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뷔페식당의 한복

2011-04-22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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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의 신라호텔 뷔페식당에서 한복을 입은 손님을 드레스 코드가 맞지 않는다며 입장을 거절해 사회가 시끄러웠다. 문제를 제기한 사람은 한국사회에서 꽤 명성이 있는 한복디자이너이다. 그래서 더 큰 문제가 됐다.

한복에는 격식이 있고 단아한 우리의 고유 의상을 우리가 지키고 바르게 입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근래 한복 디자이너란 해괴한 명칭을 붙인 사람들이 나와 한복을 사랑한다며 격식도 없는 희한한 디자인의 한복을 마구 만들어 세계화해야 된다고 말하고 있다.

더 한심한 것은 옛 왕실 의상을 함부로 끌어들여 그것을 고급 한복인양 아무 곳에나 입고 다닌다는 점이다. 거추장스럽게 너울거리는 그 점을 아마 호텔 측에서 염려한 것 같다.


뷔페는 앉아서 서브를 받는 곳이 아니다. 여럿이 테이블에 복잡하게 놓인 음식을 집는데 그 고급 한복 자락에 음식이 묻기도 하고 다른 손님에게 불편을 안겨 줄 수 있다. 손님들의 불평이 있을 수 있다.

그런 불편을 잘 설명하여 손님들로 하여금 차차 자제하도록 준비를 했어야 했다. 하지만 큰 사회문제가 될까 우려해 호텔사장이 직접 한복 디자이너에게 찾아가 사과를 한 것도 우습다.

우리에게는 언제부터인지 나만이 돋보여야 한다는 풍조가 팽배해있다. 옷도 마찬가지다. 이번 한복 논란은 그런 점에서 씁쓸함을 안겨준다.


박치우 / 복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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