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류마티스 관절염

2010-09-14 (화) 12:00:00
크게 작게

▶ 생활 한방

“손가락 마디마디가 쿡쿡 쑤시면서 열이 나서 부엌일은 손도 못 대고 있어요. 통증은 그래도 참을 만한데 손 모양이 변하니까 흉해서… 겨울엔 모르지만 다른 때는 장갑을 낄 수도 없어요.”

류마티스 관절염이란 진단을 받은 30대 주부 P모씨.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평소 일을 많이 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통증이 악화되어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진행이 빨라지고 있었습니다. 주위에선 ‘무슨 젊은 사람이 관절염이야’라고 하지만, 보통의 퇴행성관절염이 노인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것과 달리 류마티스 관절염은 30~50대에 주로 나타나고 특히 여성이 남성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한국의 여름철처럼 습한 기후는 신경통, 류마티스가 있는 사람에게는 가장 나쁜 계절입니다. 장마라도 지면 팔, 다리 관절이 더 아프고 강한 전기라도 오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그 원인인데요. 뼈마디가 쑤시는 건 으레 나이가 먹으면 그렇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뼈의 노화현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퇴행성관절염과는 달리 류머티즘 관절염은 20대에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2배에서 3배가량 잘 나타납니다.


한의학적으로 류머티즘 관절염은 과로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때, 습기가 많은 데서 생활을 하거나 음식을 잘못 먹었을 때 풍(風), 한(寒), 습(濕)이 피부와 관절에 침입하여 일어난다고 봅니다. 풍사에 손상되면 통증이 여기저기 뼈마디를 돌아다니며 아픈 것이 특징이며, 한사에 손상되면 통증이 심하고 아픈 곳이 고정적으로 발생합니다. 또 습사에 손상되면 뼈마디가 통통 붓고 그 주위가 벌겋게 부풀어 오르면서 피로감이 심한 것이 특징입니다. 물론 풍사, 습사, 한사가 동시에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이 나타나면 처음에는 손가락, 발가락, 팔, 무릎 관절이 좌우대칭으로 아프면서 온몸 구석구석이 같이 아프기 시작합니다. 관절에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뻣뻣한 느낌과 관절 부위의 열감이 있으며, 증상이 심해지면 점차 관절의 기능이 약화되어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한편 쉽게 피로해지고 갑자기 오한이 나거나 땀을 많이 흘리고, 현기증, 빈혈 증세가 나타나고 목이 자꾸 타기도 합니다. 온몸이 아픈 것은 류마티스 관절염이 뼈에만 나타나는 질환이 아니라 심장, 폐, 혈관, 혈액 등에도 나타나는 전신성 질환이기 때문입니다.

한방에서는 류머티즘 관절염을 한약 요법과 침 요법을 병행해서 치료하고 있습니다. 한약의 경우 급성, 만성을 구분하고, 풍, 한, 습 원인에 따라 각기 다른 처방을 하게 됩니다. 특히 침의 경우 스테로이드, 면역 억제제 등 양방 치료를 겸하면서 관절의 경직을 풀어주는 데 효과적인 치료법입니다.

관절염이 있는 경우 뜨거운 온천을 즐기는 경우가 많은데 급하게 더운 욕탕에 들어가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초기에는 특히 피해야 하며, 만성화된 경우라도 환부에 염증이 있거나 통증이 심할 때는 삼가야 합니다. 또 습기와 냉기는 류마티스 관절염의 원인 중 하나이므로 아픈 부위를 따뜻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통증이 있더라도 하루 2-3회 정도는 가볍게 관절을 움직여 관절이 굳어지거나 변형되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714)562-7000


이 종 화
<삼라종합한방병원
풀러튼 분원 대표원장>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