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쫀득… 진한 맛 입 안에서 살살

2011-08-1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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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elato

▶ 이탈리아 아이스크림 ‘젤라또’

쫀득… 진한 맛 입 안에서 살살

딸기의 상큼함이 살아있는 딸리 젤라또. / 입가심으로 만들어진 셔벗. / 올리브오일과 소금을 뿌려내는 올리브오일 젤라또.

몇 년 전부터 불어온 젤라또(gelato) 열풍으로 이제는 어딜 가나 산처럼 쌓여있는 젤라또를 맛대로 골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한번 몰아치고 지나갈 유행은 아닌 듯 젤라또는 이제 세계 각국에 그 고유의 이름으로 완전히 자리를 잡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젤라또’는 아이스크림의 이탈리아어로 일반 아이스크림과 크게 다를 것이 없지만 이탈리아 태생이라는 것, 특이한 이름, 여러가지 맛, 신선하고 푸짐해 보이는 디스플레이로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 지방·공기함량, 보통 아이스크림보다 낮아 강렬한 맛


입맛 나름이겠지만 젤라또가 보통 아이스크림과 비교했을 때 다른 점은 찰지고 쫀득거리는 질감과 진한 맛을 들 수 있다. 젤라또의 쫀득한 질감은 그 속의 공기함량 덕분이다.

크림, 우유, 달걀을 섞어 커스터드를 만들어 식힌 후, 냉각기에 넣고 저어서 아이스크림이나 젤라또를 만드는데, 회전되는 과정에서 공기가 스며든다. 이 때 만드는 방법에 따라 일반 아이스크림은 50%, 젤라또는 20% 미만의 공기를 함유하게 된다.

전통적으로 젤라또는 천천히 저어 만들었기 때문에 공기 함량이 적고 이것이 그 고유의 질감을 내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더 진한 맛을 느끼게 되는 것은 젤라또의 지방함량(5∼7%)이 일반 아이스크림(10%)보다 낮은 이유로 혀의 미각을 통해 바로 느낄 수 있는 맛이 직접적으로 강렬하기 때문이다. 젤라또 레서피는 일반 아이스크림에 들어가는 크림의 양보다 달걀노른자와 밀크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지방 함량이 낮다.

그렇다면 얼음처럼 아삭한 셔벗(sorbet)은 어떨까? 셔벗은 밀크, 크림, 달걀노른자가 전혀 들어가지 않고 오직 신선한 과일과 설탕, 레몬주스가 주재료이다. 신선한 과일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과일 속의 수분이 얼면서 아삭하고 고운 얼음의 질감을 내기 때문이다.

빅토리아 시대에 기름진 음식을 먹고 나서 다음 코스를 위해 입속을 정리해 주는 팔레트 클린저로 만들어 먹기 시작했고, 오늘날도 고급 식당에서 코스 요리 중 라임, 베이즐, 레몬, 녹차, 오이 등으로 만든 가볍고 깨끗한 맛의 셔벗 클린저를 서브하고 있다.


디저트로 먹는 셔벗은 더 강한 단맛과 과일맛이 가미돼 시원한 여름의 디저트로는 최고다.

젤라또를 무척 좋아해서 좀 더 좋은 재료를 사용해 만들어 보고 싶어할 독자들을 위해 젤라또 만드는 법을 자세히 알아봤다.


# 과일 작게 자르고 과즙 없애야

■ 딸기 젤라또
제대로 만든 젤라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뭐니 해도 쫀득거리는 느낌을 주는 텍스처에 있다. 과일로 만든 젤라또는 그 과일이 가진 수분과 당분이 이를 해칠 위험이 대단히 크다. 수분이 많으면 쫄깃거리지 않고 얼음이 씹히는 질감이 되고, 과일이 너무 많이 들어가면 지나치게 부드러운 느낌이 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과일을 사용할 때는 작게 잘라 설탕과 소금을 약간 뿌려 절여 두어서 과일 속의 즙을 빼내고 사용하며, 드라이 밀크를 사용해 여분의 수분을 빨아 들일 수 있도록 해서 질감을 조절한다.

