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 입 베어 문 아이폰

2011-05-0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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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한 입 덥석 베어 문 사과. 아이폰 뒤에 붙은 애플사 로고다. 최초로 컴퓨터의 모델을 고안한 한 영국 천재 수학자가 자살할 때 베어 문 독약 든 사과라고도 하고, 선악과를 따먹은 뒤 더 똑똑해진 사람을 위한 새로운 지식의 원천을 상징한다고도 본다. 우연찮게도 ‘베어 먹다’는 뜻의 영어 ‘bite’는 컴퓨터 파일 단위 ‘byte’와 발음이 같다.

목양 현장에서 내게 아이폰은 이제 사역 필수품이다. 수시로 메모나 심방 스케줄도 남기고 설교도 듣고 어디서든 인터넷 검색도 가능하다. 다양한 문명의 이기는 유익하며 그 자체로는 가치중립적이다. 기독교인은 반문화주의자들이 아니다. 그러나 동시에 문명 발전의 소산물에 궁극적인 기대를 걸지도 않는다. 스티브 잡스 같은 천재가 만들어낸 소셜 네트웍형 지식 정보의 첨단이 과연 인간에게 진정한 자유와 평안을 가져다 줄까.

문자나 트위터 소통으로 인간은 때로 이전보다 더욱 큰 고독감, 단절감을 느끼며 살아간다. 사이버 소통이 더 많은 문화 간의 차이, 불신, 전쟁을 양산한다. IT 기술 발달로 어디서나 공짜에 가까운 정보를 접하지만, 여과장치 없는 정보는 오히려 진정한 자유를 위협한다.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창 2:17)가 사과라는 암시는 없다. 그러나 애플사 로고를 보면 밀폐된 자기 방에서 지식의 장난감을 갖고 노느라 밖에서 엄마가 부르는 소리마저 못 듣는 다 큰 아이의 모습이 떠오른다. 하나님께서 지금 당신을 부르고 계시다. 그분은 자유의지를 가진 당신의 인격에 호소하신다. 오랫동안 인내하며 기다리신다. 어쩌면 당신을 존중한 나머지 당신이 지옥에 가기까지 존중하신다.

사랑은 강요하거나 구걸하지 않는다. 하나님께로 진정 돌이키는 회개의 그 순간에 당신은 구원을 받는다. 이제라도 하나님의 경고를 듣고 스스로 돌이키라. ‘혹 네가 하나님의 인자하심이 너를 인도하여 회개하게 하심을 알지 못하여 그의 인자하심과 용납하심과 길이 참으심이 풍성함을 멸시하느냐. 다만 네 고집과 회개하지 아니한 마음을 따라 진노의 날 곧 하나님의 의로우신 심판이 나타나는 그날에 임할 진노를 네게 쌓는도다’(롬 2:4-5).

C.S. 루이스는 “지옥은 ‘날 이대로 내버려 두세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가는 곳”이라고 했다. 지옥은 죽기까지 사랑했던 인간의 어처구니없는 배신에 대한 신의 뜨거운 질투심이 불타는 곳이다. ‘사랑은 죽음 같이 강하고 투기는 음부(hell) 같이 잔혹하며 불같이 일어나니 그 기세가 여호와의 불과 같으니라’(아 8:6). 세상이 아무리 첨단문명을 구가해도 인간의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인간은 여전히 죽음에 매인 죄인이며 하나님은 지금도 십자가의 복음으로 죄인을 구원하신다.

아직도 이 구원의 진리에 마음이 열리지 않는다면 지금쯤 당신에게는 특정한 증상이 나타날 것이다. 죽음에 대한 여전한 무관심이다. 첨단문명의 이기들로 연일 시끌벅적 북적대는 세상이 마냥 즐겁다. ‘향락을 좋아하는 자는 살았으나 죽었느니라’(딤전 5:6)는 경고가 무색할 만큼 오감 만족을 추구하며 별 탈 없이 잘 살아간다.

하나님 없이 잘 사는 것은 복이 아니다. 저주 가운데 그저 방치된 삶일 수 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구원에 대해 더 이상 아무 일 없는 듯 침묵하지 못하시게 하라! ‘그는 자기의 생명의 날을 깊이 생각하지 아니하리니 이는 하나님이 그의 마음에 기뻐하는 것으로 응답하심이니라’(전 5:20).


안 환 균
<사랑의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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