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웰컴 투 더 라일리즈 (Welcome to the Rileys)

2010-10-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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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웰컴 투 더 라일리즈 (Welcome to the Rileys)

딸을 잃은 덕(제임스 간돌피니·왼쪽)은 10대 스트리퍼 맬로리(크리스튼 스튜어트)를 양녀처럼 돌본다.

★★★ (5개 만점)

“불량소녀지만 너를 사랑한다”

중년 남자와 10대 스트리퍼의 인간 드라마


딸을 잃고 슬픔에 빠져 있는 중년의 남자가 우연히 만난 10대의 스트리퍼를 양녀처럼 받아들이면서 자신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소녀는 이 남자의 사랑으로 인해 새 삶을 찾게 되는 가슴에 와 닿는 인간관계의 드라마로 다소 감상적이지만 훈훈한 인간미가 느껴진다.

성인 남자와 미성년 스트리퍼의 이야기여서 언뜻 로버트 드 니로와 조디 포스터가 나온 ‘택시 드라이버’를 생각나게 하지만 이 영화는 ‘택시 드라이버‘의 폭력이나 성적인 면을 제거한 부녀의 드라마요 가족 드라마이다.

영화가 진행 속도가 다소 느리고 특별히 극적인 일들이 많지 않아 약간 늘어지는 기분은 있지만 두 주연 제임스 간돌피니(HBO 시리즈 ‘소프라노스’의 토니)와 크리스튼 스튜어트(‘트와일라이트’ 시리즈의 벨라)의 차분한 연기와 콤비 그리고 유머와 비감을 적당히 섞은 진지하고 인간적인 내용 등이 있어 볼만한 영화다.

인디애나에 살고 있는 연관업 물자 판매원인 덕 라일리(간돌피니)와 가사를 돌보는 그의 아내 로이스(멜리사 리오)는 결혼생활 30년을 맞은 금실 좋은 부부이나 딸을 잃은 슬픔 때문에 이 관계가 균열을 일으킨다.

혼자 차고(제목은 덕이 차고에 달아 놓은 환영 글)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슬픔을 억제 못하던 덕은 아내를 남겨 놓고 뉴올리언스에서 열리는 업자들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차로 떠난다. 덕은 여기서 한 스트립 바에 들렀다가 죽은 자기 딸을 많이 닮은 16세난 폴 댄서 맬로리(스튜어트)를 보고 부정이 샘솟는다.

그 날 밤 우연히 식당에서 다시 맬로리를 만난 덕은 맬로리에게 하룻밤에 100달러를 줄 테니 너의 집에서 묵게 해 달라고 제의한다. 이를 수락한 맬로리와 덕은 이때부터 맬로리의 싸구려 아파트에서 동거를 시작하는데 처음에 맬로리는 덕의 의도를 오해하고 그에게 자기 몸을 주겠다고 옷을 훨훨 벗었다가 덕에게 야단을 맞는다.

팔에 자살을 시도한 상처가 있고 눈에 짙은 마스카라를 한 맬로리는 입이 건 불량소녀지만 속마음은 순진한 아이다. 덕은 맬로리의 집을 깨끗이 청소하고 이 아이를 자기 딸처럼 돌보면서 맬로리가 상소리를 할 때마다 벌금을 매긴다. 이 과정에서 둘 간에 충돌이 일어난다.

한편 남편이 집에 돌아오지 않자 걱정이 태산 같은 로이스는 차를 몰고 남편을 찾아 뉴올리언스로 온다. 그리고 남편의 뜻을 알게 된 로이스도 맬로리를 자기 딸처럼 받아들인다. 그러나 물론 이들의 관계가 그렇게 원만하지 만은 못하고 갈등과 불화도 잦다. 그러나 결국 덕 부부의 진실된 사랑으로 인해 맬로리는 재생의 길을 떠나고 덕 부부도 아픔을 치유하고 다시 한 번 사랑으로 결합된다.

결국 사랑과 인간성의 치유의 힘을 말한 영화다. 제이크 스캇 감독.
R. Samuel Goldwyn. 아크라이트(323-464-4226), 센추리15(888-AMC-4FUN), 플레이하우스7(626-844-6500), 타운센터5(818-981-9811), 사우스코스트 빌리지(714-557-5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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