▶ 재료: 넌팻 드라이 밀크파우더 2큰 술, 설탕 ½컵, 밀크 1½컵, 헤비크림 ½컵, 달걀노른자 4개, 연유(sweetened condensed milk) 14온즈짜리 1캔, 딸기 1파운드 다진 것, 소금 ¼작은 술

▶ 만들기
1. 작은 보울에 드라이 밀크파우더와 설탕 2큰 술을 섞는다.
2. 바닥이 두꺼운 팬에 밀크와 헤비크림을 같이 붓고 1을 넣어 잘 섞이도록 젓는다.
3. 살짝 끓어 오른 정도로만 데우고 설탕이 완전히 녹을 때까지 가열한다.
4. 중간 크기의 보울에 달걀노른자와 설탕 2 큰 술을 섞고, 3을 1컵 덜어서 부어 섞는다.
5. 4를 3에 붓고 연유를 넣고, 중간불로 가열하며 실리콘 스패출라로 저으면서 커스터드를 만들고 전자 온도계로 185도를 확인한다.
6. 거름망과 보울을 준비하고, 커스터드를 거름망에 부어 말끔히 걸러내고 커스터드가 담긴 보울을 아이스 배스에 담가 저으면서 식힌다. 냉장고에서 6시간에서 하룻밤 정도 식혀둔다.
7. 깨끗이 씻은 딸기를 작게 썰고 나머지 설탕을 붓고 소금을 넣어 버무려서 냉장고에 최소 45분 정도 넣어 절여둔다.
8. 절여진 딸기를 꺼내 거름망에 걸러 수분과 분리하고, 6의 커스터드를 부어 핸드 블렌더로 곱게 갈아준다.
9. 8을 아이스크림 메이커에 넣고 작동시켜 젤라또를 만든다. 완성된 후 3시간 정도 냉동보관하였다가 먹으면 쫄깃한 질감의 젤라또를 맛볼 수 있다.

■ 올리브오일 젤라또
후추향이 강한 올리브오일을 사용하면 달걀노른자와 크림과 잘 어우러져 밸런스가 좋게 느껴지는 맛의 젤라또를 만들 수 있다.

▶재료: 밀크 3½컵, 헤비크림 1컵, 바닐라 추출액 1½작은 술, 설탕 1컵, 달걀노른자 10개, 소금 1작은 술, ¼컵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바다소금 약간

▶만들기
1. 바닥이 두꺼운 팬에 밀크와 크림을 섞어서 가열해 살짝 끓이고 불에서 내려둔다.
2. 설탕 ¾컵을 넣고 설탕이 녹을 때까지만 가열하며 저어준다.
3. 중간 크기의 보울에 달걀노른자와 나머지 설탕 ¼컵을 부어 섞고, 소금을 넣는다. 거품기로 잘 섞다가 2를 1컵 덜어서 부어 섞는다.
4. 3을 2의 소스 팬에 부어서 중간 불로 가열하고, 실리콘 스패출라로 저어주면서 커스터드를 만들고 전자온도계로 185도를 확인한다.
5. 거름망과 보울을 준비해 놓고, 커스터드를 거름망에 부어 말끔히 걸러내고 커스터드가 담긴 보울을 아이스 배스에 담가 저어주면서 식힌다. 바닐라 추출액을 넣어 섞고 냉장고에서 6시간에서 하룻밤 정도 식혀둔다.
6. 5를 아이스크림 메이커어 넣고 작동시켜 올리브오일을 부어 주면서 젤라또를 만든다. 올리브오일은 초반에다 부어주어도 된다.
7. 완성된 후 3시간 정도 냉동보관하였다가 낸다. 바다소금과 올리브오일을 뿌려낸다.


