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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우리아이 키 고민

2011-08-3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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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식습관·잦은병치레 등 성장 방해
체질적 약점 보완하는 보약처방 도움

미국에서의 육아는 다른 미국내 생활에 있어서 스트레스와는 다른 고민이 있는 것 같습니다. ‘유전적으로 차이를 보이는 백인들 사이에서 우리 아이가 키가 작아서 기가 죽지는 않을까?’ ‘운동능력이나 외모에서 열등감을 가지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과 함께 말입니다. 실제로 본원에 내원하시는 엄마들의 관심사 중 8~90%는 아이의 키, 성장에 있습니다.

성장치료는 길게 보면 사춘기가 마무리 되는 시점까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성장치료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걸까요? 엄마들은 가끔 “키를 쑥쑥 늘이는 한약”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본원에 내원하십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죠. 성장치료의 기본은 일단 병증을 치료하는 것이고, 그 다음에 아이의 체질적인 약점을 보완하는 한약과 운동을 병행하여 최대의 효과를 거두는 것입니다. 성장치료의 기본이 되는 병증(病證) 치료란, 쉽게 말해서 아이들이 일단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고, 아픈 곳이 없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하나씩 살펴볼까요?
일단 아이들은 잘 먹어야 잘 큽니다. 부모님의 키가 작더라도 잘 먹는 아이들은 평균키 정도는 가고, 부모님의 키가 크더라도 잘 먹지 않는 아이들은 성장이 느립니다. 결국 밥을 잘 먹지 않는 아이들은 골고루 잘 먹게 해주는 것이 가장 좋은 성장치료가 되는 것이죠. 밥을 잘 먹지 않는 경우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한의학적 진단을 통하여 밥을 잘 먹지 않는 원인에 맞춰서 치료하면 됩니다.

잠자리에 든 후 첫 번째 깊은 잠에 빠져들 때 가장 많은 성장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따라서 깊은 잠을 잘 못자는 아이들은 성장에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병증을 야제(夜; 밤 야 / 啼; 울 제)라고 하여 치료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역시 정해진 처방이 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체질을 진단한 후에 적절한 치료를 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야제 증상은 2~3개월의 치료로 호전됩니다.

아이들은 감기에 걸리면 감기를 앓는 동안 성장이 멈춥니다. 우리 몸의 모든 에너지가 면역계에 집중되기 때문입니다.감기를 잘 앓고 나면 그 이후 따라잡기 성장을 합니다. 예전에 할머니들이 하던 말이 있죠? 아이들은 한번씩 앓고 나면 쑥쑥 자란다고. 그것이 바로 따라잡기 성장입니다. 그런데 아이가 감기에 너무 자주 걸리게 되면 따라잡기 성장을 할 기회가 없어지므로 성장에 방해를 받게 됩니다. 따라서 잦은 감기에 시달리는 아이들의 경우, 면역력을 키워서 감기에 잘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성장치료가 되는 것입니다.
이제 나머지도 같은 맥락인 것을 아시겠죠?

비염이 있거나, 자주 복통이 있거나, 자주 어지럽거나, 아토피가 있다면 바로 비염, 복통, 어지럼증, 아토피를 치료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성장치료가 됩니다.
간혹 특별히 아픈 곳도 없고 건강한 아이들이 단지 키가 작아서 내원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체질적인 약점을 보완해주는 보약을 써주는 것이 성장에 큰 도움이 됩니다.우리 아이의 자라는 상태를 면밀히 살피셔서 문제점을 조기에 해결해주시는 것이 아이의 발전 가능성을 충분히 열어 놓는 길임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류내형(뉴욕 함소아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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