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 아침의 시

2011-05-05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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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여기 앉아 보세요.
발톱 깎아 드릴 테니.”

“아니, 만날 어깨 아프다면서
무슨 일을 그렇게 많이 해요.”

하루 일 마치고 돌아온
어머니, 아버지는
밤 깊어 가는 줄도 모르고
서로 발톱을 깎아 주고
서로 어깨를 주물러 줍니다.


그 모습
가만히 보고 있으면
나도 빨리 장가들고 싶습니다.

어른이 되면
어머니 같은 여자 만나서
아버지처럼 살고 싶습니다.


서정홍(1958 - )
‘어른이 되면’ 전문


어린이의 마음이 되어 쓴 서정홍 농부 시인의 동시다. 땀을 흘려 농사를 짓고 피곤한 몸을 서로 주물러주는 부부의 정겨운 모습이 담겨있다. 어린이는 자신의 부모를 지켜보고, 닮고 싶어 한다. 성실하게 일하고 사랑이 넘치는 가족을 꾸려가는 사람으로 자식이 성장하길 바란다면 어른들은 시 속의 부부처럼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하고 행동을 조심해야 하리라. 그래서 어린이는 어른의 스승이고 어버이인가보다.

김동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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