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비스페놀 A ‘성 건강’ 위협

2010-08-17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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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증 잉크서도 검출
피부통해 몸속 침투
남성 발기부전 우려


음식 용기나 물병, 젖병 등에 널리 쓰이는 비스페놀 A(Bisphenol A, BPA)가 조기 성 발달을 유도할 수도 있는 환경 호르몬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연구들이 보고되면서 젖병을 바꾸거나 식품 저장 용기를 유리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물건을 산 뒤 받는 영수증 잉크에도 BPA가 검출돼 남성의 생식능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연구가 보고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PC(폴리카보네이트) 제품에서 환경 호르몬 BPA가 검출된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얼마나 검출되며 인체에 어떻게 좋지 않은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공식적으로 확인되고 검증된 것은 없다. 하지만 강력한 세제를 사용하거나 산성 혹은 고온의 액체를 BPA로 만들어진 플라스틱 제품을 넣으면 적은 양이나마 녹아 나올 수 있다.

지난 7월 환경단체 EWG는 매일 받아보는 영수증에서 영수증의 총 무게당 최고 3%까지 BPA가 검출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립독성물질학연구프로그램(National Toxicology Program)의 크리스티나 테이어 박사는 BPA가 인체에 스며드는 경로를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는 연구는 아직 없지만 영수증을 매일 만지는 캐시어나 소비자 모두 피부를 통해 BPA가 스며들어 혈액에 쌓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BPA는 유사 에스트로겐으로 작용해 내분비계교란물질로 작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 실험결과 유방암, 전립선암 등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종양, 요로 장애, 성조숙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들이 발표되기도 했다.

또한 독일 베를린 비뇨기과 전문의 프랭크 소머는 최근 영수증의 인쇄 잉크 속 BPA는 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에 변화를 일으켜 남성 발기 불능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했다.

CDC에 따르면 미국인은 일상생활에서 극소량의 BPA에 항상 노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보호국(U.S.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은 하루 50μg/kg(micrograms per kilogram)이 안전 노출량인 것으로 보고했다. 이는 150 파운드의 사람인 경우 약 3.5마이크로그램에 해당한다.

지난 3월 환경역학 저널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미국인은 대개 EPA가 제한한 노출량보다는 낮은 수치의 BPA에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DC의 자료를 토대로 2,548명의 소변을 검출한 결과 하루 약 0.034 μg/kg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보스톤 매사추세츠대학 존 워너 교수 연구팀은 보스톤 지역 10개 가게에서 각 10개씩 영수증을 수집해 연구한 결과 BPA가 3~19mg 검출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EWG에서 36개 영수증을 검사한 결과 16개에서 최고 29mg이 검출됐던 것으로 보고됐다.


전문가들은 과학적으로 아직 명확하게 증명된 것은 아니지만 영수증을 만진 손으로 눈을 문지르거나 입에 가져가면 화학물질이 인체에 흡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이온 객원기자>


영수증에서도 환경 유해물질인 비스페놀 A(BPA)가 검출돼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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