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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 이자율’

2011-02-1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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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융자 얻기 더 힘들어진다

모기지 이자율이 계속 오르고 있다. 지난해 연말 6개월만에 5%를 넘었던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은 올해 들어서도 가파른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모기지 신청도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주 발표된 정부의 새로운 주택 파이낸싱 개혁안은 앞으로 모기지 얻기가 더 힘들어질 것을 예고하고 있다.

■ 이자율 상승 추이
계속 하락세를 기록하던 모기지 이자율이 상승세로 돌아선 후 5%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 중순이다. 당시 부동산 전문가들은 5%의 벽을 다시 넘은 것보다 전에 없이 가파른 오름세에 더욱 관심을 나타내며 자칫 부동산 경기 회복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했었다.이자율이 1% 상승하면 실제 주택 구입 비용은 10%가 높아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부동산 이론이기 때문이다.
또한 융자 승인을 받기 위한 조건도 올라간다. 예를 들어 이자율이 4.5%일 경우 10% 다운페이먼트, 40만달러의 모기지를 얻을 때 요구되는 연 수입은 8만4,000달러지만 5.5%일 때는 9만2,000달러가 필요하다. 실제로 모기지은행연합(MBA)은 이자율이 상승하던 그 주에 전국의 주택 융자 신청이 5% 줄었다고 밝혔다. 이런 우려는 계속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MBA에 따르면 30년 모기지 이율이 5.125%를 기록한 2월 셋째주 융자 신청은 전주 대비 9.5%가 감소하였다. 재융자신청의 경우도 전주대비 11.4%가 감소하면서 2009년 7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 원인과 전망
이같은 상승 현상은 모기지 이자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연방재무부가 발행하는 10년 국채 이자율(채권수익률)이 계속 올라가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2.38%에서 한달새 3.47%로 껑충 올라갔고 한 달 사이에 국채 이율이 이처럼 급상승한 것은 수십년내 처음이며 지방채(municipal bond) 이자까지 들썩이게 했다.


국채이자율의 상승은 올해도 지속되고 있어 2월 15일 현재 10년 만기 이자율이 3.64%에서 3.73%로 급등하면서 작년 4월이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같은 시기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은 5.125%, 15년의 경우에는 4.500%, 5년 변동은 3.75%까지 올라갔다. 작년 10월에 비해 5개월만에 1%나 올라간 것이다.

데이터분석기관인 HSH사는 “이율이 1% 올라간 것은 40만달러 모기지를 받는 경우 한달에 200달러 이상의 이자를 더 내야 한다는 의미”라며 “여전히 기록적으로 낮은 이자율이긴 하지만 상승세가 계속되면 주택 구입 예정자들을 망설이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파인리지모기지의 고진성씨는 “이자율 상승은 당분간 확실하고 5.5%를 넘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면서도 “심리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주택 경기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현재의 주택 경기 침체는 고용 시장 회복이 가시화되어야 살아날 수 있고 1~2%의 이자율이 수요와 공급을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 정부 개혁안 어떤 영향을 미칠까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11일 페니 매와 프레디 맥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주택시장 융자 시스템을 바꾸기 위한 조치방안으로 3가지의 대안을 제시했다.
연방정부는 ▶일부 모기지에 대하여 연방정부가 재보증(Reinsurance)해주는 모델 ▶이보다 더 제한적인 수준에서 경제 위기가 더 악화될 경우 연방정부가 마지막 보루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 ▶현재 정부가 연방주택청(Federal Housing Administration)을 통해 제공되는 융자보증프로그램 외에는 일체 관여를 하지 않는 방안 중 결정할 예정이다.

한마디로 2008년 9월 페니 매와 프레디 맥을 인수한 뒤 모기지 융자를 거의 떠맡고 있는 연방정부의 역할을 최소화하겠다는 요지다. 전문가들은 이번 방안이 현실화 되는 동안 모기지 융자를 얻기도 더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비용도 더욱 증대되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왜냐하면 아직 주택시장은 정부의 역할 없인 성립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취약하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가 양대 기관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서는 모기지 시장에 민간 영역의 자본 공급이 필수적
이기 때문에 이를 유도하기 위해 모기지 이율을 지속적으로 올릴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 있다.

현 오바마 정부의 주택시장 부양계획은 양대 국책모기지 기관과 연방주택청(FHA)이 삼각 축이 되어 이끌고 있다. 패니 매, 프레디 맥이 전체 주택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고 지난해 750억달러 이상을 정부가 보증했다. 이같은 적극적인 간섭에 힘입어 주택시장은 지난해부터 미약하나마 회생 기미를 보이고 있고 주택 판매도 4년간의 감소세를 끊어내고 회복세로 접어든
상황이다. 따라서 연방정부는 주택시장의 회복 및 경기회복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매우 신중하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입장을 천명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새로운 시스템이 운용되기까지는 5년 또는 그이상이 소요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박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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