 벌인다. 10개의 버킷에 커피 찌꺼기와 버섯 씨를 뿌려 시도했는데 버섯이 자라난 것은 하나의 버킷뿐이었다.

그 버섯이 어떤 종류인지도 모를 정도로 버섯에 관해서는 무지했고, 익숙하지 않은 식재료라 먹어보기가 무서워 근처 앨리스 워터스(Alice Waters-식재료를 직접 농사지어 사용하는 유기농 식당으로 미국 음식문화에 혁명을 일으킨 건강 자연식생활의 대모)의 식당 셰 파니스(Chez Panisse)에 들고 찾아가 물어보고 요리해 달라고 했다고 한다.

잘 자란 그 버섯이 맛좋은 오이스터 머시룸이라는 것을 알아내고, 가능성을 감지한 그들은 성공한 단 하나의 버킷에 그들의 미래를 걸었다.

‘백 투 더 루츠’(Back to the Roots)라는 이름의 사업체를 차린 이들은 피츠커피에서 커피 찌꺼기를 구해 키운 버섯을 정기적으로 셰 파니스와 근처 홀푸즈 마켓에 프리젠테이션과 납품을 하고, 크레이그 리스트에 올려 팔기도 하는 등 열심히 제품을 알렸고, 드디어 밀러쿨스(MillerCoors) 재단으로부터 15만달러 상당의 투자를 받으면서 비즈니스를 더욱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다.

특이한 창업 아이디어로 수많은 미디어에 소개되기도 한 이들은 지금은 고메이 오이스터 머시룸 외에 표고버섯의 재배 개발에 열중하고 있고, 2011년 피츠커피로부터 100만파운드의 커피 찌꺼기를 받아 재활용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주변 학교와 커뮤니티에 식물 재배용 흙을 도네이션하기도 한다. 각 가정에서 식재료를 직접 키워 먹는 재미를 느껴보고, 재활용품을 사용해 환경보호에도 크게 기여하는 등 서로를 이롭게 하는 비전을 가지고 열심히 달리고 있다.

‘백 투 더 루츠’의 머시룸 키트는 재활용 하드보드로 만든 예쁜 박스 속에 버섯 키우기 키트가 들어 있어 포장을 뜯어 하루 두 번 물을 뿌려주기만 하면(물뿌리개가 들어 있다) 최소 10일 후 버섯이 자라난다.

베이지역 홀푸즈 마켓에서는 직접 구입이 가능하고, 웹사이트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가격은 19.95달러. www.backtotheroots.com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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