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문 즉시 뽑는 수타면 “씹는 맛이 달라”

2011-08-1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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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가 진흥각 본점

한 덩어리였던 밀가루 반죽이 쭉쭉 늘어나 공중에서 몇 번 꼬이기를 반복하더니 순식간이 흩어져 가느다란 면발로 탄생하는 모습은 언제 봐도 신기하고 재미있다.

8가 진흥각 본점에서는 주문 즉시 만들어내는 수타면을 유지해 오면서 자장과 짬뽕에는 ‘수타면이어야만!’ 하는 단골들을 즐겁게 만족시켜 주고 있다.


자장면 4.99, 짬뽕 5.99, 잡탕밥 7.99달러
런치 콤보 저렴하고 푸짐… 군만두도 인기



옛 향수를 달래고자 수타면 때문에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들을 맞이할 때 기쁨과 자부심을 느낀다는 배기환·경신 사장은 ‘수타국수-진흥각 본점’의 전통을 이어나가는 보람을 설명했다.

면을 치는 공간이 주방 내에 있어 손님들은 직접 볼 수 없는 아쉬움을 탕!탕! 소리가 들려오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지만 주방에서는 분명 당신의 주문을 위해 쉴 새 없이 면이 만들어지고 있다.

수타면은 기계면에 비해 매끈하지 않은 면발과 미세한 굵기 차이 때문에 씹는 맛이 묵직하여 입안을 가득히 채워주는 매력이 있다. 순간 그리운 추억을 만끽하도록 여유를 만들어주는 것도 물론이다.

또, 중국집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군만두. 군만두 피도 직접 빚고 한장 한장 밀어 만드는 것을 주방에 들어가 볼 수 있었다. 한창 바쁜 점심시간이 지나고, 쉴 틈도 없이 수타면 전문가는 동글동글 잘라낸 반죽을 손바닥으로 꾹꾹 눌러가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두꺼운 만두피가 바삭하게 튀겨진 이 집 군만두는 투박해 보이는 비주얼이나 맛이 모두 정겨움 그 자체였다.

혼자도 좋고, 여럿이도 좋다. 언제든지 편하게 찾아가 수타면 한 그릇 맛있게 먹고 나올 수 있는 중국집 진흥각 본점에는 수타면 외에도 또 자랑거리가 있다. 안주인 배경신 사장의 결벽증이 바로 그것인데, 본인이 결벽증이 있어 항상 쓸고 닦는 게 취미라며 위생등급 A는 놓쳐 본적이 없다고 했다.

몇 해 전 산뜻하게 리모델링을 거친 실내는 여전히 처음 모습대로 밝고 깨끗해 보이고, 폭탄을 맞았을 법한 점심시간이 방금 지난 후에 들어가 본 주방도 깨끗하게 잘 정돈되어 있었다.

진흥각은 친근한 동네 중국집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잘 해내고 있는 곳이다. 신속 정확한 딜리버리가 이 집의 장점인데, 전체 매출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딜리버리는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아무리 바쁜 시간에도 지체되지 않고 착착 진행된다.


면이 불지 않게 배달하는 방법을 물으니 삶은 즉시 찬물에 헹궈 수분이 조금 있도록 해서 면이 자체의 열기로 서로 들러붙어 엉기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방금 쳐낸 수타면에 좋은 품질의 춘장을 사용해 신선한 재료로 볶은 자장면, 쇠고기 육수 베이스에 해물과 채소를 듬뿍 넣어 만든 깔끔한 국물의 짬뽕은 언제라도 입맛 당기는 메뉴이다. 조금씩 넣을 수밖에 없다는 MSG도 그나마 싫다면 주문 때에 요청하면 된다. 한 번에 끓여놓는 것이 아니라 주문과 함께 튀기고 볶고 끓여 만들어내는 중식의 장점이기도 하겠다.

녹말을 많이 넣지 않아 반짝거리면서도 가볍게 튀김에 스며드는 탕수육 소스, 부드럽게 익힌 고기가 일품인 청파소고기, 매콤한 소스의 깐풍새우도 가장 많이 팔리는 메뉴로 이집의 자랑이다.

경기 침체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기 위해 오픈시간부터 오후 3시까지 먹을 수 있는 푸짐한 런치 콤보메뉴가 있다. 달걀이나 콘 수프에 에그롤 1개, 완탕피 튀김과 밥이 기본으로 나오며 메인 요리 한 가지를 골라 자신만의 메뉴를 만들 수 있는데, 메인요리 종류에 따라 가격은 6~7달러대로 저렴하다.

자장면은 4.99달러, 짬뽕은 5.99달러, 해산물이 듬뿍 들어간 잡탕밥은 7.99달러로 세일 중이고, 소주가 하루 종일 4.99달러에 판매되고 있어 저녁시간이 항상 북적인다. 맛있는 수타면을 먹을 수 있는 진흥각은 1년 365일 오픈이며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영업한다.


<글·사진 이은영 객원기자>

● 주소: 3074 W. 8th St. LA
● 전화: (213)386-8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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