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교회 ‘성경교체’ 바람

2011-03-0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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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성영락·주님의영광 등 대형교회

한인교회 ‘성경교체’ 바람

기존의 ‘개역한글’ 성경 대신에 ‘개역개정’ 성경을 공식 강단용으로 선택하는 한인교회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독 서점가에서도 새 성경의 판매가 점차 활발해지는 추세다.

‘개역한글’ 대신 ‘개역개정’ 채택
일부선 새신자에 편한 ‘새번역’ 사용

한인 교회들이 예배 등 공식적인 자리에서 사용하는 ‘강단용 성경’을 ‘개역개정’(1998년 초판 이래 4판 발행)으로 바꾸는 사례가 계속 늘고 있다.

최근 나성영락교회가 기존에 사용하던 ‘개역한글’ 성경 대신에 ‘개역개정’ 성경을 선택했다. 이 교회 이중수 목사는 “이제는 기존 성경이 활발하게 출판되지 않기 때문에 교회 이름을 새겨 특별 제작한 새 성경과 새 찬송가 합본을 교회에서 판매하고 있다”며 “3주에 걸쳐 광고한 뒤 이달 6일부터 예배시간에 개역개정을 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미 한인 교계에서는 주님의영광교회, 충현선교교회, 나성열린문교회, 남가주사랑의교회, 세리토스장로교회 등 중·대형 교회들이 지난 2년 사이에 변화의 물결에 합류했으며, 나성한인교회 등 준비단계에 있는 교회들도 적지 않다.

반면 LA사랑의교회, 은혜한인교회, 베델한인교회 등은 아직까지 1961년에 결정판이 나온 개역한글 성경을 사용하고 있으며 당분간 교체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즘 대다수 크리스천들이 성경책과 찬송가책이 합본돼 있는 제품을 구입하는 가운데 성경책을 바꾼 교회들 모두가 찬송가책까지 바꾼 것은 아니다. 주님의영광교회, 나성영락교회, 충현선교회 등은 2006년 발행된 새 찬송가(일명 21세기 찬송가)를 사용하지만, 남가주사랑의교회의 경우 기존의 ‘통일찬송가(일명 558장 찬송가)를 그대로 쓰고 있다. 때문에 교회를 옮기는 교인들이 성경책은 물론 찬송가책까지 달라 불편을 겪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 개신교계에서 초판이 나온 지 8년만인 2006년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진 개역개정 성경이 미주 한인교계에서도 점차 대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에서는 교회들의 70~80%가 공식 성경을 바꾼 것으로 안다”는 조이기독교서점의 박순태 대표는 “이곳에서도 개역개정의 판매가 꾸준히 늘어 개인 고객의 약 50%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제품 선택폭이 좁아지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개역한글도 한국에서 출판된다. 하지만 교회가 단체 구입을 하는 경우에는 개역개정을 주로 찾는다”며 “성경책 값이 만만치 않은 것이 변화가 더딘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패사디나장로교회, 크로스로드교회, 포도원교회 등 일부 교회들은 2001년 출판된 새번역(1993년에 나온 표준새번역을 개정한 것)을 쓰기도 한다. 가정교회 사역을 활발히 하는 크로스로드교회 전길성 담임목사는 “예수님을 처음 믿는 분들을 위해 약 7년 전부터 새번역을 쓰고 있다”며 “기존 신자들이 ‘성경 같지 않다’며 불편해 하기도 하지만 성경공부에 참여하는 새 신자들이 ‘이해하기 쉬워서 좋다’고 한다. 말씀이 이해되어야 묵상도 하고 적용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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