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 아침의 시

2011-05-10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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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이나 먹는 옥수수를
어머니
남쪽 우리들이 보냅니다
아들의 불효를 용서하셨듯이
어머니
형제의 우둔함을 용서하세요.

김규동(1925 - ) ‘어머니는 다 용서하신다’ 전문

어머니를 이북에 두고 월남한 노시인에게는 북으로 가는 옥수수가 자신의 어머니에게 보내지는 구호품으로 보인다. 굶고 지낸다는 북한 소식을 들을 때마다, 하얀 쌀밥과 고깃국이 목에 넘어가지 않았을 테고, 할 수만 있다면 살이라도 베어 어머니에게 보내드리고 싶었을 것이다. 생사조차 알지 못하고, 눈물로 여생을 보내셨을 어머니를 생각하면 누군들 용서를 빌고 싶지 않으랴.

김동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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