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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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칼럼/ 레스토랑 등급 표시제

2010-09-0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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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삼(소유디자인그룹 대표)

뉴욕시에 레스토랑 등급 표시제가 실시되면서부터 요식업계에 종사하는 대다수의 한인분들이 상당히 골치를 앓고 있는 현실을 자주 접하고 있다. 청결 상태는 둘째치더라도 우리 음식 문화 자체가 바비큐와 스테이크에 후추, 소금치는 이들이 이해하기에는 차원부터가 다른데다 보건국의 공무원들은 그 중에서도 다양한 문화를 접할 기회가 없는 양반들이 부지기수라 더더욱 융통
성이라고 찾아 볼 수가 없다. 흔히 말하는 사이드디시(Side Dish)들이 풍부한 우리로서는 더더욱 그네들이 새롭게 정한 등급 시스템에 골머리를 앓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마냥 신세 한탄만 할 수는 없으니 이번 칼럼
을 통해 몇 가지 해결책을 서로 나눠 보기로 하자.

머니 머니 해도 Money가 최고는 아니고 일단 깨끗한 느낌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공무원들은 주로 자기들의 첫 느낌을 믿는다. 가게에 들어오는 순간 종업원들의 유니폼, 유리창, 테이블, 바닥, 쓰레기통들의 청결 상태가 보건국 공무원들에게는 첫 인상이라고 보면 틀림없다. 옛말에도 있듯이 첫 단추를 잘 끼고 못 끼고가 성공의 지름길을 좌지우지 하듯이 일단은 공무
원과의 첫인상은 좋고 봐야 한다. 자, 그럼 각자의 식당을 이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첵크 업을 해 보자.


스토어 프런트의 유리창은 깨끗한가? 실내벽은 페인트칠이 필요한가? 바닥타일은 깨진 부분은 없나? 테이블들의 상태는 양호한가? 쓰레기통은 항상 청결한가? 등등등…. 스스로가 매긴 성적이 첫인상 커트라인을 통과하는지 냉정하게 판단하고 시정해야 되는 부분들이 눈에 띠면 주저하지 말고 빠른 시일 내에 바로 잡아야한다. 요즘 같은 비수기에 잔돈 아끼려다 목돈 날라 가
서야 쓰나? 오픈 샐러드 바(Salad bar)나 핫푸드(Hot Food) 스테이션을 두고 있는 경우에는 온도와 같은 테크니컬 한 부분도 강화된 규정의 하나임으로 냉동, 냉장 전문가와 상의해서 일시적 눈가리고 아옹식의 해결책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보고 시설투자에 대해 조금씩 준비를 하는 것도 권하고 싶다. 이렇게 만반의 준비를 한 후에 핵심 부분인 주방문을 열어 보자. 그리이
스 트랩(Grease Trap), 후드(Hood) 등을 따지기 전에 자기 자신에게 일단 이런 질문 하나 던져 보자.

‘우리 주방을 오픈 주방으로 당장 바꾼다면 무엇부터 바꿔야 하나?’ 어느 정도 답이 나올 줄로 믿는다. 음식 준비하는 공간, 수납공간들이 턱없이 부족하다, 혹은 음식 쓰레기와 준비 공간의 분리가 힘들다, 혹은 너무 뒤죽박죽이다, 벽에 선반 공간이 너무 부족 하다, 주방의 형광등 조명의 반은 작동 불능이다, 바닥이 너무 낙후되었다, 벽에 기름때가 찌들었다, 등등
등…. 새 주방을 만들 수는 없다. 그러나 조금만 준비를 하면 부족한 부분의 업그레이드 정도는 가능하다. 천장은 깔끔한 흰색으로 페인트칠을 다시 해 보자. 벽의 기름때는 확실히 없애 버리자.

그 다음이 중요하다. 조금의 투자가 필요하다. 손님 준비에 정신이 없는 점심시간에 들이 닥친 보건국의 공무원이 대하는 주방의 실내의 풍경은 과연 아름다운가? 음식을 준비 하는 공간을 구분하기에는 너무나 기존 공간이 부족하다면 전문가와 상의를 통해 주방의 필요에 걸맞게 외부에서 작업 테이블(Work Table), 선반, 분리 스테이션들을 따로 제작할 수 있다. 가구 형식으
로 기존의 것들과 교체함으로써 공사 허가를 받을 필요 없이 지저분한 여러 가지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보다 합리적인 주방을 새롭게 꾸밀 수가 있다. 스테인리스 스틸의 통일된 피니쉬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무난하며, 유지하기도 용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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