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시장의 흐름 ‘4대 요소’ 읽어라

2011-03-0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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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자산 중 부동산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미국의 경우 개인 자산의 평균 3분의 1이 부동산 자산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미국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자산을 금액화 할 경우 약 20조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보유 부동산 자산 규모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누구나 부동산 자산을 소유했거나 소유했던 경험이 있다.

따라서 일반 주택 소유주는 물론 전문 투자자들도 부동산 시장의 추이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부동산 시장도 경제와 마찬가지로 순환기가 있고 부동산 시장이 순환되도록 하는 요소들이 있다. 이들 요소들을 먼저 파악하면 부동산 시장이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향할 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는 4가지 요소에 대해 알아본다.

■인구 현황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인구 현황이다. 인구 현황에는 단순히 인구수만 포함되는 것이 아니다. 평균 연령대, 인종 분포, 성별 비율, 개인 소득, 이민 형태, 인구 증감 등에 대한 자료도 살펴야 부동산 시장의 반응을 감지할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을 분석할 때 인구관련 자료가 때로는 뒤로 밀리기도 하는데 인구 현황에 따라 부동산 가치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인구 변동으로 인해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때로는 인구 변동이 부동산의 모습까지 바꾸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대형 주택 대신 소형 주택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 이같은 현상이 발생한다. 인구 변동이 부동산 시장에 주는 영향은 길게 수십년 간 지속되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 분석을 위해서는 인구 현황을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인구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가장 좋은 예로 미국의 ‘베이비부머’세대를 들 수 있다. 2차대전 직후인 1945년부터 64년 사이에 출생한 세대로 지난해부터 은퇴에 돌입하기 시작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물결로 부동산 시장에 향후 10년간 과거와 다른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은퇴 후에도 자금에 여유가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는 휴양지의 ‘별장용’ 주택 구입에 대한 관심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들 수요를 노린 ‘별장용’ 주택에 투자하는 투자자들도 함께 늘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은퇴 후 수입이 감소했거나 자녀가 결혼 후 분가한 베이비부머 세대의 경우 현재 살고 있는 주택보다 규모가 작은 주택으로 이사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당분간 대형 주택보다는 소형 주택에 대한 수요가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이자율 추이

모든 금융상품과 마찬가지로 부동산 시장 역시 이자율 등락에 따라 민감하게 움직인다. 부동산 시장이 이자율에 반응하는 형태는 실제 부동산에 투자하는 경우와 부동산 투자 기금에 투자하는 경우 정반대로 나타난다. 우선 실제 부동산을 구입하는 경우 이자율이 내려가면 구입 수요가 늘어 부동산 가치를 끌어 올리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자율이 하락하면 모기지 비용이 감소하기 때문에 부동산 구입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가 증가하는 것은 당연하다.

반대로 이자율이 오르면 융자 비용이 상승해 부동산 구입 수요가 줄어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게 된다. 오바마 행정부가 주택시장 침체 후 낮은 금리기조를 유지하며 주택 구입 수요를 부추기려고 노력했던 점이 좋은 예다.

반면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집해 부동산 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분배하는 ‘부동산 투자신탁’(REIT)의 가치는 이자율과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채권가격이 이자율 움직임과 반대로 움직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시중 이자율이 하락할 경우 REIT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효과가 있어 REIT의 가치가 오르게 된다. 반대로 이자율이 상승하면 부동산 구입 비용이 동반 상승해 REIT의 수익률이 낮아지므로 가치는 떨어진다.

■정부 정책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인위적으로 개입할 경우 부동산 시장이 출렁이게 된다. 철저한 시장경제로 시장 자율 기능을 중시하는 미국도 최근 주택시장이 침체하자 인위적으로 주택 수요를 살리기 위한 정책을 쏟아낸 바 있다.

주택구입자에 대한 세제 지원, 정부 보증 융자한도 확대, 모기지 담보부 증권(MBS) 매입을 통한 유동성 공급 등의 정책을 통해 주택시장 부양에 총력을 기울여 오고 있다. 이같은 부동산 시장 부양 정책으로 급한 불을 끄는데 성공했지만 주택시장이 자생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을 떨어트렸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이처럼 정부가 실시하는 부동산 관련 정책에도 기를 귀울여야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을 간파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연방정부의 부동산 시장 부양책 중 세제 지원안의 경우 일시적으로 큰 폭의 주택 구입 수요를 증가시키는데 성공했다. 2009년 오바마 행정부가 대대적으로 실시한 첫 주택구입자에 대한 세제 지원정책을 통해 약 90만채 주택이 매매된 것으로 전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집계하고 있다.

■경제 현황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 지표로는 국내총생산(GDP), 고용률, 제조업 활동지수, 물가 등이 있는데 이들 지표가 악화되면 부동산 시장도 대개 예외없이 불경기를 타게 된다. 따라서 경제지표와 부동산 시장은 거의 동일하게 움직인다고 볼 수 있는데 부동산 형태에 따라 반응하는 속도는 조금씩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상업용 부동산 중 호텔 부문의 경우 경제지표의 변화를 가장 빠르게 받아들이는 부문이다. 불경기가 시작되면 회사들은 가장 먼저 불필요한 출장을 줄이게 마련이고 일반 가정들도 가급적이면 여행을 자제한다. 따라서 호텔들은 숙박료 인하 등을 통해 숙박객 유치에 나서는데 수익률 악화를 감수해야 한다.

또 호텔의 임대구조가 기타 상업용 건물과 달리 ‘초단기’ 임대구조인 점도 경제 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이유다. 반면 사무실, 상가, 창고건물 등 기타 건물의 임대계약 기간은 최소 1년 이상인 경우가 많아 경제 침체에 대한 반응 속도가 호텔건물에 비해 다소 더디다고 할 수 있다.


<준 최 객원기자>


부동산 시장은 인구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최근 은퇴를 시작한 베이비부머 인구가 늘고 있는데 이들의 수요에 따라 주택시장도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정책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출렁거리는 경우가 많다. 얼마전 마감된 주택구입자 세제혜택 제공안 등이 대표적인 부양책으로 주택 수요를 일시적으로 증가시키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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