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집은 코로 산다는데…

2011-09-0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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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어가 싫어하는 매물

주택 거래량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주택 매매가 활발해야 할 여름철에 전해진 소식에 집을 팔아야 하는 셀러들의 시름은 깊어져 가고 있다. 이제 셀러들은 집을 팔기 위해서는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야 하는 시절이다.

집을 팔기 위한 전략 수립에 앞서 우선 점검사항이 있다. 바로 집안의 부정적인 요소를 최소화하는 작업이다. 바이어들의 거부감을 일으킬 만한 것이 있는지 살피고 제거해야 한다.

부동산 중개인, 실내 디자이너들이 꼽은 바이어들이 싫어하는 매물 유형을 알아본다.



주방 특이한 향·애완동물 냄새 없애야
집 보여줄 때 셀러는 잠시 자리 뜨도록


■ 냄새가 있는 매물
바이어는 코로 집을 산다는 말이 있다. 주택에서 풍기는 향기가 주택 매매시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악취가 풍기는 집은 건물 조건이 아무리 좋아도 바이어의 구입 매물 리스트에 포함되기 힘들다.

음식 문화가 타인종과 다른 한인들의 경우 집을 팔 때 특히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한인의 코에는 무감각한 음식 냄새가 타인종의 코를 찌를 수 있으니 주의한다.

실내 악취는 주방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튀긴 음식이나 생선, 기름진 음식 등 만드는 악취는 건물에 쉽게 스며들 뿐만 아니라 제거도 잘 안된다. 집을 내놓은 기간만이라도 튀긴 음식을 자제해 주방 내에 청결한 향기를 유지토록 한다.

가족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리빙룸도 우선 점검 장소다. 리빙룸이 주방 옆에 설치된 주택이 많고 리빙룸에 커튼이나 소파 등 천으로 제작된 가구를 많이 비치하는데 주방의 악취가 이들 천 가구에 스며들기 쉽고 한 번 스며든 악취는 잘 빠지지도 않는다. 집을 내놓기 전 소파나 커튼 등의 가구를 세척하는 것도 악취 제거에 좋은 방법이다.

악취의 두번째 주범은 애완동물이다. 애완동물의 주인은 냄새에 익숙해져 있는 반면 바이어는 집안에 발을 들여 놓는 순간 애완동물이 있음을 알아챈다.

애완견 애호가는 남들도 자기처럼 애완견을 좋아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절반 가량의 인구는 애완견을 싫어한다는 통계도 있다. 애완동물 비애호가가 바이어가 될 수 있으니 애완동물의 냄새를 제거하는 것은 물론 흔적까지 완전히 없앤다.


특히 애완동물의 사료에서도 독특한 향이 발생하는데 일부 바이어에게는 거부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집을 보여주는 동안 잘 밀봉해 치워둔다. 이밖에도 재떨이, 애완동물 식기 등의 물건도 집을 보여주는 동안 바이어의 눈에 띄지 않게 정리한다.


■ 가구가 오래된 매물
낡거나 유행이 지난 가구 부착물도 바이어들의 눈에 잘 띄는 아이템들이다. 가구 부착물에는 각 침실의 출입문이나 캐비닛의 손잡이, 천장 선풍기, 천장 등이 포함된다.

출입문 손잡이의 경우 바이어가 실내에 들어서면서 가장 먼저 시선이 가게 되는 아이템이므로 출입문과 잘 어울리는 최신형으로 교체하면 좋다. 가구 손잡이 역시 간단한 교체만으로 바이어의 눈을 사로 잡기에 좋은 방법이다.

특히 손잡이 교체는 큰 비용없이 손쉽게 시도할 수 있어서 만약 현재 부착물이 낡았다고 판단되면 한번쯤 시도해 볼 만하다. 이밖의 교체 대상으로 검토할 만한 부착물은 오븐, 마이크로웨이브, 식기 세척기 등의 주방용품이 있다.


■ 팝콘 천장 매물
만약 팝콘 천장이 있다면 바이어에게 집을 보여주기 전에 반드시 제거한다. 팝콘 천장이란 마치 수많은 팝콘을 천장에 붙여 놓은 것처럼 울퉁불퉁 도드라진 천장이다.

이런 모양이 천장이 한때 유행이었다는 게 이제 믿어지지 않지만 60~70년대 지어진 주택들에서는 아직도 발견되고 있다. 팝콘 천장은 더 이상 바이어들의 선호대상이 아니라 혐오대상이기 때문에 반드시 제거해야 집을 파는데 도움이 된다. 팝콘 천장 제거작업의 절차와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도 불리한 점이다.


