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흑인하녀 인종차별 폭로할거야”

2011-08-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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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0년대 남부 배경 감동적 드라마

▶ 헬프 (The Help) ★★★★ (5개 만점)

“흑인하녀 인종차별 폭로할거야”

스키터(왼쪽부터)는 두 하녀 미니와 에이빌린이 폭로하는 인종차별 대우를 책으로 쓴다.

1960년대 흑인 민권운동이 열기를 달구어가고 있을 때 미 남부 미시시피주의 잭슨에 사는 백인 가정주부들과 그들의 집에서 일하는 하녀들의 관계 그리고 백인들의 이들 하녀들에 대한 인종차별과 부당한 대우를 폭로한 용감한 세 여자에 관한 영감적이요 감동적인 드라마다.

변화의 필연성과 용기에 관한 얘기이자 백인과 흑인이 마음을 같이해 인종차별을 폭로하면서 뜻밖의 우정을 맺는 온정이 가득한 휴먼스토리로 흐뭇한 희망의 미소를 띠게 만드는 작품이다.

웃음과 눈물을 고루 잘 섞은 영화는 특히 다양한 모습과 성격의 많은 배우들의 앙상블 연기가 뛰어난데 이 밖에도 60년대 당시의 팝송들을 배경음악으로 선택한 영화음악과 촬영과 의상 그리고 프로덕션 디자인 등도 모두 훌륭하다. 원작은 캐서린 스탁켓의 동명 베스트셀러로 제목은 하녀를 뜻한다.


작가 지망생인 스키터(엠마 스톤)는 대학 졸업 후 집으로 돌아와 동네 신문사에 취직한다. 스키터의 친구들인 엘리자베스(아나 오라일리)와 힐리(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를 비롯해 또래의 다른 여자들은 시집가 아이 낳고 남편 사랑 받으며 사는 것으로 만족하나 스키터는 자기 인생의 목표가 뚜렷한 신여성.

스키터가 신문사에서 맡은 일은 청소와 설거지 등 각종 세척문제에 대해 물어 오는 여자들에 대한 답장을 쓰는 것. 스키터는 이를 위해 엘리자베스의 하녀로 신심 깊고 신중한 에이빌린(바이올라 데이비스)에게 자문을 구하면서 둘의 접촉이 잦아진다.

에이빌린을 비롯한 모든 하녀들은 주인집의 청소와 빨래와 밥을 지을 뿐 아니라 사교모임과 카드놀이에 바쁜 젊은 주부들을 대신해 어린 아이들을 키워 사실상 이들의 어머니나 마찬가지로 아이들의 성장에 큰 영향을 준 장본인들이다.

스키터도 하녀 콘스탄틴(베테런 시슬리 타이슨)에 의해 키워져 콘스탄틴을 친 어머니보다 더 좋아하며 성장했다.

스키터는 에이빌린과 만남을 계속하다가 하녀들이 백인 주인들로부터 받는 부당
한 대우와 인종차별에 대해 책을 쓰기로 결심한다. 처음에는 이를 두려워하던 에이빌린이 마음을 고쳐먹고 자기 경험을 털어놓고 이어 전형적인 인종차별주의자인 힐리의 하녀로 에이빌린과는 반대로 성질이 불같고 유머감각이 뛰어난 미니(옥테이비아 스펜서)가 이에 합류하면서 젊은 백인 여주인들의 위선과 인종차별과 뒤가 구린 얘기가 샅샅이 폭로된다.

스키터와 에이빌린과 미니의 이런 만남과 폭로는 당시 불법이지만 세 여인은 위험을 무릅쓰고 인종차별의 횡포와 부당함을 말하고 적는다.

미니는 힐리 집의 변소를 썼다가 해고를 당한 뒤 마을에서 떨어진 곳에 사는 약간 덤 블론드 스타일로 힐리 등으로부터 왕따를 당하는 마음씨 고운 실리아(제시카 채스테인)네 하녀로 들어간다. 그리고 미니는 힐리에게 파이를 사용한 통쾌한 복수를 한다(이 장면이 포복절도하게시리 우습다).


스키터와 에이빌린과 미니의 관계를 중심으로 주변 인물들의 잡다한 얘기가 재미있게 가지를 치는데 우리가 평소 잘 몰랐던 각종 인종차별 법규와 행동 그리고 주인들의 하녀에 대한 모욕적이요 비인간적 처사가 드러난다.

다들 호연이나 데이비스와 스펜서의 대조적인 연기가 아주 보기 좋은데 특히 스펜서의 사나우면서도 유머스러하고 또 인간미 넘치는 연기가 일품.

영화의 단점은 백인들 묘사가 천편일률적이요 경악할 인종차별에 대한 얘기인데
도 너무 장밋빛으로 포장을 해 충격의 진폭이 강하게 느껴지지 않는 점이다.

테이트 테일러 감독.

PG-13. Dreamworks.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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