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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어차피 빠질건데...

2010-12-2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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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이주 원장/베이사이드 이튼치과

어린 아이들을 검진하다가 “충치가 모두 몇개 있습니다. “ 라고 부모님께 말씀드릴 때, 공연히 미안한 마음이 든다. 아이 부모님은 아이 충치가 한두개 정도로 예상하고 왔는데, 아이의 치아 마다 충치가 있을 때는 충치 갯수를 말할 때 부모님 눈을 피하고 싶은 심정이 든다.아이들이 충치가 많이 있을 때는 그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원인중에 하나는 칫솔질 습관에서 비롯된다. 아이들의 칫솔질은 치아가 잇몸밖으로 나오는 순간 부터 시작된다고 보면 된다. 갓난 아기 부터 걸음마 단계 까지의 아이들은 깨끗한 거즈로 문지르듯이 닦아주면 된다. 물론 시중에는 어른 손가락에 끼우고 사용하는 제품도 있다. 걸음마 단계에서 2-3세 까지는 유아용 칫솔과 먹어도 되는 치약을 사용한다. 아이가 치약을 뱉을 수 있다면, 불소가 함유된 아이용 치약으로 바꿀 수 있다. 5-6세 정도가 되면, 아이들 혼자서도 스스로 칫솔질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손놀림이 자연스러워 진다. 이때 부터는 부모님이 아이들 칫솔질에 대한 관심이 멀어지는 시기가 되지만, 최소한 7-8 세 까지는 부모님이 항상 관심을 갖고 옆에서 지켜 봐 주어야 충치 발생율이 적어진다.

칫솔질을 언제 하는지 역시 중요하다. 식후에 하는 칫솔질 과 잠자리에 들기 전에 하는 칫솔질이 가장 중요하다. 식후에 하는 칫솔질의 중요성은 너무 잘 알고 있는 상식이기 때문에 오히려 간과되곤 한다. 입안에서 충치를 유발하는 박테리아들은 음식이 들어오면 활발한 활동을 시작하기 때문에, 식후 칫솔질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점심식사 후 칫솔질을 하기는 힘들 것이다. 이런 경우, 최소한 점심 식사후 탄산소다 대신에 식수를 이용해 입가심을 하도록 권장하여야 할 것이다.잠자리에 들게 되면, 입안의 혐기성 박테리아들이 본격적인 증식을 시작한다. 아침에 일어 났을
때 누구를 막론하고 입에서 냄새가 나는 이유는 잠자는 시간 동안 혐기성 박테리아들이 입냄새 유발물질을 만드는 ‘작품’ 활동을 활발하게 하기 때문인 것이다. 따라서, 잠자리에 들기 전에 칫솔질을 하는 것은 충치예방은 물론, 아침 입냄새를 줄이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아이들은 부모의 거울이라 한다. 부모가 아이들 앞에서 열심히 칫솔질을 하는 모습은 아이들에게 그대로 투영되기 마련이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특히 첫째 아이가 칫솔질 습관을 바르게 갖고 있으면, 나머지 아이들은 경쟁적으로 따라하게된다는 것을 알았다. 물론, 모든 경우에 해당되지는 않겠지만.
“어차피 빠질 건데,,,” 라며, 아이들의 치아를 방치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 이유를 일일히 열거하는것은 치과대학의 한학기 강의를 듣는것 만큼 방대한 양이 된다. 다만, 조물주가 인간을 만드셨을때, 매우 합당한 이유로 치아도 만드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아이들 치아라도 쉽게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유추하기 어렵지 않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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