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여름인데… 산 정상에 오르니 눈이다!

2011-08-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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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버스토리 맘모스 레익

시에라네바다 산맥. 캘리포니아 주의 등을 탄탄하게 받쳐주는 척추처럼 남북으로 길게 뻗은 이 산맥의 서쪽을 요세미티 국립공원이 대표한다면, 반대편 동쪽 이스턴 시에라(Eastern Sierra)는 맘모스 레익(Mammoth Lakes)이 단연 최고의 인기 관광지다.

겨울철 세계적인 스키 리조트로 대단한 명성을 얻고 있지만, 이곳은 철따라 옷을 갈아입으며, 먼지와 오염된 공기에 찌든 도시인들을 유혹하는 매력이 넘치는 곳이다. 올 여름 마지막 연휴 노동절을 앞두고 이스턴 시에라를 향해 395번 도로를 달려보자.


크고 작은 호수들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
이스턴 시에라 여름철 레포츠의 천국
웹사이트 등 꼼꼼히 체크… 3박4일 정도 적당



수려한 자연환경과 함께 레포츠의 천국이다.
하늘을 찌를 듯한 침엽수들이 빽빽하고, 그 사이로 흐르는 맑은 물에서는 송어(trout)들이 노닌다. 그리고 미처 녹지 못한 하얀 눈들을 덮고 있는 고봉들, 이를 배경으로 곳곳에 산재한 크고 작은 깨끗한 호수들이 정말 아름답다.

그래서인지 이곳에 있다 보면 전혀 듣지 못했던 언어들을 쉽게 접한다. 세계 각지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는 이상으로 잘 알려진 관광지란 얘기다.

LA 다운타운을 기준으로 한다면 약 310마일 정도 떨어져 있다. 자동차로는 대략 6시간 정도 소요된다. 짧지 않은 거리이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특히 3박4일은 돼야 여유롭게 곳곳을 다녀볼 수 있다.

여기에 하루 정도 휴가를 더 얻을 수 있다면 당일 코스로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다녀올 수도 있는 시간을 만들 수 있다.

가는 길은 비교적 단순한 편. 오렌지카운티 등 남쪽 지역에서 간다면 15번 프리웨이를 타고 북쪽으로 가다 빅토빌 초입에서 만나는 395번 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가면 비숍을 지나 맘모스 레익으로 들어가는 203번 길을 만나게 된다.

LA를 기준으로 할 때는 5번 북쪽으로 가다 14번을 타고 동쪽으로 가다보면 역시 395번을 만날 수 있다. 맘모스 레익은 겨울철 스키가 대표적이지만, 스키 시즌이 끝나면 다양한 레저 활동이 가능한 곳이다.


승마·산악자전거·낚시…“마음껏 즐겨라”
■ 맘모스 레익에선 무얼할까



여행을 떠나기 전 미리 계획을 세워두면 현지에 도착해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맘모스 레익은 더욱 필요하다. 가장 인기가 높은 곳들을 빠짐없이 구경하고, 즐기려면 어느 정도 상황을 알고 있어야 하고, 어떤 것들은 예약이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보를 얻고 싶다면 맘모스 레익 웹사이트(www.visitmammoth.com)을 이용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


곤돌라 1만1,000피트 정상까지 흔들흔들‘스릴’
산악자전거 렌트 가능, 초보자 무리한 코스 피해야
낚시 곳곳에 송어, 간단한 장비만으로 OK


1. 곤돌라
어린이들에게는 가장 인기가 높다.
맘모스 레익 타운에서 자동차로 메인 스트릿과 미나렛(Minaret) 로드를 타고 북서쪽으로 10여분 정도 산길을 타고 올라가면 마치 알프스에 온 것 같은 맘모스 마운틴 스키 지역(어드벤처 빌리지라고도 불린다)에 도착한다.

이곳 광장에는 설산을 배경으로 맘모스 동상이 세워져 있어 기념사진 찍기에 안성맞춤. 그리고 이곳에서 티켓을 구입하면 해발 1만1,000피트가 넘는 맘모스 마운틴 정상까지 운행하는 곤돌라를 탈 수 있다. 워낙 높은 지역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예민한 사람은 약간의 멀미를 느낄 수 있고, 이따금 몰아치는 강한 바람에 흔들리는 곤돌라 안에서 스릴을 맛볼 수도 있다.

