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린 상륙을 앞둔 26일 뉴저지 케이프 메이 인근의 한 레스토랑에서 인부들이 유리벽들에 보호막으로 합판을 설치하고 있다.
뉴욕 뉴저지에 폭우와 지진, 허리케인 등 최근 자연 재해가 심심찮게 찾아오고 있다.지진과 허리케인이 자주 찾아오는 캘리포니아나 플로리다의 주택들이 자연재해에 대한 준비와 점검이 철저한 반면, 뉴욕과 뉴저지는 이같은 자연재해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인식돼 왔기 때문에 주택 소유주들의 대처가 미흡할 수 있다. 홍수와 허리케인, 지진 등에 대한 대처 및 준비 요령을 알아본다.
■ 주택 시스템 점검
전기, 배수관 등을 미리 점검해야 홍수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뉴욕시 건축규제 조례에 따르면 새로운 건물을 짓거나 확장 공사를 할 때는 하수역류 밸브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하수역류 밸브는 폭우가 내릴 때 하수가 역류하며 입안을 침수시키는 일을 막아주지만 오랫동안 사용을 하지 않거나 잘못 설치하면 정작 필요할 때 작동을 하지 못해 침수피해를 입을 수 있다. 밸브를 설치할 때는 반드시 자격증을 갖춘 배관공에게 의뢰해야 하며 밸브를 설치한 이후에도 밸브가 정작 필요한 때 작동할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전기 콘센트와 연결된 접지단속회로(GFI)는 홍수 발생시 감전을 방지해주기 때문에 반드시 자격증을 갖춘 전기공이 설치해야 한다. 배관공, 또는 전기공이 자격을 갖췄는지를 알아보려면 빌딩국 홈페이지(NYC.gov/buildings)를 방문하면 된다.25년~50년된 지붕일 경우에는 어차피 수명이 다했기 때문에 미리 교체하는 것이 좋다. 수천달러의 목돈이 드는 공사지만 허리케인이나 홍수가 닥쳤을 때 피해를 줄일 수도 있고 주택 보험 가입시 할인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지붕을 교체할 때는 방수용 덮개를 한번 더 깔면 큰 비용이 들지 않으면서 빗물이 새는 것도 막을 수 있다.
나무, 잔디 등은 빗물을 흡수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집 주변에 식물이 많이 심어져 있을수록 홍수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주택 인근 도로에 나무를 심기 원한다면 www.milliontreesnyc.org 로 방문하거나 311로 전화를 하면 자원봉사자들이 나무를 심고 차후 관리도 맡아준다.
■ 허리케인 도착 직전 비상 준비
폭우가 내리기 전 또는 폭우시 하수구가 막히지 않도록 하수구 위에 있는 쓰레기나 나뭇잎을 제거해야 한다. 마당에 쌓인 낙엽을 미리 치워서 비가 올 때 하수구를 막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집 주변에 낙엽을 처리하기가 버겁다면 뉴욕시 무료 낙엽 수거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된다. 안내와 수거일자는 홈페이지(nyc.gov/dsny) 또는 311에 문의하면 알 수 있다. 토네이도나 허리케인이 닥치면 주택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은 창문이다. 창문을 열어놓으면 주
택내부와 외부의 풍압 차가 커지면서 창문이 깨져 지붕까지 날아갈 염려가 있다. 창문이 깨질 때를 대비해 로우스(Lowes)나 홈디포(Home Depot) 등에서 합판을 구입, 창문 외부를 합판으로 막는다.
그러나 아파트라서 설치가 힘들거나, 합판을 구입하지 못했다면 창문을 전부 닫고 유리창에 테입으로 X자로 여러 번 붙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창문은 대각선으로 길이가 가장 길기 때문에 대각선 방향이 압력을 크게 받는다. X자로 테입을 붙이면 압력으로부터 창문을 보호할 수도 있고 깨질 때 파편이 튀는 것을 방지, 가족의 부상을 막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젖은 신문을 붙여 놓는 것도 창문이 받는 압력을 감소시킬수 있고, 파편이 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문은 흔들리지 않도록 잠궈둔다. 문, 창문, 벽 등 집안의 틈새는 고무, 스폰지, 천 등으로 막아준다.
값비싼 물건이나 중요한 서류, 등은 윗 층으로 옮기고 가스밸브와 전원을 메인 스위치에서 끄고 사용하지 않는 가전제품의 전원을 콘센트에서 빼놓는다. 프로판 개스는 꼭 잠궈놔야 한다. 밖에다 그냥 방치해두다가 바람이세지면 개스가 새고 화재의 위험이 있다. 폭우가 내리기 시작하면 화장실 물을 내리거나 수돗물을 틀어놓으면 안 된다. 하수역류 밸브가 가득 차 하수를 바깥으로 내보내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진을 대비, 떨어지면 상해를 줄 수 있는 제품은 아래로 내려 안전하게 고정시킨다. 무거운 물건들은 아래로 옮기고 벽에 고정시켜야 한다.
