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분주했던 여름 보내며 ‘차분한 휴식’

2010-08-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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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의 가 볼 만한 호수

2010년이 시작된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달력은 어느새 9월을 목전에 두고 있다. 8월의 마지막 주말을 맞아 지난여름의 분주했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하반기로 향해 내닫는 한 해를 뒤돌아보는 조용한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고즈넉한 분위기의 호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가을을 맞이하는 준비를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잔잔한 호수를 바라보며 낚싯대를 기울여보거나 그저 조물주가 창조하신 아름다운 자연을 바라보며 떠들썩하지는 않지만 평안하고 여유 있는 여행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캘리포니아주의 가 볼 만한 유명 호숫가를 모아봤다.


둘레 72마일 달하는 푸르고 거대한 레익 타호
빅베어·카추마 레익선 캠핑하며 보트·낚시



■ 빅베어 레익

LA에서 동쪽으로 약 130마일 떨어진 샌버나디노 마운틴에 있는 빅베어 레익 역시 겨울철에는 스키장으로 유명하지만 여름에도 훌륭한 여행지다. 호수 자체의 경관도 아름답지만 야생동물 서식지 및 환경보호구역으로 주변의 볼만한 명소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보기만 해도 청량감이 느껴지는 빅베어 호수를 가운데 두고 하늘을 찌를 듯한 침엽수림이 울창하게 서 있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도시의 스트레스가 풀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빅베어 레익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보트타기와 낚시를 빼놓을 수 없다. 해발 6,744피트에 있는 빅베어 레익의 보트시즌은 3월부터 11월까지다. 낚시로는 송어, 메기, 잉어가 잘 잡히는데 여름에는 큰 잉어가 특히 많이 잡혀 월척을 노리는 강태공들이 열광하는 곳이다.

유람선을 타며 레익 주변의 명소를 도는 것도 편안한 여행을 즐기는 방법. 45명까지 태우는 유람선은 80분간 댐과 차이나 아일랜드, 태양관측소 등의 명소를 구경시켜 준다.

한편 빅베어 레익에는 환경보호구역이 있어 천연기념물인 대머리 독수리가 서식하고 있으며, 봄에 피는 야생화를 비롯한 다양한 희귀식물을 구경할 수 있다. 또 베어마운틴 스키장 입구쯤에 있는 동물원은 빅베어 그리즐리 곰 가족, 마운틴 라이언, 늑대, 대머리 독수리, 버펄로, 붉은 여우 등 89종의 160여마리의 보금자리다. 매일 정오에는 사육사가 한 동물의 생태와 모습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시간도 있고 먹이를 주는 모습을 관찰할 수도 있다.

빅베어의 알파인 슬라이드는 플래스틱 오픈 수로에서 계절과 날씨에 따라 여름에는 물 미끄럼타기, 겨울에는 눈 위에서 고무튜브, 썰매타기 등을 즐길 수 있어 어린 아이들이 열광하는 곳이다.

빅베어 레익 주변에는 모텔, 캐빈, 라지가 많이 있지만 반드시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라지는 시골의 오두막집을 연상시켜 마치 숲속의 별장에 와 있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대부분의 캐빈은 키친시설을 갖추고 있어 음식 재료만 갖고 가면 마음대로 요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대자연 속에 직접 들어가 몸으로 만끽하고 싶다면 캠핑을 권한다.

▲찾아가는 길: LA에서 10번 프리웨이 동쪽 방면으로 가다 330번 도로 오렌지 스트릿(Orange St.)을 따라 북상하면 18번 도로 교차지점이 나오면서 빅베어 레익 표시판이 나오고 여기서부터 38번 동쪽 방면을 따라 고갯길을 오르면 빅베어시티가 나온다.


▲자세한 정보: www.bigbear.com


LA에서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빅베어 레익은 가족들과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으로 낚시와 보트타기, 산악자전거, 하이킹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 레익 타호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의 경계에 있는 레익 타호(Lake Tahoe)는 북미 최대의 산상호수로 넓이가 남북으로 22마일, 동서로 12마일, 호수 둘레가 무려 72마일에 달한다. 원주민 말로 ‘큰 호수’라고 하는 레익 타호는 겨울에는 스키장으로 유명하지만 천혜의 자연경관과 시원한 기후가 만들어내는 최고의 피서지로 여름이나 가을에도 찾는 사람들이 많다. 해발 6,200피트 이상 높이에 위치해 있어 오염되지 않은 신선한 공기를 자랑하며, 쾌적한 기후, 탁 트인 호수 경관은 여름철 내내 무더위에 지친 심신에 휴식을 제공, 수많은 휴양객들을 불러모은다.

