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맥주·소시지·흥겨운 댄스‘독일축제’

2010-10-0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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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토페스트

마다 이 맘때면 세계 곳곳의 맥주 매니아들은 독일 뮌헨으로 향한다. ‘맥주의, 맥주에 의한, 맥주를 위한’ 세계 최대의 맥주 축제 ‘옥토페스트’(Oktofest)가 열리기 때문이다.

9월 말부터 10월까지 총 16일 동안 펼쳐지는 옥토페스트는 1810년 바이에른 황태자 루드비히 1세의 결혼축하 축제에서 유래돼 오늘까지 이어졌다. 독일 최대의 행사이자 세계 최대 페어로 손꼽히는 옥토페스트에 참여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600여만명이 몰려오는데, 이 기간만큼은 세계 전체가 바바리안 문화에 푹 빠져들며 즐거운 맥주잔치를 벌이는 것이다.

그러나 옥토페스트를 즐기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독일까지 날아갈 필요는 없다. 독일 이민자들에 의해 독일뿐만 아니라 미국과 캐나다 등에도 전파됐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캘리포니아에서도 빅베어와 LA, 토랜스의 알파인 빌리지, 헌팅턴비치에서도 해마다 흥겨운 맥주잔치를 벌이는데, 독일 민속연주 밴드인 움파파 밴드 음악에 어깨를 들썩이며 옆에 사람과 잔을 부딪치고 건배를 외치거나,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기차놀이를 즐기다 보면 어느새 진짜 독일의 마을 축제에 온 듯한 착각에 빠져버리는 것이다.


커버스토리

토랜스·헌팅턴비치 등 맥주잔치에 흠뻑

■토랜스-알파인 빌리지

올해로 43회를 맞이하는 알파인 빌리지 옥토페스트는 USA 투데이지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옥토페스트’ 중 하나로 선정될 만큼 남가주에서는 가장 오랜 역사와 대규모를 자랑한다.

토랜스의 독일마을인 알파인 빌리지(Alpine Village)에서 9월10일~10월23일 금, 토, 일 주말에 펼쳐지는데, ‘토랜스 맥주가든’이라고도 알려진 알파인 빌리지는 LA에서 불과 40분이면 도착하는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찾아가기에 부담이 없으며, 프리웨이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자리 잡고 있어 교통도 매우 편리하다.

3만2,000스퀘어피트의 대형 천막 안에서 펼쳐지는 알파인 빌리지 옥토페스트는 독일에서 날아온 움파파 밴드가 신나는 폴카민요를 연주해 축제의 흥을 돋우는 가운데 시원한 맥주와 맛있는 독일 소시지와 먹거리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또한 나무배기, 젖소 우유 짜기, 맥주 빨리 마시기 등 재미있는 행사도 다양하게 진행된다.

또 본 행사 외에도 기존 상점에서 독일식 고기 및 식품 기념품과 로컬 아티스트들이 선보이는 다양한 공예품들을 구입할 수도 있다.


금요일과 토요일은 좀 더 와일드하고 시끌벅적한 분위기라 어른들이 친구들과 함께 파티를 즐기기 좋다면, 일요일은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기구와 간식, 게임이 마련되는 등 좀 더 가족들과 어린아이들을 위한 분위기로 꾸며지니 가족단위로 찾기 좋다.

•이벤트 시간: 금·토요일 오후 6~새벽 1시, 일요일 오후 1~6시
•입장료: 성인 10달러
•주소: 833 W. Torrance Bl. Torrance
•문의: (310)327-4384
•자세한 정보: alpinevillagecenter.com

■LA 옥토페스트

LA에서도 흥겨운 맥주 잔치가 펼쳐진다. 바로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이하는 LA 옥토페스트.

다른 옥토페스트와 달리 이틀 간 집중적으로 축제를 즐길 수 있는 LA 옥토페스트는 10월9일과 10일 이틀간 유니버설 스튜디오 백랏(Backlot)에서 오후 2~6시 펼쳐진다.

바바리안 밴드가 펼치는 신나는 라이브 음악에 맞춰 전통 독일 음식과 시원한 맥주, 맛 좋은 와인, 입맛 돋우는 다양한 독일 음식이 펼쳐지며, 또한 로컬 자선단체 부스가 들어서는 등 흥겹고 의미 있는 행사로 진행된다.

이날 행사는 특히 독일뿐만 아니라 인근의 모든 유럽권 나라들이 어우러질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꾸며지는데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체코공화국,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헝가리, 루마니아 등 모든 나라의 인종들이 즐길 수 있는 민속 음악이 함께 펼쳐져 흥을 돋운다.

