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리미트리스 (Limitless)

2011-03-1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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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리미트리스 (Limitless)

억만장자 칼(로버트 드 니로·왼쪽)과 에디(브래들리 쿠퍼)가 기업 합병을 논의하고 있다.

★★★½ (5개 만점)

“이 알약이면 두뇌가 100% 가동되지”

당신의 뇌의 기능을 100% 가동시킬 수 있는(우리는 뇌의 기능을 10%만 사용한다는 것이 통설이나 이것은 과학적으로 신빙성이 약한 이론이다) 약이 있다면 당신은 엄청난 부작용을 감수하고서라고 그것을 복용할 뜻이 있는가. 이 영화는 이런 질문 하에 만들어진 일종의 공상과학 서스펜스 액션 스릴러로 보는 사람의 지능을 도전적으로 자극시키는 흥미진진한 작품이다.


영화가 마치 내용 속의 디자이너 드럭을 먹은 것처럼 취해 광란의 몽상을 하듯이 어질어질한데 스타일도 아주 말끔하고 맵시 있으며 속도도 빨라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이다. 긴장감 있고 폭력 속에 블랙 유머와 위트까지 겸한 재미 만점의 오락영화로 자연적이요 생태적인 것을 조작하려는 인간의 욕망에 대한 경고 메시지마저 지녔다. 원작은 앨란 그린의 소설 ‘다크 필즈’.

뉴욕에 사는 에디 모라(브래들리 쿠퍼-총제작 겸)는 글이 안 써져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좌절감에 빠져 있는 작가. 이로 인해 애인 린디(애비 코니쉬-좋은 배우가 장식품으로 사용 된다)로 부터도 버림을 받는다.

에디는 우연히 만난 전처의 처남이 준 아직 실험단계인 ‘스마트 드럭’ NZT를 한 알 복용하면서 그의 뇌의 기능이 100% 가동된다. 원고를 순식간에 탈고하고 자기가 과거에 보고 듣고 읽은 모든 것을 생생히 기억하고 악보를 한번 보고 전곡을 연주하며 또 매우 난해한 방정식도 쉽게 푸는가 하면 외국어를 순식간에 구사하며 관찰력도 고도로 예민해 진다. 그리고 유머와 위트와 언변도 비상하게 발달해 남녀가 모두 그에게 매료된다. 단 약을 계속해 복용해야 이런 능력을 계속해 유지할 수가 있다.

에디의 다음 단계는 월스트릿에로의 진출. 그는 러시안 갱으로부터 고리채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 단숨에 백만장자가 된다. 이런 에디를 눈여겨보는 사람이 사상 최대의 기업합병을 추진 중인 억만장자 칼 밴 룬(로버트 드 니로). 칼은 에디를 자신의 참모로 고용한다.

그런데 에디는 약이 떨어지면서 엄청나게 나쁜 부작용에 시달리게 된다. 이로 인해 그는 자기가 광란의 밤을 지낸 것조차 기억 못하는가 하면 파티걸 살인 용의자로 몰리게 된다. 그가 이런 부작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처남으로부터 계속해 약을 공급 받는 것. 그런데 역시 이 약을 노린 러시안 갱이 처남을 살해하면서 에디는 혈안이 되어 처남이 아파트에 숨겨둔 약을 찾는다. 간신히 약을 찾아낸 에디는 계속해 그것을 복용, 완벽한 자신을 즐기나 약이 점점 떨어져가면서 약의 원천 공급자를 찾아 헤맨다.

영화는 현재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식으로 진행되는데 에디가 다시 현재로 돌아와 자기를 죽이려는 러시안 갱과 아파트 안에서 벌이는 총칼이 동원된 흡혈 결투가 우습고 잔인하다.

‘행오버’로 스타가 된 쿠퍼가 영화를 혼자 짊어지다시피 하고 열연하는데 촬영과 음악도 매우 빠르고 박진감 있다. 닐 버거 감독. PG-13. Relativity.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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