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테이커스 (Takers)

2010-08-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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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개 만점)


“다운타운서 2,500만달러, 어때?”

한탕으로 먹고사는 말쑥한 은행강도들



마치 광고 모델들처럼 말쑥하게 차려 입은 젊고 콧대 높고 대담무쌍한 5인조 강도들의 대낮 LA 다운타운에서의 현금수송차 강도질을 그린 액션 가득하고 속도 빠른 ‘하이스트 무비’로 인물 개발이나 이야기와 플롯의 튼튼함과 신빙성 등은 허술하지만 액션 팬들이 보고 즐길만한 오락영화다.

액션을 반주하는 흥분된 음악과 LA 다운타운에서의 강도질이 마이클 맨의 액션영화 ‘히트’와 ‘도둑’을 연상케 하는데 음악은 ‘도둑’의 음악을 작곡한 폴 해슬링어가 했다. 공연히 슬로 모션을 자주 사용해 액션을 강조하고 있는데 폭력적이지만 사뿐한 진행 속도와 말끔한 스타일을 갖춘 영화다.

그 중에서도 가장 볼만한 것은 다운타운에서 벌어지는 도주하는 강도들과 이를 쫓는 형사 간의 도보 추격전. 올림픽의 중거리 달리기를 보는 것처럼 심장이 뛴다. 그런데 영화는 이렇게 액션이 있을 때는 볼만하지만 인물 묘사와 상황 설명 등을 위해 템포를 늦추면 맥이 빠져 버린다.

먼저 서막식으로 5인조가 은행을 터는 장면이 박진감 있고 멋지게 전개된다. 존 루센호프 감독(각본 겸)의 능수능란한 액션 연출솜씨가 세련됐다.

여기서 소개되는 5인조는 하이텍 신사 강도들로 두목 고든(이드리스 엘바)을 비롯해 형제인 제이크와 제시(마이클 일리와 크리스 브라운) 그리고 존(폴 워커)과 다섯 중 가장 멋쟁이로 늘 모자를 쓰고 다니는 A.J.(헤이든 크리스튼슨).

이들은 한탕 크게 하고 인생을 한탕 하는 식으로 즐기며 사는 자들로 마치 할리웃 스타들처럼 고급 옷을 입고 으스대면서 세월을 보낸다. 그러나 이들의 은행 강도질이 이 오만방자한 강도들을 붙잡으려고 혈안이 된 형사 웰스(맷 딜론)에게 사건 추적의 단서를 남기면서 웰스 대 5인조 간의 신경전과 쥐와 고양이의 숨바꼭질이 이어지게 된다.

5인조의 강도질 얼마 후 과거 이들과 한패였던 교활하기 짝이 없는 고스트(래퍼 팁 ‘T.I.’ 해리스-제작 겸)가 출옥한다. 그리고 고스트는 5인조에게 엄청난 액수의 현찰 강도를 제의한다. LA 다운타운에서 2,500만달러를 수송하는 2대의 무장 현금 수송차를 털자는 것이다.


6인조가 강도질을 위한 대담하고 치밀한 계획을 마련하는 것과 함께 웰스는 나름대로 자기 파트너 에디(제이 허난데스)와 함께 강도들을 잡기 위한 수사망을 좁혀간다.

강도질 D-데이에 다운타운에서 장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액션 시퀀스가 장관인데 강도들이 지하로 함몰된 도로를 마치 함정처럼 이용해 2대의 현금 수송차를 탈취하는 장면이 박력 있고 스릴 만점이다.

좋은 배우들을 앙상블 캐스트로 썼지만 연기에 대해선 별 할 말이 없는 영화. 양념식으로 조이 살다나가 고스트의 과거 애인으로 제이크의 약혼자인 약물 중독자로 나오나 그 역시 소모품 구실밖엔 못한다. PG-13. Sony. 전지역.


5인조 신사강도들이 LA에서 한탕한 뒤 의기양양하게 피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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