•이벤트 시간: 9~10일 오후 2~6시
•입장료: 성인 100달러
(이틀 간 음식 & 음료 포함)
•주소:Universal Studios Backlot
3900 Lankersheim Bl. Gate 3
Hollywood, CA
•자세한 정보: www.laoktoberfest.com

옥토페스트는 단순히 맥주만을 위한 행사가 아니다. 독일의 문화와 맛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즐거운 10월의 이벤트이다.

한 커플이 무어팍의 옥토페스트에서 독일의 민속밴드 음악에 맞춰 즐겁게 전통 춤을 추고 있다. <필모어 가젯>


움파파 밴드에 맞춰 폴카춤‘브라보!’

■헌팅턴비치 옥토페스트

오렌지카운티 비치 중 가장 많은 이벤트가 열리는 헌팅턴 비치 역시 지난 수십 년에 걸쳐 옥토페스트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 9월5일부터 시작돼 10월31일까지 매주 수~일요일 펼쳐지는 헌팅턴비치 옥토페스트는 ‘올드 월드 레스토랑’에서 열린다. 파티 매니아들이 열광하는 움파파 밴드는 물론 아름다운 독일 민속의상을 입은 아가씨들이 맥주 샘플러와 프렛즐을 선보이는데, 옥토페스트를 위해 특별히 제조되는 다양한 맥주와 독일 소시지와 빵도 함께 맛 볼 수 있다.

맥주와 음식 이외에도 다양한 놀거리가 가득하다. 남녀노소 누구나 댄스 플로어에 나와 우스꽝스러운 ‘치킨 댄스’를 배울 수 있으며, 독일 전통 민요와 로큰롤 음악이 선보여 흥겨운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바바리안 스타일의 독일 민속의상 퍼레이드, 독일 토종 강아지인 다크훈드 레이스는 물론 어린이들을 위한 포니 라이드, 페팅주가 펼쳐진다.

일요일에는 독일 민속의상인 던들(dirndl·여성용 독일 치마) 혹은 인 리더호슨(lederhosen·무릎까지 오는 가죽바지)을 입으면 무료로 입장 가능하며, 매주 목요일 노인들은 스페셜 할인된 가격에 런천을 즐길 수 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옥토페스트 런치는 퍼레이드와 함께 열리는데, 독일의 전통을 따라 맥주 배럴이 퍼레이드 행진에 에스코트를 받으며 올드 월드 빌리지로 전달된다. 수요일과 목요일은 테이블에 앉아서 여유 있게 축제를 즐길 수 있지만, 주말에는 더 많은 인파가 몰린다. 특히 돌아오는 수요일(10월6일)은 ‘German Day’ 행사로 오후 7시부터 선착순 500명에게 무료로 식사가 제공된다고 하니 친구들과 함께 ‘해피 수요일’을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이벤트 시간: 수~목요일 패밀리 나이트 오후 6시30분~10시, 금~토요일 성인 나이트 오후 6시30분~새벽 1시, 일요일 킨더페스트 오후 2시~7시30분
•입장료: 패밀리 나이트인 수~목요일은 무료, 성인 나이트인 금~토요일은 15달러, 킨더페스트인 일요일은 성인 5달러, 12세 이하 아동 무료
•주소: Oktoberfest Old World German Restaurant, 7561 Center Ave. Huntington Beach, CA 92647
•문의: (714)895-8020, stockteam.com


빅베어 옥토페스트에서 독일의 전통의상을 입은 여성들이 통나무를 베고 있다. 옥토페스트는 다채로운 행사들로 가득 차 있다.

■ 빅베어 옥토페스트

올해로 40주년을 맞이하는 빅베어 옥토페스트는 미국 내 3대 옥토페스트 중 하나로 손꼽히며, 9월18일~10월30일 매 주말마다 빅베어 컨벤션 센터에서 펼쳐진다.

독일 이민자 한스와 에리카 반도브스 부부가 캘리포니아에서 산장을 구입해 고향 지방이름을 따서 ‘바바리언 라지’(Bavarian Lodge)로 명명한 뒤 1970년 자신들을 환영해 주었던 주민들과 손님들을 위해서 독일의 옥토페스트를 모방한 파티를 연 것이 빅베어 옥토페스트의 시작이 됐다.

빅베어 옥토페스트는 이후 이 지역 최대 연례행사로 이어져오고 있으며 해마다 1만8,000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룬다. 이 기간 빅베어 레익은 그야말로 ‘미국 속의 독일’로 변하는데, 길거리에는 독일 민요 폴카가 울려 퍼지고 곳곳에서는 독일 소시지 굽는 냄새가 흘러나온다. 식당과 야외 패티오에서 맥주잔 부딪히는 소리가 끊이질 않으며, 독일 전통 장이 들어서 각종 독일 공예품과 기념품을 판매하는 등 흥겨운 축제의 장이 선보인다.

축제의 꽃은 뭐니 뭐니 해도 다양한 독일 맥주와 맛깔스런 음식들.

