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덤으로 사는 인생

2011-03-11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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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 넘으면 남의 나이를 산다고 하는 말이 있다. 옛날 환갑 살기도 어렵던 시절 장수를 덤으로 생각하여 축수하여 하는 말이 아닌가 생각한다.

나도 요즘 덤을 즐겨하는 인생을 살고 있다. 내가 자주 가는 미용학원이 있다. 덤의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처음 머리를 깎을 때 노란 카드를 내어주며 10번을 깎으면 한 번 공(덤)으로 깎을 수 있다고 했다. 다른 이발소에 비에 이발료가 절반도 안 되는 6달러, 엄청 싸다. 거기에다 10번을 깎으면 덤을 준다니, 싼 이발요금에 덤이 올무가 됐는지 그동안 여러 번 덤으로 이발했다.

갈 때마다 이발사의 얼굴도 바뀐다. 그런고로 이발 스타일도 또 다르게 마련이다. 더 갈 이유가 생겼다. 다름 아니라 이제부터는 10번에 한 번하던 덤을 5번에 덤을 준다니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역시 덤의 매력은 있다. 머리의 모양보다 싼 이발료와 덤이 더 친근해 지는 것 같다. 이런 느슨한 생각도 늙은 나이 탓인 것 같다. 그래도 다행한 것은 까치머리로 깎았어도 나는 항상 두상에 베레모를 얹고 다니니 또 염려를 놓을 수 있다. 덤은 역시 잔잔한 정을 끌게 하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이경주/ 워싱턴 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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