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교회들 “인정 못해” 반발

2011-07-1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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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장로교 ‘동성애자 목사 안수’ 헌법 개정안 확정

▶ NCKPC “세속화 반대” 새 복음주의 운동 합류 추진

약 350개 한인교회(교인 약 4만명)가 소속돼 있는 주류사회 개신교 교단인 ‘미국장로교’(PCUSA)의 ‘동성애자 안수 헌법 개정안’이 지난 10일 발효됐다.

같은 조치를 이미 취한 교단은 연합그리스도교회(UCC), 미국복음주의루터교회(ELCA), 미국성공회(EC) 등 3개다.

PCUSA는 ‘목회자, 장로, 집사 등 모든 제직은 남성과 여성 결합의 신실한 결혼 및 혼전 순결을 조건으로 한다’는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안을 찬성하는 노회(총회 산하 지역별 조직)가 지난 5월 전체 173개 중 절반을 넘어섬에 따라 33년의 논쟁 끝에 동성애자 안수를 최종 확정지었다.


127년 전 한국에 기독교를 전파한 이 교단은 4번의 시도 만에 작년 7월 총회에서 헌법 수정안을 통과시켰으며, 그후 총회 결정을 확정 짓는 데 필요한 절차인 노회 투표를 잇달아 진행해 왔다.

이에 대해 교단 내 자유주의자들은 환영하고 있으나 대다수 한인교회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인교회 연합체인 ‘미국장로교 한인교회 전국총회’(NCKPC)는 이 교단의 헌법 개정안이 확정된 직후 동성애자 안수에 절대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채택했다.

성명서의 골자는 ▲교단 전체 노회의 과반수 찬성으로 통과된 헌법 개정안의 안수기준 완화에 깊은 우려를 표명함 ▲미국장로교 헌법은 동성애자가 목사, 장로, 집사로 안수 받을 가능성을 열어 놓은 개정안을 복음적인 노선을 지키는 교회들에게 강요할 수 없음을 보장함 ▲한인교회는 동성애자들을 안수하지 않으며 그들의 안수를 인정하지도 않을 것임 등이다.

NCKPC 회장인 애틀랜타연합장로교회 정인수 목사는 설교를 통해 “미국이 급격히 세속화되면서 동성애자들도 늘어나는 가운데 우리 교단에서도 최근 동성애자들도 안수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안수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

그들이 물론 목회의 대상이 되는 것은 인정하지만 교회에서 직분을 받는 것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부회장인 선한목자장로교회 고태형 목사는 최근 기독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동성애자 안수 허용은 절대 다수의 한인교회의 목회자들과 교인들에게는 큰 충격이요 아픔”이라며 “사회가 진보주의적으로 바뀌면서 교회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에 착잡한 심경을 금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NCKPC는 미국장로교 산하 다수 교회들과 연대해 교단을 갱신하고 성경적으로 개혁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우고 오는 8월 하순 미니애폴리스에서 대회를 갖는 새로운 복음주의 운동인 ‘The Fellowship PCUSA’에 합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PCUSA는 이 문제로 교단을 탈퇴한 교회가 100여개에 이르는 등의 여파로 전체 교인 수가 지난해 무려 2.6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김장섭 기자>
fish1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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