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건강칼럼/ 만성방광염

2010-12-07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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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희(평강체질한의원)

하루에도 수십 번 소변을 보고 싶고 만성적인 통증에 시달리고 있는 주부들, 이처럼 누구한테도 말 할 수 없는 고통에서 사는 낙까지 잃었다고 하는 주부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방광염은 여성들에게 매우 흔한 질병중의 하나인데, 여성들은 요도길이가 3-4cm 정도로 짧고 굵으며 직선이기 때문에 항문이나 질에서 가까워 세균의 감염이 쉽게 일어난다.

때문에 방광에 대장균, 포도상 구균 등의 세균이 침입해 염증을 일으키면서 방광염이 되는 것이다. 이를 세균성 방광염이라고 하는데 이때는 항생제 치료로 쉽게 호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중년에 생기는 방광염은 그 양상이 조금 다르다. 일단 중년 이후에 생기는 방광염은 대부분 “비세균성 방광염”이며, 나이가 들면서 방광의 기능이 쇠퇴해 생기는 “만성 난치성 방광염”, 즉 “간질성 방광염”이 있는데 이는 방광 내벽에 섬유화가 진행 되면서 방광의 기능이 상실되어 생기며, 증상은 물론 일반 방광염과 비슷하다.


방광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느끼는 요의가 문제이며, 일단 방광염에 걸리면 하루에 10회 이상의 소변을 보게 되고 소변을 본 후에도 시원하지 않은 잔뇨감이 남게 된다. 때로는 요실금처럼 소변을 참지 못해 조금씩 흘리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 밤에도 10여 차례 이상 소변을 보기 위해 깨어나야 하기 때문에 불면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외에도 성행위를 할 때 음핵이나 요도 입구를 압박하는 과정에서 감각조직의 마찰이 일어나 극심한 성교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증상은 때론 부가적인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만성 방광염을 앓는 대부분 여성들이 계속되는 요의와 통증으로 외출이나 사람 만나는 것 자체를 꺼리게 되는데, 심할 경우 대인 기피증이나 우울증까지 번지기도 한다.

실제로 펜실바니아 대학 조셉 노비 박사와 연구진의 연구 결과, 방광염 중증인 여성이 경증 여성에 비해 우울증 위험이 10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더욱 큰 문제는 방광염에 대한 마땅한 치료법이 없다는 점이다. 세균성 방광염은 항생제 치료가 가능하지만 이는 세균에 원인이 있지 않아 항생제에도 별다른 효과를 기대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단지 통증을 다스리는 정도는 가능하지만 이 역시도 계속되다 보면 자칫 내성이 생기거나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그렇다면 중년 여성들에게 찾아오는 이런 난치성 방광염은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 많은 여성들이 간질성 방광염에 시달리면서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아예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그 이유는 약물 요법에 별다른 효과가 없고 계속 재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난치성 방광염은 내성과 부작용이 없고 방광의 기능을 근본적으로 치료 할 수 있는 통합적인 치료가 필요하며, 이는 방광염 자체를 신장과 방광의 기능이 약해지면서 잦은 요의와 통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보기 때문이다.

난치성 방광염으로 고통 받고 있다면 내성의 위험이 있는 지나친 항생제의 치료 대신 천연 한약재를 이용한 한방치료가 더욱더 나을 수 있음 을 확신하며, 방광염은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배뇨 불리, 융폐 등의 범주에 속하기 때문에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들 장기의 기능을 보하고 염증을 치료하는 항염 치료와 함께 약해진 장기를 보강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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