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시 안내 / 미국 조각 거장 데이빗 스미스 작품전
▶ 7월 24일까지 LACMA서 후기 대작 등 100여점 전시
용접공으로 일하며 독학
조각에 추상표현주의 도입
‘큐비 시리즈’로 세계적 명성
LA카운티 뮤지엄은 4월3일부터 7월24일까지 20세기 미국의 가장 위대한 조각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데이빗 스미스(David Smith, 1906-65) 작품전을 개최한다.
‘육면체들과 무질서’(Cubes and Anarchy)란 제목의 이 조각전시회는 강철 재료의 기하학적 조형물로 유명한 데이빗 스미스의 초기 작품들부터 후기 대작들까지 100여점(드로잉, 회화, 스케치북, 사진 포함)을 라크마(LACMA)가 25년간 공들여 모아 마련한 기획전이다.
작가는 라크마가 그의 대규모 작품전을 기획중이던 1965년 차 사고로 갑작스럽게 타계했으며, 라크마는 그때 추모전을 연 이후 이번에 처음으로 작품세계 전체를 보여주는 특별전을 마련했다.
데이빗 스미스는 인디애나주에서 태어나 오하이오 주립대와 노터데임 대학을 잠깐 다녔으나 정식 아트 공부를 한 적이 없다. 그는 재학시절 아르바이트로 자동차 공장에서 용접공과 리벳공으로 일했고 나중에는 탱크공장에서도 일했는데 이런 공장 노동경험이 훗날 그의 작품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1926년 뉴욕으로 이주, 미술학생 리그에 합류해 미술가들과 교류하기 시작한 그는 1930년대 초 피카소의 큐비즘과 러시아의 구조주의 아방가르드, 초현실주의 등에 영향을 받고 당시 화가들이 추구했던 추상표현주의를 조각에 도입함으로써 ‘기하학적 추상’을 창조해냈다.
블루칼러 노동자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그는 당시 산업용 재료로만 사용됐던 스테인리스 스틸을 처음 아트에 사용했고, 주물을 뜨지 않고 산업기술인 용접방식으로 작품을 창작한 최초의 예술가였다. 50년대 초에는 스테인리스 스틸 표면에 사포로 스크래치를 내는 테크닉을 개발, 큐비(Cubi) 시리즈로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올랐고, 구겐하임 영예의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의 마지막 작품인 ‘큐비 27’(Cubi XXVII)은 2005년 유명한 컬렉터 일라이 브로드가 2,300만달러에 구입했는데 이번 라크마 전시에 대여해줘 전시장 맨 앞을 장식하고 있다. 레스닉 파빌리온의 중앙 전시장에 설치된 데이빗 스미스 조각전은 반투명 스크린을 이용한 특이하고 산뜻한 전시 디자인으로 기하학적 강철 조형물의 매력을 잘 살리고 있다.
라크마 입장료 10-15달러.(17세 이하 무료, 주중 5시 이후 무료, 매월 둘째 화요일 무료) 수요일 휴관.
5905 Wilshire Blvd. LA, CA 90036, (323)857-6000
<정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