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금요일밤의 마비증

2010-11-23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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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주말 마비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서로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니 술자리가 너무 과해져서 어떻게 잠을 잤는지도 모르고, 아침에 눈을 떠보니 돌연히 팔이 안 움직이는 급하고 당황스러운 상황의 진단명을 말합니다.

해부학적으로 팔에 분포하는 신경은 그 시작이 경추 5, 6, 7, 8, T1 신경이 모여서 팔에 운동과 감각을 담당하게 되는데 마치 상류의 여러 물줄기가 모여서 하류에 도달하여 여러 강을 형성하듯 손에도 요컨대 중립신경, 척추신경과 요골신경의 3대 신경이 형성되어 그 손의 기능을 각각 다르게 담당하게 됩니다.

금요일 밤의 신경마비는 그만 자신의 팔을 뻗어 팔베개를 한다는 것이 겨드랑이를 지나는 신경다발을 밤새 짓눌리게 되었을 때 나타나는 상완신경총(Brochial Plexm)의 이른바 신경다발의 졸도현상(Neuro Praxia)으로 볼 수 있습니다.


나타나는 마비현상이 마치 길을 가다 또는 자동차 사고로 인해 팔을 편 채 즉, 겨드랑이가 열린 채 나동그라질 때 생기는 액와의 견인상(Traction Injury)과 같은 기전으로 나타납니다.

이학적 소견은 토요일 밤의 마비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손의 기능마비를 가져와 손목뿐 아니라 팔 전체를 펴지도 닫지도 못하는 마비증을 보이게 됩니다. 이 역시 경계징후로 뇌졸중에 의한 팔마비와 혼동되는데, 뇌졸중의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뇌신경 동반 증세가 있는가를 고찰하는 일입니다.

이 금요일 밤의 마비증은 응급상황이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심각한 정도의 상완 신경다발 손상과 구별이 쉽지 않으므로 응급상황으로 간주 신경잘림(Neurotemesis)이나 뇌졸중 등과 구별한 후 외래 재활치료에 들어갑니다.

대략 3주에서 8주 정도의 치료기간이 걸리며 비교적 예후가 양호하여 약 90%에서 완전 회복됩니다.


이 종 걸
<재활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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