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벌레스크 (Burlesque)

2010-11-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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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에 온 시골처녀 성공기

벌레스크 (Burlesque)

쇼걸이 꿈인 촌 색시 알리(크리스티나 아길레라)와 라운지 주인 테스(셰어·왼쪽).

★★★

외양이나 내용이 모두 할리웃 사상 최악의 뮤지컬 중 하나로 꼽히는 ‘쇼걸스’를 닮았지만 그 영화보다는 훨씬 낫다. 엄청나게 큰 목소리와 재능을 지닌 시골처녀가 야망을 품고 LA에 진출, 여러 가지 난관을 극복하고 꿈을 이룬다는 통속적인 얘기다.

수없이 많이 듣고 본 얘기와 함께 어색하기 짝이 없는 주인공 역의 유명 가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데뷔작)의 연기와 초보 실력의 유치한 각본 등 질을 따지자면 수준 이하이지만 계속해 나오는 아길레라와 그의 후견인인 셰어의 포효하는 듯한 노래와 눈알이 빠질 정도로 화려하고 요란하고 섹시한 춤 때문에 보고 즐길 만하다. 베가스의 쇼를 구경하는 것 같은 영화의 제목은 춤과 노래와 익살극이 있는 싸구려 쇼를 말한다.


아이오와의 깡촌 식당의 웨이트리스인 알리(아길레라)는 노래와 춤에 뛰어난 재능을 지닌 여자로 자기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보따리를 싸들고 LA로 온다. 알리는 선셋 스트립을 지나다가 옛날식의 쇼를 하는 벌레스크 라운지에 입장, 화려한 쇼에 완전히 매료된다.

그리고 알리는 여기에 웨이트리스로 취직한 뒤, 무대에 오를 날만을 기다린다. 라운지의 주인은 나이는 먹었지만 아직도 엄청난 성량과 섹시한 몸매를 지닌 테스(셰어). 테스는 쇼에 살고 쇼에 죽는 여자로 장사가 안 돼 모기지 납부를 못해 라운지가 차압당할 위기에 처해 고민이 크다.

투쟁적이요 독립심이 강한 알리는 테스와 무대 매니저 션(스탠리 투치)을 집요하게 설득해 일단 무대에 쇼걸 중 하나로 오르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쇼걸과 우정을 맺고 또 라이벌 쇼걸 니키(크리스튼 벨)로부터는 질시를 받으면서 쇼의 주인공이 되기 위한 가파르고 구비진 날들을 보낸다.

알리를 도와주는 남자가 바텐더이자 작곡가로 약혼녀가 있는 잭(캠 지간뎃). 잭의 약혼녀는 뉴욕에서 일 자리를 찾는 중이어서 잭은 자기 아파트의 일부를 알리에게 대여한다.

잭 외에 알리에게 관심을 보이는 남자가 라운지를 사서 허문 뒤 그 자리에 고급 콘도를 세우려는 부동산 재벌 마커스(에릭 데인). 그러나 테스는 라운지의 공동 소유자인 전 남편 빈스(피터 갤라거)의 끈질긴 설득에도 불구하고 라운지를 팔기를 거절한다.

마침내 알리가 테스와 션 앞에서 자신의 춤과 노래 솜씨를 과시하면서 알리는 니키를 제치고 쇼의 주인공으로 발탁된다. 이때까지만 해도 쇼걸들은 립싱크로 입만 벌렸는데 알리가 극장 안이 떠나갈 듯한 음량과 폭을 지닌 생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또 자신의 춤 재능에 맞춘 섹시하고 화려한 새 무대를 선보이면서 라운지는 연일 초만원을 이룬다.

그러나 이런 성공에도 불구하고 라운지는 곧 차압당할 위기에 처한다. 눈과 귀를 화끈하게 달궈주는 뮤지컬 쇼다. 스티븐 앤틴 감독. PG-13. Lionsgate.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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