이 곤돌라는 중간 지점에서 한 번 내릴 수 있지만,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정상까지 올라간다.

정상에 도착하면 시에라네바다 산맥과 호수와 숲으로 가득한 맘모스 레익 지역 전체를 한 눈에 즐길 수 있다. 특히 한 여름이지만, 지난 겨울 워낙 많은 눈이 내린 탓에 아직도 정상에는 눈이 일부 남아 있어, 아이들에게는 한 여름에 눈을 만져보는 정말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준다.

2. 모노 레익
자연의 신비를 느낄 수 있는 곳이 모노 레익(Mono Lake). 고봉 등을 배경으로 마치 분지를 물로 채운 듯한 모습의 모노 레익이 관광객들의 관심을 모으는 것은 바로 바닷물이기 때문. 오래 전 지각이 운동하면서 원래 바다였던 이 지역의 일부가 그대로 남게 됐다고 이해하면 가장 쉽다. 손가락 하나를 물에 찍어 맛을 보면 “정말 짜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3. 산악자전거
맘모스 마운틴을 대표하는 레포츠를 꼽으라면 단연 산악자전거다. 맘모스 마운틴 정상에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는 스릴은 산악자전거 매니아들만이 즐길 수 있는 특권이나 다름없다.

헬멧 등 기본 장비는 본인이 준비하면 되며, 자전거는 현지에서 빌릴 수 있다. 이용방법은 곤돌라가 운행되는 건물 1층에서 자전거를 빌린 뒤, 위층 탑승 장으로 가면 안내원들이 자전거를 실어준다. 오랜 경험을 가진 매니아라면 당연히 정상까지 올라가 내려올 수 있으며, 중간 지점에서 내려도 된다.

정해진 코스를 타고 내려오면 곤돌라 출발지역까지 데려다 주는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단 한 가지 명심해야 할 점은 매우 가파른 곳이기 때문에 초보자의 경우 다소 위험할 수 있어 안전사고 예방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특히 무리한 코스 선택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4. 준 레익(June Lake)
맘모스 레익 타운에서 395번을 타고 15분 정도 북쪽으로 가면 준 레익 진입로(June Lake Loop Road)가 나온다.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이 준 레익으로 호수와 고봉들이 함께 어우러진 수려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조금만 더 들어가면 걸 레익(Gull Lake), 실버 레익(Silver Lake), 그랜트 레익(Grant Lake)으로 이어지는데, 이 물줄기들은 모노 레익으로 연결된다.

5. 데빌스 포스트파일과 레인보우 폭포
데빌스 포스트파일(Devils Postpile)과 레인보우 폭포(Rainbow Falls)는 맘모스 레익 대표 명소로 손꼽힌다. 수십만 년 전 이 지역을 흘렀던 용암이 굳으면서 각을 진 독특한 형태의 돌기둥 형태로 굳은 기형적인 모습이 특이한 데빌스 포스트파일과 제법 웅장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레인보우 폭포를 보기 위해서는 역시 앞에서 소개했던 곤돌라 탑승 장까지 가야 한다.

이곳에 주차해 놓고 셔틀버스 티켓을 구입한 뒤 버스를 타면 일단 데빌스 포스트파일과 가장 가까운 6번 정류장(셔틀버스는 10곳의 정류장이 있다)에 내려준다. 이곳에는 레인저 오피스가 있어 다른 지역으로 산행할 계획이라면 미리 자신의 이름 등을 등록할 수 있다.

레이저 오피스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데빌스 포스트파일을 먼저 만나게 되며, 다시 3마일 정도 더 걸어가면 폭포를 구경하게 된다. 하지만 고산지역의 퍽퍽한 산길인데다, 아직 낮에는 덥기 때문에 마실 물을 충분히 준비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구경을 마친 뒤 6번 정류장까지 다시 돌아오기가 힘들 것 같으면 10번 정류장 쪽으로 가서 버스를 기다리면 된다. 셔틀버스는 평균 20~30분 단위로 움직인다.

6. 낚시
맘모스 레익은 낚시의 천국이기도 하다. 물이 맑으니 송어들이 많다. 특별한 장비는 필요없다. 월마트 등에서 값싼 낚싯대를 구입해 물에 던지면 된다. 잡히면 재밌고, 허탕을 치더라도 실망스럽지 않다. 여유를 즐긴 것 자체만으로 목적은 달성한 셈이기 때문이다.