바스타이너 필스너, 버드와이저, 앰버 바크 등 다양한 맥주는 물론 먼로, 샤도네, 화이트 진판델과 리즐링 등 맛있는 독일 와인도 마음껏 즐길 수 있으며, 곁들여 먹는 독일 소시지와 바바리안 스타일 만두, 독일식 피클, 브래트부르스트 등도 반드시 맛봐야 할 아이템이다.

각종 경연대회와 즐길 거리도 풍부하다. 매주 토요일에는 맥주 마시기 대회가 두 차례씩 열리며, 맥주잔을 한꺼번에 많이 나르는 사람을 선정하는 여성들만의 맥주대회인 ‘스테인 캐어링’(Stein Carrying)이 특히 인기다. 이 밖에도 어린이들을 위한 댄스, 노래, 악기 다루기 경연대회 등 각종 대회도 열리며 야외 광장에서는 전시회를 비롯하여 각종 게임을 즐길 수 있고 애완동물도 만날 수 있다.

•이벤트 시간: 토요일 오후 12시30분~자정, 일요일 정오~오후 5시30분
•입장료: 토요일 성인 12달러, 12세 이하 6달러, 65세 이상 9달러, 일요일 성인 6달러, 12세 이하 무료, 65세 이상 5달러.
•주소: 42900 Big Bear Bl. Big Bear Lake, CA 92315
•문의: (909)585-3000
•자세한 정보: www.bigbear.us

■ 옥토페스트 즐기기 노하우

▲독일어를 익혀두자

독일의 마을 잔치를 방문한다는 마음으로 독일어 몇 가지를 미리 익혀두면 축제를 두 배로 즐길 수 있다. 옥토페스트에서 가장 유용하게 사용하는 말은 바로 ‘건배’라는 말인데 ‘Prost’(프로스트)라고 말한다. 또한 ‘Eins Zwei Drei G’Suffa’(아인스 쯔바이 드라이 그수파)로 ‘하나 둘 셋 마시자’라는 뜻으로 주로 맥주잔을 들 때 많이 한다. 특별한 뜻 없이 건배할 때나 기분 좋을 때 ‘Zicke-Zicka Zicke-Zicka Hoi Hoi Hoi’(지케-지카 지케-지카 호이 호이 호이)라고 하거나 혹은 ‘Gaudi’(가우디) 또는 ‘Gemutlichkeit’(게물트리흐카이트)라고도 소리친다.

▲치킨댄스

이 날만큼은 체면이고 뭐고 다 내려놓고 마음껏 즐겨보자. 옥토페스트의 공식 춤이라고 할 수 있는 치킨댄스도 우스꽝스럽지만 따라하면 재미있다. 또한 기차 춤도 축제에서 자주 즐겨 추는데, 흥겨운 독일민요에 맞춰 일렬로 행렬을 만들어 따라가다 보면 모르는 사람들과도 어느새 친구가 되어 있다.

▲독일 정통 먹거리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거부하지 말고 다양한 독일식 먹거리를 시도해 보자. 일반 핫도그보다 2~3배 정도 두껍고 긴 독일식 정통 소시지인 ‘크녹부르스트’(Knockwurst)는 케찹 대신 매운 겨자를 곁들여 먹으면 맛있다. ‘브라트부르스트’(Bratwurst)는 돼지고기에 매운 향료를 추가해서 만든 소시지로, 볶은 양파와 매운 겨자와 함께 곁들여 먹는다. 소시지와 맥주로 배를 채운 뒤에는 ‘애플 쉬투데’(Apple Studel)로 입맛을 정리한다.

▲다양한 게임

옥토페스트에는 각종 경연대회와 즐길 거리도 풍부하다. 맥주 마시기 대회(NA Beer Drinking)는 대부분 술이 아닌 맛만 맥주인 비알콜 맥주로 진행되니 술에 취할 염려 없이 참여해 봐도 좋겠다. 빅베어의 옥토페스트에는 여성들이 참여해 맥주잔을 한꺼번에 많이 나르는 사람을 선정하는 스테인 캐링 맥주대회(Stein Carrying)도 있는데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다. 역대 최고 기록은 지난 74년 보니 켈소란 여성이 세운 1리터 맥주잔 21개라고 한다.

▲주량을 지킬 것

흥겨운 축제분위기에 휩싸인 것까지는 좋은데 몸을 못 가눌 정도로 과음하는 사람은 주변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반드시 자신의 주량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빅베어 지역은 고산지대이므로 취기가 쉽게 오르므로 더욱 주의한다. 옥토페스트에 참가한 뒤 귀가 길에 음주운전은 절대 피하고 택시 등을 이용해 귀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LA에서는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9일과 10일 옥토페스트가 열린다. 지난해 처음 열렸던 행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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