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 아침의 시

2011-04-14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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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상한 눈으로
그의 죽음을 관찰한다

멕시코에서 날아왔다는 벌 떼
총알을 양의 얼굴과 가슴에
이유없이 세 개나 공격한 것을 보고 있다

노출된 뇌의 흐트러짐
얼룩진 살점의 고통
죽은 자의 번호
컴퓨터는 아픔을 이해하지 못한다
화면에 미세하게 보여 줄 뿐


나는 아메리카의 비극을 보는 것이다
이것이 자유라는 것일까
날마다 총알은 무방비 상태다

숲은 이미 살인 벌 떼로 가득 차 버렸다
양들이 살 곳은 어디일까


- 조윤호(1938 - ) ‘살인 벌 떼’ 전문


영악하기까지 한 살인벌이 수영장에 잠수한 사람을 기다렸다가 공격하기도 한다는 끔찍한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살인벌의 번식을 막지 못한다면 큰 재앙이 될 것은 뻔한 일이다. 그런데 살인벌보다 더 잔인하고 위험한 동물이 있다. 바로 사람이다. 벌의 침처럼 총을 쏘아 같은 종족인 다른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다. ‘이유 없이’ 쏘기도 한다. 자유를 찾아 아메리카로 이민 온 우리 양들이 살 곳은 어디일까.

김동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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