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랭고 (Rango)

2011-03-0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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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스턴 영화 풍자한 모험 액션물

랭고 (Rango)

무법자들의 셰리프가 된 랭고(오른쪽에서 두번째).

옛날에 프랑코 네로가 주연한 관 속에 기관총을 담고 다니면서 적을 처치한 스파게티 웨스턴의 또 다른 영웅 ‘쟁고’를 본 사람들은 금방 제목 랭고가 쟁고를 흉내 냈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자니 뎁과 ‘카리브의 해적’ 시리즈를 3편 같이 만든 고어 버빈스키 감독이 다시 손잡고 만든 만화영화로 우습고 그림과 촬영이 훌륭한 액션이 콩 튀듯 하는 모험영화다.

제목에서 보다시피 영화는 웨스턴을 풍자했는데 특히 게리 쿠퍼의 ‘하이 눈’과 세르지오 레오네의 ‘옛날 옛적 서부에’를 많이 풍자했다. 이 밖에도 이 영화를 패라마운트와 같이 만든 특수효과 회사인 IL&M의 창설자 조지 루카스(그래서 특수효과도 대단하다)의 ‘스타워즈’와 ‘E.T.’ 등 다른 많은 영화들을 모방하고 풍자했다.


영화는 4마리의 올빼미가 마리아치 음악을 연주하면서 마치 그릭 코러스처럼 내용을 설명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주인공 랭고(뎁이 온갖 라티노 억양을 써가면서 기찬 음성연기를 한다)는 집에서 키우는 애완용 카멜레온인데 자기를 배우로 착각하는 정체성 혼란증에 걸린 친구다.

랭고가 이삿짐에 실려 가다가 사막 한 복판의 길바닥에 떨어지면서 그의 모험이 시작된다. 우선 랭고는 독수리한테 쫓겨 다니느라 죽을 고생을 한 뒤 황량하고 거칠기 짝이 없는 서부의 한 황폐한 무법천지 마을 더트에 도착한다. 이 마을은 휠체어에 앉아 동네 수원지를 독차지하고 있는 흉물이 목이 마른 주민들(사람이 아니라 설치류 등 사막의 각종 짐승들로 모양과 성격이 가지각색)을 지배하고 있다.

살룬에는 법보다 총이 가까운 무법의 설치류 동물들이 진을 치고 있는데 이들은 다 휠체어 두목의 졸개들이다. 소심하고 겁 많은 랭고는 우여곡절 끝에 떠밀리다시피 해 마을의 셰리프가 된다(거기에는 예쁜 암컷 쥐의 격려가 한 몫 한다). 이때부터 랭고는 주민들을 위한 수원을 개방시키기 위해 진짜로 영웅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이에 대노한 두목은 고용 킬러인 대형 뱀을 불러다가 랭고와 대결시키는데 랭고는 기지와 용기를 발휘, 위기를 넘긴다. 그리고 랭고의 용기에 감복한 주민들도 총궐기해 악한 측과 대 결전을 치른다.

국외자가 무법천지에 도착해 그 곳에 법과 질서를 유지해 주고 떠난다는 정통 웨스턴의 내용인데 뎁 외에 이슬라 피셔, 애비게일 브레슬린, 알프레드 몰리나, 빌 나이, 레이 윈스턴 및 티머시 올리판트(이스트우드 음성 모방) 등이 음성연기를 잘 한다. 어른들도 즐길 수 있는 영화로 아주 어린 아이들에겐 다소 무섭다.
PG.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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