가장 유명한 캠핑지는 에메럴드 베이.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투명하게 맑은 물과 호수를 둘러싼 새하얀 백사장이 아름다운 장관을 만들어내는데 타호의 남서쪽에 있다. 스칸디나비아 양식의 ‘바이킹 쇼룸 맨션’과 ‘팬네트 섬 ‘티 하우스’ 등 꼭 둘러봐야 할 명소들이 가득하다.

레익 타호는 수영은 물론 패들보트, 카약, 제트스키, 패러세일링 등 각종 수상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데 특히 래프트를 타고 아름다운 강 주변 경치를 구경할 수 있는 래프팅은 꼭 해봐야 할 아이템이다. 각종 수상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호숫가가 30개가 넘는다. 호수 북동쪽에 위치한 ‘샌드 하버’(Sand Harbor)는 고운 모래 백사장과 아름다운 기암들이 펼쳐내는 기가 막힌 광경이 매우 아름답다.

이밖에 산꼭대기까지 올라가 호수와 주변 전경을 내려보는 헤븐리 마운틴 리조트의 곤돌라 ‘타호 림 트레일’ 하이킹 등도 레익 타호에서만 가능한 특별한 경험이다. 레익 타호 관광청(www. visitinglaketahoe.com)을 이용하면 숙박업소 예약이 용이한데, 할인행사를 하고 있는 리조트들을 찾을 수 있다. 좀 더 다이내믹한 여행을 원한다면 캠핑도 권장할 만하다. 캠핑 사이트는 ‘리저브 아메리카’(reserveamerica.com)에서 예약할 수 있다.

▲찾아가는 길: LA에서 5번 프리웨이에서 14번 프리웨이로 갈아타고 북상하다 보면 길이 395번 도로와 합쳐진다. 395번 도로로 계속 올라가다 50번 도로가 나오면 좌회전한다. 약 450마일.

▲자세한 정보: www.visitinglaketahoe.com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주를 함께 포함하는 레익 타호는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유명 관광지로 깨끗한 자연환경이 방문객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 샌타바바라 카추마 레익

덴마크 마을 솔뱅과 포도 재배단지 샌타이네즈 근처에 위치한 카추마 레익은 낚시는 물론 캠핑과 피크닉을 겸해서 가볼 만한 이상적인 여행지다.
완만한 구릉지에 위치한 이 호수는 총 3,232에이커로 4,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캠프시설과 수영장, 보트 정박장, 피크닉 시설 등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어 늦은 여름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게다가 매우 청결하게 잘 관리되고 있어 석양에 반짝이는 호수를 바라보며 쾌적한 휴식을 취하기에 더없이 좋다.
낚싯배를 빌려 캠프장 건너편에 위치한 호안으로 가면 여유 있게 낚시를 즐길 수 있는데, 이곳에서 잡히는 어종은 송어, 농어, 블루 길, 메기, 잉어 등이다. 물보다는 산을 선호한다면 인근의 산 구릉으로 이어지는 호젓한 오솔길을 따라 하이킹을 할 수 있으며 승마나 생태계 관찰 또는 공원 안에 마련된 운동장에서 가족, 이웃들과 함께 공차기 등 단체 놀이도 가능하며 마켓과 낚시 도구점, 스낵바, 주유소, 조랑말 마구간, 세탁장 등의 시설이 완비돼 있어 아주 편리하다.

특히 덴마크 마을 솔뱅은 가는 길이나 돌아오는 길에 반드시 들러볼 것을 권한다. 와인 매니아라면 인근 샌타이네즈에서 포도주 시음회에 참석하는 것도 좋겠다.

▲찾아가는 길: LA에서 101번 프리웨이 북쪽 방면으로 가다 산타바바라에 이르러 154번 프리웨이를 갈아타고 산으로 들어간다. 샌타바바라에서 약 30분간 산으로 올라가면 호수에 도착하게 된다. 솔뱅은 154번을 타고 북서쪽으로 6~7마일 정도 가면 만나게 된다.

▲자세한 정보: www.countyofsb.org


<홍지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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