■ 개인 물품으로 장식된 매물
집안에 가족사진 등 개인용품이 너무 많다면 집을 파는데 도움이 안 된다. 거의 대부분의 바이어들은 집을 보러 올 때 가구 배치 등을 상상하며 집이 자신에게 적합한 지를 상상한다.

옷을 사러가서 구입하기 전에 미리 입어보고 거울을 보는 것과 같은 심리라고 보면 좋다. 그런데 셀러의 개인용품이 집안 곳곳에 있다면 바이어의 상상을 방해한다.

예를 들어 가족사진이 너무 많다면 바이어들은 집에 관심을 갖기보다 무의식적으로 셀러의 가족에게 관심을 뺏기게 된다. 실내 디자인 전문가들은 가족 사진을 치우고 거울을 설치하면 주택 판매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바이어들이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마치 그 집에 거주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 묘사가 과장된 매물
집을 팔기 위해서는 중개인을 통해 MLS에 매물을 등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MLS에는 매물의 특징과 사진 등도 함께 올리는데 매물에 대한 묘사가 너무 과장되면 바이어들의 신뢰감을 잃는다.

MLS의 사진은 그럴싸하게 나왔지만 실제 모습과 너무 동떨어진 경우 바이어들은 집을 보러갔다가 발길을 돌리게 된다. 실제 매물의 모습을 잘 반영한 사진과 설명이 오히려 바이어들의 신뢰감을 얻어 주택 판매에 도움이 된다.


■ 너무 친절한(?) 셀러
집을 보러온 바이어를 굳이 직접 맞이 하려는 셀러도 집을 파는데는 마이너스다. 중개인들에 따르면 집을 보러가서 셀러와 맞닥뜨리는 것을 원하는 바이어는 극소수다. 대신 셀러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집을 살펴 보기를 원한다.

따라서 바이어가 집을 보러오기로 예정됐다면 셀러는 잠시 집을 비워두는 것이 좋다. 만약 안전이 우려되면 리스팅 에이전트가 집을 보여주도록하는 방법을 쓰면 된다.


■ 커브 어필이 없는 매물
커브 어필이란 잘 꾸며진 주택의 외관을 의미한다. 앞 정원을 포함, 외부에서 본 건물의 모습이 매력적일 때 이를 커브 어필이라고 하는데 바이어들의 주택 구매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커브 어필은 주택의 첫 인상이기 때문에 집을 보러 온 바이어들을 환영하는 역할도 한다. 내부 시설이 아무리 훌륭해도 커브 어필이 엉망이면 바이어들은 주저없이 발길을 돌린다.


■ 실내에 물건이 꽉찬 매물
집을 팔려면 여백의 미를 잘 살려야 한다. 집안에 물건이 너무 많으면 바이어들이 싫어하기 때문에 각 장소마다 적당한 여백을 마련해야 한다. 옷장의 경우 너무 비어 있는 것보다 의류로 절반정도 차 있으면 효과적이다.

주방의 카운터 탑도 너무 비워 있으면 어색하기 때문에 주방용 가전제품을 몇개 비치하는 데 세개 정도가 적당하다. 책꽂이는 책과 화분을 비치하고 3분의1 정도의 공간은 비워둔다.

또 집안 곳곳에 빈 바구니를 준비하는 것도 갑작스럽게 집을 보러 오는 바이어들이 있을 때 효과적이다. 바이어가 오기 전에 집을 정리할 시간이 없을 때 바구니에 널린 물건을 담아 잠시 차에 보관해 둔다.


■ 벽지가 있는 매물| 개인 취향의 벽지·실내장식 제거해야
벽지로 실내를 장식하는 시절은 이미 끝났다고 봐도 좋다. 만약 팔려는 집에 벽지가 있다면 집을 내놓기 전에 제거작업을 진지하게 고려한다. 간혹 모델 하우스 등이 벽지로 장식된 경우가 있지만 대개 화장실이나 욕실 등의 장소로 벽지 장식을 제한한다. 최신 바이어의 트렌드를 잘 반영한다는 모델 하우스의 침실에서 벽지를 발견하기는 힘들다.

특히 벽지는 개인적인 취향의 디자인이 강하게 반영되기 때문에 다수의 바이어들에게 어필할 만한 중성적인 디자인의 벽지를 고르는 일은 어렵다.

벽지를 제거하기 힘들다는 점도 바이어들에게는 부정적인 인상을 주므로 집을 내놓기 전에 벽지를 제거하고 중성적인 색상의 페인트로 단장하면 도움이 된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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