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셰티’(Machete)

2010-09-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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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½


폭력·노출 범벅… 불체자 문제 다뤄

유혈 폭력이 만화처럼 과장돼 끔찍한 참상에 얼굴을 찌푸리다가도 폭소를 터뜨리게 되는 싸구려 저질 B-무비로 장르영화 팬들이 좋아할 것이다. 주인공들이 멕시칸인데다가 불체자 문제를 다루고 있어 히스패닉 팬들도 좋아하겠다.


온갖 흉기를 동원한 잔인한 살육과 강처럼 흐르는 피 그리고 나체가 아니면 거의 알몸이다시피 한 섹시한 여자들이 나와 눈요깃거리를 충분히 제공하는데 감독은 이런 영화 잘 만드는 로버트 로드리게스와 그의 콤비 이산 마니퀴스.
이 영화는 싸구려 영화치곤 수퍼스타와 한 물간 스타를 비롯해 온갖 배우들로 앙상블 캐스트를 구성한 것도 볼만하다. 로버트 드 니로, 단 존슨, 제시카 알바, 린지 로핸, 미셸 로드리게스, 스티븐 시갈, 치치 마린, 제프 화헤이 및 주인공인 대니 트레호.

그리고 애리조나의 신 이민법을 비롯해 미국 내 반 이민정서가 고조되고 있는 요즘 시의에 딱 맞는 반체제 정치적 영화이기도 하다. 제목은 중남미 원주민이 쓰는 날이 큰 긴 칼을 뜻한다.

서막은 멕시칸 드럭 로드 토레스(시갈)에 의해 무참히 아내를 잃은 멕시칸 연방경찰 마셰티(트레호)가 간신히 살아남는 액션 신으로 장식된다.

3년 후 오스틴에서 막노동을 하면서 사는 마셰티를 사업가 부스(화헤이)가 고용한다. 부스는 마셰티를 재선에 나선 텍사스 연방 상원의원으로 재출마한 반 이민옹호자인 맥래플린(드 니로)의 인기를 높이기 위한 조작된 암살시도의 범인으로 누명을 씌운다.

그래서 경찰에 쫓기게 되는 마셰티가 불체자 보호 지하운동의 리더인 루스(로드리게스)와 손을 잡고 맥래플린과 부스의 음모를 분쇄하고 또 3년 전의 복수도 하는 과정에서 눈 뜨고 보기 힘들고 필설로 다 표현 못할 폭력이 자행된다. 난장판이다. 그 중에서도 가관인 것은 마셰티가 자기의 마셰티로 배를 가른 자의 창자를 뽑아 그것을 밧줄로 사용해 탈출하는 장면.

루스 외에 늘 하이힐을 신고 다니는 연방 이민세관 단속반원 사타나(알바)와 섹스광이자 약물 중독자 에이프릴(로핸) 등이 남자 못지않게 액션을 한다. 단 존슨은 미 멕시코 국경지대에서 취미삼아 미국으로 넘어 오는 멕시칸들을 인간 사냥하는 악인으로 그리고 치치 마린은 입 건 마셰티의 형인 신부로 나온다.
미국 배우들은 다 나쁜 사람들로 나오고 멕시칸을 비롯한 히스패닉 아메리칸들은 다 좋은 사람들로 나오는데 드 니로의 종말이 가히 A급 코미디다. R. Fox.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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