# 젤라또 만들 때 필요한 도구


* 촘촘한 거름망(fine strainer or chinois·사진)- 과일이나 채소즙, 커스터드 크림 등을 만들어 걸러낼 때 유용하게 쓰이는 거름망은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정도면 되고 보울에 걸칠 수 있는 손잡이가 있는 것이 좋다. 보다 전문적인 용도로 치노이스가 있는데 이는 고깔 콘 모양의 거름망과 이를 세울 수 있는 스탠드, 끝이 고깔에 맞도록 다듬어진 방망이가 함께 들어 있어서 세워두고 사용하므로 두 손이 자유롭고 방망이가 있어 효과도 뛰어나다.

* 마이크로플랜(microplane)-고무 손잡이가 달린 미니 강판으로 매우 견고하고 성능이 좋아 부엌에 없어서는 안될 제품이다. 마늘이나 생강 갈 때, 레몬이나 라임 제스트 낼 때, 단단한 넛멕 갈 때, 파마산 치즈 갈 때 등 손쉽고 폼 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용도, 기능별로 많은 디자인이 있다.

* 저울(scale)-디지털 전자제품이나 스프링이 달린 수동제품도 모두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없다. 손대중, 눈짐작의 위험을 덜어주고 특히나 정확한 재료 계량이 성패를 좌우하는 베이킹에서는 꼭 필요한 제품이다.

* 전자온도계(instant-readdigital thermometer)-캔디나 캐러멜을 만들 때, 커스터드 베이스의 요리를 할 때 유용하게 쓰이는 제품이다. 크림, 밀크, 노른자를 섞어 커스터드가 완성된 온도를 정확히 알 수 있다.

* 핸드 블렌더(immersion blender)-사용과 세척이 쉬워 1∼2인분 과일 스무디, 아이스커피 등을 만들 때 최고다. 과일을 갈아 퓨레로 만들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 아이스크림메이커(icecreammaker)-아이스크림 메이커는 세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냉매통을 분리해 냉동실에 넣어 24시간 이상 얼려 두었다가 꺼내서 기계에 넣고, 재료를 붓고 가동하여 20∼30분 내로 만들 수 있는 제품이다.

가격도 적당하고 아이스크림도 잘 만들어지는 편인데, 아이스크림을 만들기 전에 냉매통을 24시간 이상 냉동실에 넣어두어야만 가능하므로 냉동실에 자리를 많이 차지하고, 자주 만들어 먹는 집이라면 거의 365일을 항상 냉동실에 넣어두어야 한다고 보면 된다.

둘째, 냉매기를 따로 분리해 냉동실에 넣을 필요 없이 바로 스위치를 꽂아 작동하면 되는데, 시간이 50분 이상 걸리며 기계 자체의 가격이 타제품에 비해 월등히 비싸고 크기도 크고 무겁다는 단점이 있다. 셋째, 수동방식으로 얼음을 채우고 그 위에 재료를 넣은 보울을 얹어 돌려가며 손으로 저어서 만드는 제품이다.

* 푸드 프로세서(food processor)-아이스크림에 부재료로 들어갈 견과류, 커피빈, 스파이스 등을 갈 때 필요하다.

* 2쿼터 용량의 바닥이 두꺼운 냄비(2 quart heavy-bottomed saucepan)-커스터드 크림을 만들 때 바닥이 두꺼운 냄비가 있어야 제대로 된 결과를 낼 수 있다.

* 보울(bowls)-뜨거운 상태나 얼음처럼 차가운 상태의 재료 모두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으므로 스테인리스 스틸 제품이 가장 좋다. 재료를 중탕하거나 얼음을 담가 차갑게 식히는 아이스 배스의 용도로도 쓰인다. 2쿼터 용량의 냄비 위에 걸칠 수 있는 사이즈의 보울이 필요하다.

* 핸드툴(handtools)-실리콘 스패출라, 일자 메탈 스패출라(offset), 거품기, 작은 국자, 과도.

* 아이스 배스(ice bath)-금방 만든 커스터드 크림을 차갑게 식힐 때 아이스 배스 만한 것이 없다. 번거로워 보이지만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방법이다. 커스터드 크림을 만든 용기보다 조금 큰 용기에 얼음과 차가운 물을 조금 부어 준비해 두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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