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담한 북한
2011-02-28 (월) 12:00:00
약 3년 전 한국 기아대책 기구의 정정섭 회장과 영동 세브란스 병원의 이비인후과 과장인 최홍식 박사와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한국 기아대책기구의 후원으로 평양 낙랑지구에 ‘인인 섬김 병원’을 짓고 있었는데 그 진척 상황을 보기 위함이었다.
중국 심양에서 북한행 고려항공에 탑승했는데, 우선 비행기가 얼마나 낙후되었는지 음료나 음식을 먹을 때 펴는 좌석 앞 트레이가 옛날 우리가 쓰던 양은그릇을 두드려 편듯하였다. 북한 여객기가 너무 노쇠하여 추락위험이 큰 고로 이젠 중국 이외에 유럽이나 러시아에서 북한 여객기의 착륙을 거부할 지경이라고 한다.
또한 우리에게 읽으라고 주어진 ‘노동신문’은 단 4페이지였는데, 그것도 김정일의 동정을 알리는 것과 공산당의 선전 및 주체사상에 대한 해설 등이 대부분이었다.
답답한 마음으로 얼마를 지나자 옆에 계시던 정 회장께서 창밖을 보라고 하면서 이제 여기부터가 북한 땅이라고 하셨다. 아니 어떻게 여기부터 북한 땅인지 아시느냐고 물으니 북한에 들어서면 우선 산천조차 피폐되어 자연 환경만 보아도 중국과 구별이 된다는 것이었다.
방문 이틀째 되는 날 우리는 병원공사를 맡아 시공 중에 있는 ‘정원’이란 한국 건설 회사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 내 눈길을 끈 것은 “포기란 배추를 셀 때만 쓰는 말입니다” 하는 액자였다.
왜 저런 글귀를 벽에 붙여 놨을까 하고 의아하던 나는 그들의 현지 체류생활과 감옥과도 같이 폐쇄된 사회 속에서 하루하루를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설명을 들었다. 북한 사람들의 비참한 삶을 피부로 실감할 수 있었다.
이세희/Lee&Assoc.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