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주여성과 미주 한인사회
2011-07-30 (토) 12:00:00
이진수
“이주 여성 증가로 쓰라린 성장통을 겪고 있는 한국은 이제 건강한 다문화 사회 구축을 위한 기반 다지기에 주력해야 합니다!”
한국 이주여성들의 인권상황 보고 차 지난주 유엔을 방문한 한국염 한국 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의 말이다. 지난 21일 한인 동포회관을 찾은 한 대표는 “지역만 다를 뿐 이민사회는 모두 비슷한 애환을 갖고 있다”며 이주여성의 인권증진을 위해 이민자로서의 아픔을 먼저 경험한 미주한인사회의 역할을 주문했다.
통계적으로 한국은 현재 결혼하는 커플 10쌍 중 1쌍이 국제결혼 가정이다. 특히 2020년에는 신생아의 30% 이상이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나고 2030 ~50년에는 5가정 중 1가정이 다문화 가정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단일민족으로 민족적 자긍심이 그 어느 나라보다 강한 한국이 다문화 사회의 기반을 다지려면 눈물겨운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인권을 바탕으로 한 정부당국의 합리적인 정책 마련과 함께 이주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변화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가난한 나라 출신이라는 이유로, 또한 한국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이들을 무시하고 차별하는 것은 다문화 사회를 위협하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 한국에서는 이주여성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월급을 차등지급하고 각종 복리후생을 차별적으로 적용하는 회사가 아직도 많다고 한다.
특히 가정폭력과 성폭력 피해를 당했음에도 체류신분을 이유로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못하는 이주여성도 많다.
이민자에 대한 이 같은 차별과 부당한 대우는 인권 문제인 만큼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모든 이민사회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소수계 이민자인 한인들이 일상에서 매일 겪고 느끼고 있듯이 선진 이민사회라 자부하는 미국에서도 차별문제에 있어서만큼은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다. 하지만 미국은 제도적, 사회적 노력으로 차별은 곧 범죄라는 인식을 자리 잡게 했고 덕분에 한인 이민자들도 부당한 피해를 당했을 때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창구가 열려 있게 된 것이다.
차별 없는 건강한 다문화 사회를 만드는 일에 미주한인사회가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