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임대냐, 매각이냐’시장동향 분석하라

2010-10-0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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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 소유주들 고려할 사항

앞으로 주택 임대에 나설 가구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주택가격이 그동안 큰 폭으로 하락한 데다 당분간 주택가격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기도 힘들어 소유 대신 임대를 택하는 것이다. 주택 소유가 짐이었던 가구들에는 오히려 홀가분할 결정일 수도 있겠다. 이같은 주택 임대 수요를 놓치지 않기 위해 주택 임대 사업에 나서는 주택 소유주도 덩달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주택 임대 사업이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시도해 볼 수 있는 그런 만만한 사업이 절대 아니다. 요즘 대부분의 테넌트들은 재정상황 악화로 주택 임대를 선택하기 때문에 렌트비 연체로 고민하는 건물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따라서 일부 주택 소유주들은 임대 사업이 목적이 아니라면 주택을 처분하는 것이 오히려 나은 결정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주택을 임대할 것인가 아니면 판매할 것인가를 놓고 저울질할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일까? 주택 판매 또는 임대 결정을 내리기 전 고려할 사항들에 대해 알아본다.


임대수요 늘지만 렌트연체·건물훼손 등 우려
임대료는 주택관련 비용 기준아닌 주변시세


주택 임대나 판매를 결정하기 전에 주변 임대료 시세를 먼저 살핀다. 주변 임대료 시세가 자신이 현재 납부중인 모기지 페이먼트보다 낮다면 주택 임대로 인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

주택을 임대하기로 결정했다면 테넌트와의 불상사를 막기 위해 임대 계약서를 철저히 준비하고 내용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현재 남아 있는 에퀴티 확인

주택임대와 판매를 결정하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현재 남아 있는 주택 에퀴티가 얼마인가를 확인하는 것이다. 만약 에퀴티가 아직까지 그런대로 남아 있다고 판단되면 주택을 임대하기보다는 판매하는 편이 유리하다. 만약 임대 수요가 높아 임대료를 높게 받을 수 있는 지역이라면 몰라도 그렇지 않으면 주택 임대에 따르는 여러 위험 요소들을 떠안을 각오를 해야 한다.

재정전문가 다이앤 룰-에노스는 “물론 지금 집을 팔아야 한다면 수년 전에 비해 차익 폭이 줄겠지만 주택 에퀴티가 남아 있는 상황이라면 주택을 임대할 때보다 안전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며 “최근 주택임대 때 가장 우려되는 사항은 렌트비 연체와 주택건물 훼손”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부동산 전문가 로버트 어윈은 반대 의견을 가지고 있다. 임대로 인한 수익 측면을 강조한 의견인데 어윈은 “주택 에퀴티가 많이 남아 있는 주택 소유주의 경우 모기지 페이먼트 금액이 낮다”며 “따라서 임대로 인해 비교적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주택임대로 인해 여러 위험요소를 높은 임대 수익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갑작스런 전근 등의 이유로 주택을 당장 임대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주택 임대 결정을 내리기 전 우선 지역 주택시장의 추세를 파악해 본다. 최근 주택 거래량 추이나 주택가격 변동폭 등을 점검해 지역 주택시장의 미래를 가늠해 본다. 만약 지역의 주택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면 상승 속도를 파악해 주택 매매 이익을 낼 수 있을 때까지 걸리는 기간을 파악해 주택 임대와 판매를 결정한다.

최근 전국 주택 4채 중 1채 꼴로 주택 모기지 원리금이 시세보다 높은 이른바 ‘깡통 주택’으로 지금 주택을 팔아 봤자 한 푼도 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주택가격이 반등을 시도하고 있어 주택가격 상승 속도에 따라 조만간에 주택 매매 이익을 기대해볼 수도 있다.


주택매매 손익 분기점을 계산할 때 단순히 예상되는 주택가격 상승폭만 확인하지 말고 주택매매에 따르는 기타 비용도 포함시킨다. 클로징 비용과 만약 그동안 밀린 재산세나 HOA 비용 등이 있다면 이 금액도 포함시켜 주택 매매 손익 분기점을 계산한다.

지역 주택시장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주택가격 상승폭 외에도 고용 시장을 함께 살핀다. 고용시장이 안정되고 있는 지역이라면 주택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주택가격이 최근 상승세를 보여도 고용시장 전망이 불안하다면 주택가격 상승이 주춤할 수 있다.

지역 주택시장의 동향을 파악하려면 아무래도 부동산 에이전트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편이 가장 좋고 믿을 만한 온라인 부동산 업체가 제공하는 정보도 곁들여 확인하면 좋다.

주택임대를 결정했다면 적정한 임대료가 얼마인 가를 따져봐야 한다. 이때 지역 주택임대료 시세를 확인하는 작업이 필수다. 적절한 임대료를 결정하려면 주변 시세를 바탕으로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이 납부하고 있는 모기지 페이먼트와 재산세 등 주택관련 비용을 기준으로 결정했다가는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게 된다. 테넌트를 찾는데 오랜 시간을 허비하거나 주택 임대로 자칫 손해를 볼 수 있으니 주의한다.

또 주택임대 전문 부동산 에이전트에게 의뢰해 테넌트를 찾는데 걸리는 기간을 알아본다. 인근에서 자신의 주택과 비슷한 조건의 임대주택들이 임대될 때까지 걸린 평균 기간을 알아보고 이 기간에 모기지 페이먼트를 납부할 수 있는지 재정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테넌트를 찾는데 걸리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주택 소유주의 재정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지역 주택임대시장의 공실률 확인도 중요하다. 현재 지역에 임대용으로 나온 주택매물의 수량과 재고 기간을 확인하면 지역 주택임대시장의 건전성 여부를 판단하는데 도움이 된다.

주택을 임대하려면 우선 마음의 준비가 철저히 되어 있어야 한다. 잔 고장인데도 불구하고 수시로 연락해 건물주를 괴롭히는 테넌트로부터 감정을 상하기 일쑤다. 만약 테넌트의 전화를 직장에서 받게 된다면 이로 인한 스트레스는 가중된다.

고장 수리를 위해 주말 시간을 할애해야 할 경우도 있고 만약 임대료가 수개월씩 밀려 테넌트를 퇴거하려 해도 이에 따르는 절차가 쉽지 않다. 주택을 임대하기 전 이같은 모든 상황을 염두에 두고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테넌트와 만약의 경우 발생할 지도 모르는 불상사를 대비해 임대 계약서를 철저히 준비하고 계약서 내용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테넌트를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일부 추가비용이 들더라도 테넌트의 재정 상황뿐만 아니라 위법 및 범죄기록 등 과거 인적 사항도 조회하는 것이 미래의 불상사를 막는 길이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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