낚시를 위해서는 주정부가 발행하는 라이선스를 구입해야 하는데, 이는 주변 낚시 가게에게 구입하면 된다.

7. 말 타기
커다란 말에 올라 터벅터벅 산길을 타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곳곳에 말을 탈 수 있는 곳이 있는데, 한 시간 코스의 경우 일인당 25 달러 정도다. 또 반나절 코스, 서부시대처럼 야영을 하면서 곳곳을 누벼보는 코스 등 다양하다.

8. 하이킹
산과 물이 넘치니 하이킹이 제격이다. 가족들이 가벼운 차림으로 경관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대표적인 코스로는 ▲맘모스 크릭(Mammoth Creek) ▲파노라마 돔(Panorama Dome) ▲에머럴드 레익 앤 스카이 메도우(Emerald Lake and Sky Meadow) ▲새도우 레익 앤 레익 에디자(Shadow Lake and Lake Ediza) 등이 있다.

무엇이든 의욕만 앞세우는 것은 금물. 미리 거리 등을 충분히 알아본 뒤 시작한다.


■ 맘모스 레익 여행 팁
■ 요세미티 다녀오기
하루 일정이다. 맘모스 레익에서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다녀올 수 있는 지름길인 티오가 패스(Tioga Pass: 120번 도로)는 여름철에만 개통한다고 보면 된다. 눈 때문에 대략 늦가을부터 6월까지는 폐쇄된다.

맘모스 레익에서 395번을 타고 북쪽으로 올라가다 모노 레익이 보이는 지점에 서쪽으로 들어가는 120번 도로를 만나게 된다. 이곳에서 30여분을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공원 입구가 나온다. 여기서부터 요세미티 빌리지까지는 약 2시간 정도 걸린다. 입구에서 받은 입장료 영수증은 잘 보관한다. 나중에 다시 이 길을 통해 나올 때 보여줘야 한다.

120번 도로는 매우 가파른 지역에 건설돼 있는데, 특히 요세미티에서 다시 맘모스 레익으로 돌아올 때 안전운전에 유의해야 한다.

■ 숙식
맘모스 레익에는 호텔과 임대용 콘도들이 많다.
웹사이트를 통해 가격을 알아보고 예약을 할 수 있는데, 서로 하루 숙박료가 큰 차이를 보인다. 또 일부 호텔은 아침 식사를 제공하기도 한다.

보다 자연과 가까이 하고 싶다면 랏지(Lodge)를 이용할 수 있다. 큰 것은 2~3가족이 함께 머물 수 있을 정도로 크다. 이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위치를 보는 것이다. 산속에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식당들은 대부분 맘모스 레익 타운에 집중돼 있다. 여러 가지 메뉴들이 있지만, 가격들이 싸지 않다. 숙소에 짐을 풀어 놓으면, 바로 카운터로 가 로컬 지도와 함께 시에라 메뉴스(Sierra Menus)란 식당 홍보책자를 살펴보자. 가격과 메뉴, 위치 등을 상세히 알려주고 있다.

■ 항공여행
운전하기가 싫다면 LA국제공항에서 맘모스 레익까지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다. 실제 비행시간은 1시간 정도. 항공료는 일인당 150달러 내외 (계절에 따라 약간의 변동이 있을 수 있다)이다. 맘모스 레익에도 렌터카 회사들이 있기 때문에 미리 예약해 두면, 현지 공항에서 차를 인계받아 여행을 시작할 수 있다.

■ 고지대 건강관리
미 본토에서 가장 높은 위트니 산이 위치한 산악지역인 만큼 고도가 높다. 맘모스 레익 타운은 해발 7,500피트, 맘모스 마운틴 정상은 1만1,053피트나 된다. 또 120번 도로를 따라 요세미티로 들어가는 입구 레인저 오피스는 9,000피트가 넘는 곳에 위치해 있다.

때문에 폐기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숨을 쉬는데 전과 다름을 느낄 수도 있다. 항상 몸의 변화를 스스로 체크해야 한다. 그리고 무리한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하며, 항상 충분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준비해 둬야 한다. 또 여분의 옷을 준비해 기온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이밖에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 강한 햇빛이다. 자외선 차단제를 수시로 바르고, 선글래스를 준비해 눈을 보호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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