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도지원 안나 연기하며 인생공부 많이했어요

2011-05-19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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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웃어라 동해야 정신지체 안나 연기로 ‘대박’

"안나를 연기하며 인생 공부 많이 했습니다. 정신연령은 가장 어린 인물이었지만 세상을 품는 그릇은 가장 컸던 인물을 연기하며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많이 느꼈어요."
KBS 일일극 ‘웃어라 동해야’를 성공적으로 끝낸 도지원(43)은 연신 싱글벙글이었다. 그는 "행복하고 감사하다"며 활짝 웃었다.

시청률 40%를 넘나드는 인기를 누렸던 ‘웃어라 동해야’에서 어린 시절 사고로 정신연령이 9살에 머문 정신지체 여성 안나 레이커를 연기한 그를 지난 18일 만났다.

도지원에게 안나는 남다른 의미가 있는 역이다. 무엇보다 전작인 ‘수상한 삼형제’의 ‘엄청난’을 비롯해 한동안 그를 따라다녔던 독하고 강한 이미지를 한 방에 날려버린 캐릭터인 데다, 쉽게 소화하기 힘든 정신지체 장애인 캐릭터였다는 점, 지금까지 했던 역할 중 가장 선하고 포용력이 큰 인물이었다는 점 등에서 그렇다.


앞서 ‘웃어라 동해야’의 문은아 작가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도지원 씨가 대본보다 잘해줬다. 연구를 많이 하더라. 지적 장애인이 우리와 가까이 있고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 그들이 사물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잘 소화해줬다"며 도지원의 연기를 칭찬했다.

도지원은 "안나처럼 살면 매 순간 치일 수도 있겠지만, 그마저도 포용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 대단하게 느껴졌다"며 "어떤 상황에서든 ‘싸우면 안된다’며 양보하고 화해하는 안나의 모습이 참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수상한 삼형제’의 ‘엄청난’이 이기심이 극대화된 인물로 거짓말을 일삼는 과장된 캐릭터였다면 안나는 거짓말을 할 줄 모르는 순수함의 결정체인 데다 이타심으로 똘똘 뭉쳐있다. 엄청난과 안나, 두 극단의 캐릭터를 모두 도지원이 연기했다는 점이 신기할 정도다.

그는 "엄청난이나 안나 모두 실제로는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이 별로 없을 듯한 캐릭터라는 점에서는 둘 다 힘들었다"면서도 "하지만 아무래도 전자는 독하고 악한 쪽이라 고민이 많았다면 안나는 연기하는 내내 행복했다는 차이가 있다"고 소개했다.

‘웃어라 동해야’는 안나가 첫사랑이자 아들 동해(지창욱 분)의 아버지인 제임스(강석우)를 20여 년 만에 극적으로 만나지만 제임스가 이미 다른 여자와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기에 벌어지는 갈등을 그렸다. 드라마는 마지막회에서 제임스가 안나 대신 현재의 부인을 선택하고 안나가 이를 이해하며 보내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도지원은 "어찌보면 안나는 마지막에 제임스에게 배신을 당한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놀라거나 당황하지 않고 마치 준비했던 듯 제임스를 보냈다"며 "끝까지 감동을 주는 인물이었다"고 감탄했다.

"안나와 재회한 후 그토록 안나의 사랑을 갈구했던 제임스가 결정적인 순간에 돌아섰음에도 안나는 실망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당연히 현재의 부인에게 가야한다고 생각하며 ‘제임스가 행복한 게 내 행복’이라며 제임스를 보내줬죠. 아무리 각오를 했다고 해도 사람인지라 제임스의 마지막 말이 순간적으로는 상처가 됐을 텐데도 안나는 정신연령이 9살이라는 점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큰사람으로 행동했습니다."

그는 "안나는 아들에게 의지해 살았지만 아들에게 끌려 다닌 게 아니라 자신이 정의하는 세상의 정의를 지키며 깨끗하게 살아가는 인물"이라며 "우리 드라마는 안나를 통해 어른이 되면 잊고 사는 어린 시절의 순수함을 다시 일깨운 것 같다"고 자평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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