■준비물
가스버너나 부탄가스, 건전지 등을 미리 사두고, 전기가 나갈 때를 대비해야 한다. 만일 허리케인으로 인해 정전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가정용 발전기(Generator)가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홈디포, 코스코, 로우스 등에 가면 구입할 수 있으며 가격은 500~1만달러까지 다양하다. 가정용으로는 1,000달러 내외 제품을 구입하면 충분히 필요한 전력을 보충할 수 있다. 가정용 발전기는 개솔린으로 작동된다. 6-8갤런의 개솔린을 담으면 10-14시간 정도사용이 가능하다. 발전기 무게는 100파운드 이상으로 무겁고 길이도 5피트 내외기 때문에 이왕이면 바퀴가 부착된 것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발전기를 구입하기 전에는 가정에서 필요한 전력 소비량이 얼마인지를 먼저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발전기의 종류는 1와트에서 7500와트까지 다양하다. 전등 사용을 위해서는 작은 와트의 제품을 구입하는 것도 괜찮다. 김형민 홈인스펙터는 “냉장고와 보일러 등을 사용하려면 3,000~4,000와트의 발전기를 구입하는 것이 좋고 발전기는 꼭 실외에 두고 사용해야 한다”며 “뉴욕시, 콘 에디슨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수시로 체크하면 집안 전기 시스템 관리에 도움을
받을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해 후 관리
곰팡이가 피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홍수피해 구역이나 물품을 깨끗하게 닦고 말려야 한다. 집안에 있는 모든 의류들은 눅눅해져 냄새가 날수 있기 때문에 세탁소에 맡겨 완전히 건조시킨다. 바닥, 가구 등 실내 표면에 묻어 있는 눈에 띄는 오염물질은 화학제와 물로 닦아 내야 한다. 실내바닥에 고인 물에 하수가 섞여 있으면 접촉을 피하고 고무장갑과 장화를 신고 청소를 끝내야 한다. 하수가 닿았던 집안의 모든 표면은 희석 표백제로 살균 소독해야 한다. 그러나 이때 표백제를 암모니아나 암모니아가 들어간 다른 화학세제와 섞으면 안된다. 그럴 경우 인체에 유해한 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 보험
허리케인, 또는 폭우가 쏟아지면 하수구가 막혀 지하에 물이 차오르는 피해가 가장 많다. 빗물 등이 하수도로 완전히 빠지지 못하고 집안으로 밀려들어오는 것이다. 눈이 많이 내리고 하수도가 얼어붙어 갑자기 비가 와서 집으로 물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도 일반 주택 보험으로 보상을 받지 못한다. 100mph 이상의 허리케인이 불어 바람으로 인해 지붕이 날아간 후 내린 비로 생긴 피해는 보상이 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나 태풍에 따라오는 단순 빗물 피해는 보상이 안된다. 홍수와 지진 피해는 따로 보험에 가입해야 하며 자세한 정보는 연방긴급운영에이전시(FEMA.gov)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지하 침수는 ‘하수 및 배수’라는 선택 보험으로 보상이 가능하다.
가격은 연 100-300달러선이지만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다. 보상규모는 5,000~5만달러다. 토니 윤 올스테이트 에이전트는 “허리케인이 온다는 소식 이후 한인들의 문의전화가 끊이지 않을 정도로 홍수, 주택 보험에 관심이 큰데, 일반 주택 보험으로도 주택 파괴와 관련된 피해를 어느 정도 보상받을 수는 있다”며 “홍수 가능성이 많은 롱아일랜드가 뉴욕 5개 보로보다 보험료가 다소 비싸듯 지역마다 보험료 편차가 있다”고 말했다.
창문, 지붕 등을 최신 규정이 요구하는 스타일로 교체하면 보험이 절약될 수 있다. 창문의 셔터가 아코디언형이 아닌 패널형 셔터일 경우, 허리케인 충격 방지용 유리로 돼 있을 경우 보험 할인을 적용받을 수 있다. 지붕교체 등 주택 개선에 관한 서류나 사진을 챙겨두면 보험비 할인을 요구할 때 유리하다. 또한 매년 지붕 사진을 찍어놓으면 허리케인으로 인한 지붕 손상을 증명할 수 있기 때문에 보험비 신청에 유리하다. 또한 주택 내부 피해 상황에 대해 미리 사진을 찍어두면 보상을 받을 때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 수 있다.
<최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