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에서 2베드룸 유닛의 아파트가 새롭게 인기를 끌고 있다. 1베드룸과 가격면에서 큰 차이가 없어 2베드룸 유닛을 선호하는 주택 구입자들이 늘고 있는 것. 한인 밀집지역인 플러싱과 베이사이드 지역에서도 이같은 현상은 똑같이 나타나고 있다.
■맨하탄
2010년 중반까지만 해도 2베드룸 주택이 마켓에서 환영받지 못했다. 전반적으로 침체된 부동산 분위기와 가격 부담으로 소형 스튜디오나 1베드룸에 밀려 큰 인기를 얻지는 못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 같은 상황이 역전하고 있다. 맨하탄의 부동산 업자들은 2베드룸에 대한 수요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부동산 회사 벨마르크 리얼티측에 따르면 최근 들어 75만달러와 120만달러 사이의 2베드룸 아파트의 인기가 뜨겁다. 알랜 닉맨 수석부사장은 “과거에는 첫번째 주택 구입자들이 주로 1베드룸 유닛을 구입하는 추세였지만 최근에는 2베드룸 유닛을 구입하려는 추세로 바뀌고 있어 전반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의 대형 부동산업체, 밀러 사무엘에 따르면 올해 2베드룸 아파트의 판매 규모는 지난해 수준을 이미 따라잡고 있다. 3월 이후 맨하탄 전체 재고율이 13.4%인 반면, 2베드룸 아파트는 11.4%다. 재고율이 적다는 것은 2베드룸 시장이 그해에 활발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맨하탄에서의 2베드룸 가격은 70만달러~500만달러까지 다양하다. 70만달러대의 2베드룸 유닛은 욕실 하나를 갖춘 800스퀘어피트 이하의 규모다. 수백만달러를 호가하는 2베드룸 유닛은 2개 이상의 욕실을 포함, 다이닝 룸이나 오피스 공간, 테라스를 갖춘 2,000스퀘어피트규모다. 인기 있는 지역은 96가 아래 지역이다. 최근 리노베이션된 건물로 욕실 하나를 갖춘 도어맨이 없는 100만달러 이하의 유닛은 리스팅에 오르면 없어서 못 팔 정도다.
23가에 있는 약 80년된 아파트는 108만달러에서 99만999달러로 최근 가격을 내리면서 한달만에 계약에 이르렀다. 시티해비태트의 트레이시 해머슬리는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2베드룸 아파트 구입 희망자가 원하는 딜을 눈앞에서 연속으로 놓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며 “리스팅에 오르기만 하면 금새 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퀸즈 한인 마켓
퀸즈 한인 밀집지역의 2베드룸 아파트도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베이사이드와 플러싱 등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지역 외에도 칼리지포인트, 와잇스톤까지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다. 이스트코스트 부동산의 네오나 이씨는 “첫 주택 구입자들의 2베드룸 수요가 예년에 비해 30%는 늘었다”며 “2베드룸이 리스트에 오른 뒤 계약까지 걸리는 기간이 다른 유닛에 비해 40-50% 수준밖에 안되며 최근 신축 콘도들의 대부분은 1베드룸 유닛의 비율은 줄이고 2베드룸의 비율을 늘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첫 주택 구입자들의 선호도가 높아가는 것 외에도 경기 부진과 세금, 유지비용에 대한 부담 등으로 규모를 2베드 유닛으로 줄이면서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티나 김 재미부동산협회장은 “주택 규모를 줄이려는 한인들이 늘면서 40-60만달러대의 2-3베드룸 콘도는 리스트가 나온 후 단기간내에 팔릴 정도로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롱아일랜드의 은퇴연령의 한인들도 퀸즈의 2베드룸 콘도로 옮기기를 희망하면서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 2베드룸 유닛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과거에 비해 적은 면적의 2베드룸 유닛도 등장하고 있다.
예전에는 1베드룸 유닛 면적이던 750스퀘어피짜리 2베드룸유닛이 최근 플러싱 160가 인근에 들어서기도 했다. 같은 면적의 1베드룸에 비해 가격은 2-5만달러 비싸다. 한 부동산 업자는 “주택 구입자들이 유닛만 보고 구입하는 경우도 있다”며 “유닛과 가격뿐 아니라 면적도 잘 따져봐야 자신의 용도에 맞춘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기 요인
주택 가격 하락과 이에 따른 1베드룸과 2베드룸 유닛의 적은 편차가 2베드룸 아파트의 인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부동산 업체 밀러사무엘에 따르면 맨하탄 1베드룸 콘도의 가격이 65만달러지만 75만달러면 2베드룸 구입이 가능하다. 알렌 닉맨 벨마르크 부동산 수석부사장은 “많은 사람들이 지금이야말로 2베드룸 유닛을 시장에서 살 수 있는 시기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가격 하락으로 100만달러 이하로도 2베드룸 유닛을 충분히 살 수 있게 되면서 투자가를 비롯, 구입자들이 맨하탄에 몰리고 있다는 것. 부동산회사인 브라운해리스 스티븐스에 따르면 67가의 2베드룸 코압은 원래 115만달러였지만 최근 99만5,000달러로 가격이 떨어졌다. 이외에도 100만~120만달러던 콘도와 코압의 상당수가 지난 4월을 기준으로 100만달러 아래로 낮아졌다.
플러싱, 베이사이드 등 퀸즈 한인 타운내 2베드룸 유닛의 콘도 가격도 1베드룸과 별 차이가 없다. 부동산 업자들은 “1베드룸 콘도 구입비용도 30만~35만달러이기 때문에 사실, 2베드룸 유닛과 큰 차이가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해 가을 이후 낮아진 모기지 이자율도 2베드 유닛 구입을 부추기는 요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