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00가지 달걀 요리와 주방장 모자

2011-02-2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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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느 나라의 주방을 가더라도 주로 사용되는 식자재 중 하나가 달걀이다. 코스트 면에서나 영양 면에서나, 그 다양한 조리방법으로도 어느 식사메뉴나 코스에 적용되는 훌륭한 레서피 주제이다.

편한 이유식부터 프랑스 요리를 대표하는 상징인 실험적 고분자요리(Molecular Gastronomy)에도 시작과 연구의 대상이다. 살펴보면 달걀요리는 오늘날의 멋진 주방장 모자(toque chef hat)와 깊은 역사적 관련과 의미를 함께 담고 있다.

셰프의 왕이라 부르는 프랑스의 안톤 카렘 Marie Antoine Careme(1784~1833)이 썼다는 최대 100개 주름 잡힌 셰프 모자(towering 100 pleated chef hat)에서 유래되며 그 모자 주름수의 결정은 당시 달걀요리를 몇 가지 매스터 했냐에 따라 결정되었다고 한다.


주변 식당에서도 주름이 많이 잡힌 하얀 높은 모자를 쓴 멋진 주방장을 만날 수 있다. 일단 보기만 해도 훤하게 누구보다 커 보여 멋지다(전통적으로 키가 크지 않은 프랑스 주방장에 최대 18인치의 모자 높이를 더했다고 상상해 보시라).

그러나 일단 내가 쓰고 있자면 가끔(실제로는 주로 주머니처럼 그 안에 무언가 넣을 수 있어 좋다)은 그 유래처럼 기본 조리기술에 대한 자격과 능력향상을 상기시켜 주는 흰색 램프처럼도 생각해 자기발전에 노력 경각의 상징인 셈이다.

문화나 메뉴, 코스, 요리, 제과, 종류의 가금류, 가공, 발효 종류, 생각해도 참 다양하고 달걀요리는 무엇보다 과학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몇 가지 필요한 숫자나 기본특성을 알면 조리에 많은 도움이 된다.

그 예가 완벽한 황금색만의 말랑한 삶은 달걀(boiled egg)인데 일단 3인치 정도의 물을 끓여, 소금을 조금 넣은 후 깨지지 않게 달걀을 조심스럽게 넣은 후 그로부터 정확히 10분(A Large egg), 12분 정도(AA Extra Large)면 완숙(hardboiled egg)이고 반숙(soft boil)일 경우 같은 방법으로 5분이다. 노른자가 정확히 중앙에 오게 하려면 중간에 물을 살살 돌려주어 자리잡게 도와주되 부딪쳐 깨지는 일이 없도록 한다. 이후 10분 찬물에 넣어두어 쉽게 껍질이 벗겨지게 하면 된다.

반숙의 경우 윗부분 껍질을 스푼보다 조금 크게 살짝 벗겨 프랑스 계란 컵(French Eggcup)에 담기만 해도 멋지게 토스트와 곁들여 보드랍게 흐르는 노른자도 깔끔히 떠먹을 수 있는 쉬운 방법이다.

이렇게 삶은 달걀 몇 개 정도 항시 냉장고에 보관하여 필요할 때 사용하면 바쁜 조리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너무 차갑지 않은 것이 특히 흰자거품 내기 등 제빵요리에 이상적 온도라는 점 등이 일상의 달걀요리 기본 팁이다.

언뜻 나의 셰프 모자를 램프 위에 올려놓고 주름을 세어본 기억이 나는데 60여개 정도였던 걸로 기억한다. 전통적으로 따지면 그 60개 달걀요리법을 매스터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100개의 주름이 아니라 참 다행이다. 이 정도면야 모자 자격증을 따는 신나는 도전이다. 마지막으로 혹시 식당에서 브렉퍼스트 디너에 주문한 달걀이 늦다면 이런 주방 용어 한마디쯤 하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투 서니 에그 당장 급행!”(two up’s on the 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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