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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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칼럼/ 친환경 건축자재 활용해야

2011-02-0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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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삼(소유디자인그룹 대표)

참 눈 많이 내리는 겨울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에 따른 것인지 아님 그냥 이번 겨울은 눈 많이 먹으라는 하느님의 뜻인지, 여하튼 끊임없이 내린다. 6층짜리 건물의 1, 2층과 건물 외벽을 전부 데모를 하고 나니 찾아온 화씨 9도. 공사 현장에서 필자는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았다. 너무 추워서...
벽까지 다 부수어버리고 나니 맨하탄 특유의 건물과 건물사이에서 불어오는 칼날 시퍼런 바람이 그냥 물밀듯이 쳐들어오는데, 몸은 얼어버리고 발바닥 감각은 없어지고 한 마디로 감당할수 없는 상황이었다. 기존의 천정을 뜯어보니 한술 더 뜨는 돌발 상황 발생. 이건 100년 묵은 케케묵은 곰팡이와 나무 썩는 냄새와 불에 타다 남은 덕트며 기계 쓰레기들이 필자의 데모팀을 어찌나 반갑게 맞이하는지. 죽다가 살아난 기분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 부터 시작이었다. 필자의 현장은 다름 아닌 맨하탄 아닌가? 영화, ‘여인의 향기’에서 알파치노의 대사는 뉴욕시를 가장 쿨하게 표현했었다. ‘전세계에서 가장 미친 쇼 서열 1위를 차지하는 도시(Center of Freak Show in the World)’. 다시 말해 필자가 공사하는 건물의 3 층부터 꼭대기층까지 거주하는 뉴요커들은 안그래도 보통이 넘는 친구들인데 하필이
면 데모를 올 해 최저 기온인 화씨 9도에 시작 했으니.... 이 엄동설한 한파에 그냥 두어도 워낙 오래된 건물이라서 틈새 바람에 살이 에일 정도인데 더
군다나 외벽이며, 천정이며 다 벗겨버렸으니. 그 사이 사이 틈새를 비집고 밀어닥치는 살을 깎아 내는 듯한 추위를 그냥 온 몸으로 만끽했으니 그들 뉴요커들이 어찌 견뎠겠는가.


지금도 한창 공사 순서와 전혀 상관없이 한창 인슐레이션 재료를 한 트럭사가지고 와서 나무 구조물들 사이에 꽉꽉 채워 놓고 쉿락(Sheet Rock)을 열심히 천정에 설치하고 있다. 이렇듯 이번 1월은 눈과 추위에 혼쭐나는 한 달이다.
그런데 중요하고도 놀라운 점은 이렇게 펜스를 치고 공사를 하는 곳이 생각 외로 많다는 것이다. 이렇게 바닥을 치고 있는 미국 중산층 경기에서 한 가닥 희망으로 봐야 되지 않나하는 생각이 필자의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 코너마다 공사 펜스들이며 허가서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고 헬멧을 착용한 공사 인부들이 커피로 몸을 추스리는 장면이 거의 블락마다 펼쳐지고 있다. 높은 분들이 하는 일이 제대로 되어 가는지 일반 중산층의 한 사람으로 실감하는데 꽤나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는 미리 짐작 하고는 있었다.

하지만 미국 경기가 바닥을 치고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매스컴을 접한 지 어느덧 1년이 훨씬 지난 지금에 와서 활발히 움직이는 맨하탄의 공사 현장들을 직접 보게 되니 마침내 피부로 직접 체험하게 되는구나하는 희망의 메시지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 아닌가 다시 한 번 생각하게끔 만든다. 공사 재료들을 실어 나르는 상업용 트럭들이 좁디좁은 맨하탄 거리 한 가운데를 떡하니 막고 교통체증을 유발시키는 상황에서도 필자는 콧노래를 부르며 차 안에서 마냥 기다리고 있으니 나 자신의 모습이 조금은 우스꽝스럽기도 하다.

이같은 일련의 사건들을 경험하고 나니 독자 여러분에게 몇가지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다.지구 온난화로 인한 문제 때문인지 건축업계에서도 친환경 건축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건축 디자인 과정에서 재활용 건축 자재의 사용을 통한 Tax 면제 프로그램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에너지 절약용 에어컨 기계들, 히팅 유닛들이며 새로운 LED 조명들 사용시 지역 유틸리티 회사와 연계되어 전기 비용감면 혜택까지도 신청할 수 있다. 혹시라도 지금 공사를 하거나 계획하는 중이라면 전문가와 상의를 통해 그냥 공사만 끝내는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공사 이후의 유지 관리 차원에서도 미리부터 세부 사항들을 하나 하나 따져봄이 바람직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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