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주택 융자 재조정 희망자가 늘고 있다.
그러나 융자은행들의 승인절차가 까다로워지고 수시로 심사기준이 달라지면서 신청자가 당황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은행의 심사기준이 바뀔 때마다 은행들은 그 변경 사항에 대해 일일이 알려주지도 않을뿐더러 새로운 기준 때문에 융자 신청이 거절됐다는 통보만 전해줄 뿐이다. 이처럼 복잡한 절차와 전문지식 부족으로 현재 한인 주택 모기지 재조정 성공률이 10~20%로 알려져 있다. 차압 위기에 직면한 주택 소유자들이 주택 융자 재조정 신청시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요령에 대해 알아본다.

■ 꼼꼼한 수입 증명과 서류 증명
재융자 승인을 받으려면 은행을 설득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자신의 사정과 수입, 지출 등에 대해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거짓말을 해서는 안되지만 자신의 수입에 대해 충분한 증빙서류를 확보하고 상황을 유리하게 포장하는 요령도 유용하다. 차압위기에 처한 주택 소유주들이 융자 조정에 실패하는 이유는 조정 후 융자금을 성실하게 납부할 수 있을 정도의 소득 입증을 못했다는 것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제출된 서류는 번복하기가 힘들다. 혼자 힘으로 일을 해결하려 했다가 방법을 못찾으면 낭패다. 융자금을 지불하지 않고 해결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 역시 낭패의 지름길. 밀린 융자금 중 일부라도 지불하면서 최소한 융자금을 어떤 방법으로든 지불해서 유지하려는 의지 정도는 보여야 한다.

M&T 은행의 론 담당자인 곽동현씨는 “수입이 어느 정도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지만 일단 재조정에 대한 가이드라인 자체가 일괄적으로 내려온 것이 없다는 것이 신청자들이 어려워하는 점”이라며 “금융위기로 실직을 했다던지 맞벌이였다가 남편이 실직해서 부인 혼자 번다던지, 은행이 제시하는 조건을 찾아내 증명하고 만족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차압을 하면 은행은 더 손해라서 재조정 옵션을 바이어에게 주는 데에 협조적”이라며 “은행이 먼저 재조정과 관련해 연락을 해오는 경우도 있지만, 문제가 생기면 주택 소유자가
요청, 증빙 서류를 철저히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수입 증빙 서류가 없거나 부족한 경우, 조정신청이 거부된다. 불필요한 수입 증명 서류는 시간만 낭비하게 된다. 부부가 함께 또는 한사람만 융자를 했다 하더라도 수입 증명을 위해 부부의 공동기여서한(contribution letter)을 제출한다. 룸메이트가 렌트 비용을 지불한다는 계약서 역시 유용하다. 신청자의 수입과 지출은 최근의 은행거래 내역서에 기반을 두고 판단하게 된다. 내역
서를 근거로 융자 은행은 각종 유틸리티와 잡비, 외식비 등 비용을 지출하고도 월 융자금 지불이 가능하지와 이 신청자의 수입이 충분한 지를 판단한다. 최근 수입에 변동이 생겼거나 임시 수입이 발생한 경우 충분한 설명을 해야 한다. 임시수입이 생긴 것이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간혹 숨기는 경우가 있으나 결국 은행에서 알게 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 융자조정 절차에 대한 이해
최근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체이스 은행은 23개주 5만6,000채 주책에 대한 차압 절차를 중지시켰다. 담당직원들이 서류의 최종확인도 없이 차압을 진행하거나 잘못된 서류를 제출했다는 것이 이유다. 까다로운 기준과 더불어 은행들의 소홀한 관리가 융자금을 제대로 갚지 못하는 주택 소유자들에게 이중고가 되고 있다.복잡한 융자조정 절차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융자조정승인을 받지 못하는 주요 이유가 되고 있다. 주택 소유주의 융자 조건은 동일하지 않다. 주택 투자가가 누구냐에 따라 융자조정 여부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패니매 또는 프레디 맥 등 주택 투자은행들의 규정을 확인, 융자 상품과 관련 규정을 이해해야 한다.

융자조정 신청서는 우편으로 보내는 것이 낫다. 조정신청 서류를 보낼 때 팩스나 이메일로 보내지만 이는 분실위험이 있다. 우편으로 보낸 후 트랙킹 서비스를 이용, 인터넷을 통해 서류가 제대로 접수가 됐는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재산을 처분했거나 은행에 입금 금액이 많아지면 이로 인한 수입에 대해 심사관에게 편지로 설명해 이해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융자조정이 거절된다.서류를 갖추어 제출하고 나면 은행에서 거절 편지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위험하다. 서류 심사자가 변경될 수 있고 추가서류를 요구하기 때문에 점검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자주 전화나 이메일을 보내 심사가 어느 정도나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파악해야한다. Form 4506T는 매 60일마다 업데이트해야 한다.

■ 은행과의 원활한 대화창구 마련
주택 융자 일명 모기지 연체로 집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지불 능력이 떨어진다면 은행과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차압이나 숏세일보다는 재융자가 은행입장에서는 훨씬 이익이기 때문에 예전처럼 집을 쉽게 차압하는 경우는 드물다. 3개월 이상 모기지 연체를 했다면 바로 전화를 걸어 사정을 설명하고 해결방안을 알아본다. 재조정 또는 숏세일 업무를 하는 업체에 문의를 해 전문인의 상담을 받는 것도 유용하다. <최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