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청개구리’

2011-03-08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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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마루 문 열면
이파리 뒤에 숨어 울던
청개구리 울음

개고을 개고을
가냘픈 그 소리
들을 수 없다
헤엄칠 수 없는 물
산도 그 산이 아니네
오염된 이 산천(山川)

냇가에 모신 어머니 묘
이장할 곳 어딜까
개, 고을 개 고을


최익철(1946 - ) ‘청개구리’ 전문

개구리가 잠을 깬다는 경칩을 보내며 ‘개구래기 시인’이란 별명을 가진 최익철 시인이 생각났다. 그가 즐겨 쓰는 개구리 시들은 개구리 소리를 전처럼 흔하게 들을 수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고국에서는 미꾸라지, 우렁이나 뱀과 같이 개구리가 귀한 동물이 돼가고 있나보다. 청개구리가 불효를 뉘우치고 어머니의 묘를 이장하려고 해도 오염된 산천에서는 갈 곳이 없다. 그래서 개구리의 소리가 “개, 고을 개 고을” 욕을 하는 것처럼 들린다.

김동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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