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휘부의 작품. / 김희옥의 작품. / 에드먼드 김의 작품.
아버지와 어머니와 아들, 3인의 작가가족이 함께 전시회를 연다.
부부화가인 김휘부·김희옥씨와 사진작가 아들 에드먼드 김씨는 오는 9월1일부터 29일까지 아트코어 유니온센터에서 각자의 작품을 소개하는 합동전시회를 개최한다.
가족이 모두 프로페셔널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일도 드물지만 다 함께 전시회를 여는 것은 더 이례적인 일로, 김휘부씨는 “오래전에 부부가 함께 작품전을 가진 적은 있지만 아들까지 합류하기는 처음”이라며 “아트코어의 리디아 타케시타 디렉터의 권유로 특별한 가족전시회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입체적 평면작업 김휘부
수많은 군상 담은 김희옥
독창적 앵글 에드먼드 김
서로 다른 작품들 한자리
세 사람은 서로 완전히 다른 작품세계를 가진 아티스트들이어서 함께 전시하지만 각자 소규모의 개인전을 연다고 봐도 좋을 듯하다.
대작을 많이 하는 김휘부씨가 큰 작품들을 10여점 내고, 김희옥씨도 대략 10여점, 그리고 에드먼드 김의 사진 20여점 해서 총 45점 정도를 전시장에 걸게 된다.
김휘부씨는 ‘질감은 회화, 형태는 조각, 과정은 건축’이라고 할 수 있는 입체적 평면작업 ‘지오’(Geo) 시리즈의 작가다. 미국에서의 회화적 출발을 ‘나는 누구인가’로 시작하여 문화적인 갈등과 불안, 소외감 등에서 비롯된 어둠의 덩어리들인 ‘유목민의 방황’을 모티브로 작업해온 그는 이후 노스리지 지진을 겪으면서 무너진 집들에서 주워온 목재와 재해 오브제들로 작품을 만들어왔다.
목재들이 간직한 세월의 숨결을 안고 있는 느낌으로 두툼한 건축의 질감을 지우고, 덧붙이고 갈아내는 노동의 반복행위를 통해 땅과 하늘의 합일을 꿈꾸고 시간과 역사 속에 숨은 또 다른 형상들을 발굴해 나간다.
김희옥씨는 그녀가 일상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 다양한 직업과 표정과 관계를 가진 사람들의 모습을 캔버스에 가득 채워 넣음으로써 수많은 이야기로 가득 찬 우리들의 희로애락을 그리는 작가다.
그녀는 특히 사람들의 얼굴과 표정의 다양함에 주목하여 행복하고 슬프고 화나고 기쁘고 당황스럽고 또는 멋쩍은 모습들을 아주 섬세하고 디테일하게 묘사함으로써 각자 철저하게 개별적인, 그러나 그것들이 모였을 때는 개체로서 전체인 거대한 인간 군상을 표현하고 있다.
21년간 사진을 찍어온 에드먼드 김씨는 사진과 컴퓨터 이미지 분야의 전문가로, 디지털 테크놀러지 시대에 자신만의 특별한 기법으로 작업하는 작가다.
흑백필름으로 사진을 찍고 현상한 다음 다시 프로세스 과정을 거쳐 디지털로 프린트한다는 그는 자신의 작업에 대해 “내 주변에 있는 것들이 대상으로, 어떤 주제에 집중하기보다는 내 앞에서 전개되는 장면을 볼 때 내가 느끼는 감정에 집중하는 작업을 한다”고 말한다.
그는 사람들이 편하게 느끼는 시각에서가 아니라 중심에서 약간 벗어난 부자연스런 앵글의 장면으로 독창적인 이미지를 창조해내고 있다.
오프닝 리셉션은 9월4일 오후 3∼5시.
Artcore at the Union Center 120 Judge John Aiso St. LA, CA 90012 (213)617-3274
<정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