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민촌의 해충들

2011-05-13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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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좀 더 잘 살아보기 위해 정든 고향을 뒤로 하고 물설고 낯선 땅으로 왔다. 열심히 살아온 결과 많은 한인이 주류사회에 성공적으로 진출해 이름을 날리고 있다. 또 우리의 푸른 이민나무들은 이 비옥한 땅에 뿌리를 뻗어가며 잘 자라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고민해야 할 일이 있음은 안타까운 일이다. 한인이 같은 한인 집에 침입하여 물건을 훔치고 강도를 하고 심지어 살인까지 저지른다. 거리에서 한인부녀자의 가방을 날치기 한다. 의젓하게 사무실에 앉아 한인들을 유인하여 감언이설로 돈을 사취하는 자들도 있다. 해충 같은 부류들이다.

이민 와서 살아보려고 애쓰는 동족을 상대로 이런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참으로 개탄스런 일이다. 나는 20년 가까이 이곳에 살고 있지만 일본인들이 이런 범죄를 저질렀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대지진과 해일 재난을 당한 일본인들은 정직성과 질서의식을 보여줬다.


강도와 절도는 그 자체로 무서운 범죄이지만 그 상대가 동족이라면 심각성은 더하다고 할 수 있다. 멋지게 살아 보기 위해 이 땅을 찾아온 우리는 모두가 형제자매이다. 어찌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겠는가. 서로 손잡고 힘든 이민생활을 헤쳐 나가야 한다. 축복받은 이 땅이 제2의 고향이 되게 하려면 한인사회에서 범죄를 몰아내는 일부터 해야 한다.


한승민/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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