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75세 늦깎이 시인

2011-07-13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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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남씨, 서울문학 신인상 당선 등단
“진실되고 따뜻한 글 쓰고 싶어요”

비단무늬 너울거린다./한가한 물고기들 한마당 자리한다.
은익의 자리 곱고 빛난다./기억 저편 어둠이 숨는다.
고단한 일상에 외롭게 가슴을 튼다./그늘이 숲을 이룬다.
<‘강가의 평화’ 중에서>

“새로운 시간이 오면 또 나이 한 살을 더 먹게 되는 시점에서 쓸쓸하면서 괜찮은 미래를 또 꿈꾸게 됩니다. 시인의 길은 저의 진실한 꿈의 대상이었습니다. 참 부지런히 글 쓰는 일에 삶의 나침반이 이루어졌습니다”
75세에 시인으로 등단한 백성남씨. 지난해 가을부터 ‘시와 시인’(회장 경정아)에서 한우연 교수의 지도로 시 공부를 시작, 서울문학 2011년 여름호 신인상에 당선돼 문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렇다고 해서 몇 달 속성으로 쉽게 문인이 된 것은 아니다. 그 배경에는 15년 간 교회 웹사이트에 시와 수필, 신앙단상 등의 글과 좋은 사진들을 꾸준히 올리며 필촉을 가다듬어 온 훈련이 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15년 전이면 대부분의 노인들이 컴퓨터는 배울 생각도 하지 않을 때였는데 백씨는 스스로 배우려고 애썼다고 한다.
“노후에 어떻게 늙을까 생각하다가 내 할 것은 내가 해야 한다 싶어서 컴퓨터를 배웠습니다. 대단한 수준은 아니고 글 올리고 사진 올리고 하는 정도죠. 그러다가 시와 시인을 만나 정식으로 공부하게 된 것이 이렇게 좋은 결과를 맺었네요”
그동안 써놓은 시가 약 100편쯤. 이제 더 많이 쓰고, 좋은 시들을 골라서 시집도 한 권 낼 생각이다.
“마음 깊은 곳에서 나오는 글, 진실된 글, 따뜻한 글을 쓰고 싶어요. 제 글을 읽으면서 사람들이 도전 받고 격려가 되고 위로가 된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없겠죠. 이웃을 섬기는 마음으로 신앙이 담긴 글을 쓰렵니다”
아내의 문학활동을 적극적으로 서포트 하는 백명기 장로(77)와 함께 딸 셋, 아들 하나 모두 각 분야의 전문인들로 키워낸 백성남씨의 시인 등단 축하식은 19일 오후 7시 오렌지한인교회에서 열린다.


문의 (562)458-5068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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