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판매가 활기를 찾는 4월이다. 첫 주택 구입자에 대한 정부의 혜택이 시행되던 지난해에 비하면 다소 주춤하지만 거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세금 보고 기간이 지나면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주택 매매를 원하는 학부형들로 곧 본격적인 성수기를 맞게 된다. 부동산 중개인들은 셀러와 바이어간에 여러 조건에 대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며 순조로운 거래 성사를 위해 준비해야 할 사항을 조언했다.
■ 느긋하게 준비하고 행동하라
뉴저지의 중개인 홍종석씨는 셀러와 바이어 모두에게 “조급하게 판단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홍씨는 “가격이 더 떨어지기 전에 팔려는 사람과 모기지가 더 올라가지 전에 사려는 사람들의 이해가 맞아 최근 거래가 크게 늘어났다”면서도 “서로 조급한 마음이 있다 보니 미리 확인해야 할 절차들을 소홀히 하고 경솔하게 행동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부동산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가장 많이 하는 조언이 “완전히 계약이 마쳐질 때까지 절대 집이 팔렸다(샀다)고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특히 셀러들은 거래가 끝나기도 전에 집을 팔았다고 생각하고 다른 집 구입에 나서는 경우가 있는데 낭패를 당하기 쉽다. 매매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은 95% 이상 조급함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셀러와 바이어가 집을 팔고 살 때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사항으로 셀러는 에스크로가 끝날 때까지 현재의
‘페이먼트를 지속해서 내라’는 것과 바이어는 ‘새로운 빚’을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뉴스타 부동산의 에릭 민씨는 “새 콘도를 구입할 때는 화이트 퍼밋이라고 불리는 입주 허가증도 꼭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떤 경우는 콘도가 지어지고 난 후에도 5~6개월 이상 퍼밋이 나오지 않아 학교와 직장 문제로 고민하는 바이어들이 종종 있다는 것이다.
■ 셀러가 주의할 점
▶시세를 정확히 파악한다: 집을 내놓은 지 오래됐지만 사겠다는 사람들의 문의조차 없다면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이 바로 리스팅 가격이다. 가장 현실적인 시세는 현재 주택시장 상황에서 바이어들이 지불하고 있는 금액이다. 정확한 주택시세를 산정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숏세일, 차압 등 급매성 매물의 가격을 반영하는 작업이다. 일반 매물에 비해 약 30% 낮은 가격에 매매되고 있는 급매성 매물의 가격을 반영해야 최근 바이어들의 기대치에 다가설 수 있다.
▶제시 가격에 감정을 상하지 말라: 오퍼 가격이 낮더라도 절대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 낮은 가격의 오퍼에 감정적으로 대응해 바이어측과의 접촉을 피한다면 협상할 기회마저 발로 차버리는 행위다. 최근처럼 주택 거래가 뜸해진 상황에서는 셀러가 얼마나 가격을 인하할 지 떠보려고 낮은 가격의 오퍼를 제출하는 바이어들이 많다. 이같은 바이어들에게 최근 주변에서 매매된 매물의 가격 정보를 제공해 다시 협상 테이블로 불러들이도록 한다.
▶오픈하우스 일정: 주택을 판매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중 하나가 오픈하우스이다. 물론 에이전트가 개별적으로 잠재 바이어를 데려와 주택을 판매할 수도 있지만 요즘같은 상황에서는 기대하기 힘들다. 그러나 오픈하우스는 셀러 입장에서는 가장 짜증나는 일중 하나다. 인테리어도 새로 해야 하고 이 기간중에는 집도 비워야 한다. 따라서 수시로 오픈하우스를 하게 되면 셀러의 입장이 난감해진다. 따라서 리스팅 계약시 오픈하우스를 언제 어느 기간만큼 한다는 것을 에이전트와 문서화하는 것이 확실하다.
▶커미션 : 커미션은 주택 판매 과정에서 가장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분야다. 따라서 문서화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커미션은 금액도 중요하지만 발생 시기도 중요하다. 이는 리스팅 기간과도 관계가 있다. 일반적으로 커미션 발생은 매매의 모든 과정이 종결됐을 때이다.
▶챙겨야 할 서류: 집 상태 설명서(seller property questionnaire), 워터 히터 적합서(water heater compliance), 보충 법령 공개서(supplemental statutory disclosure), 자연 재해 공개서(natural hazard disclosure), 터마이트 검사서(termite inspection) 등의 필수 서류들을 미리 정리해야한다.
■바이어가 주의할 점
▶지역 정보 수집: 매매 해당 지역의 정보를 알면 주택 구입 판단에 도움이 된다. 시세에만 연연하지 말고 지역의 인구 변동, 소득 수준, 공공기관 등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면 향후 지역 주택시장의 변동 추세를 읽을 수 있다. 차압률 현황, 주택 재고량 추이, 중간 주택가격, 주택 재고기간 등을 파악하면 지역 주택시장 상태를 이해할 수 있다.
▶무허가 증개축 여부 점검: 올해 주택을 구입할 계획이 있다면 무허가로 증·개축된 부분이 있는 지 철저히 파악해야 한다. 만약 무허가 증개축 사실이 발견되면 주택 구입 거래가 끝나기 전에 셀러에게 정정을 요구해야 주택 구입 후 피해를 막을 수 있다. 무허가 증개축 부분이 심각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바이어들은 집을 빨리 사려는 조바심에 눈감아주기도 한다. 재정난을 겪고 있는 시에서 최근 수익 확보를 위해 불법 증개축에 대한 점검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명심
하라.
▶숏세일 때 복수매물 선정: 뉴저지 지역 한인 중개사들에 따르면 최근 거래되는 건수의 약 3분의 1을 숏세일이 차지한다. 하지만 숏세일 매물 매매 성공률은 약 20%에 그친다고 한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오퍼 수락여부도 불투명하다. 따라서 올해 숏세일 매물을 구입할 계획이라면 한 매물에만 집중하지 말고 여러 매물을 구입 대상으로 선정하고 접근해야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다.
▶마음에 들어도 포기할 줄 알아야: 아무리 맘에 쏙 드는 드림 홈이더라도 거래 조건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거래를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한번 본 집에 너무 집착하다가 여러 거래 조건을 불리하게 이끌어가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협상을 포기할 수 있는 능력이 때로는 가장 효과적인 협상 기술이라고 말한다. 드림 홈을 포기하더라도 주택 시장에 대기 중인 매물이 많기 때문에 차분히 주택 쇼핑을 다시 시작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박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